금요일 잠, 충북 청원에 있는 누나집에 가면서
아침일찍 내심 가끔 갔던 대청댐 하류쪽에 가서 낚시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장마라는 예보에 고민하다 비와도 물고기는 배가 고프겠지 하는 맘에
일단 가보기로 합니다.
비가오면 대청댐 수문을 열어 유속이 있을 것 같은 걱정도 앞섭니다.
다행히 오전 시간 비가 오지는 않습니다.

청원에 있는 이곳은 누나집에서 가까워 가끔 들렸던 곳인데
누치는 많이 잡아봤고 잉어는 남들이 잡는 것만 봤고
전 한번도 잡아본적이 없었습니다...^^;
이곳이 좋은 점은 차가 물가까지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고
이곳의 단점은 주말오후부터는 - 여름철 - 수상스키타는 분들이 있어
낚시가 꽝이라는 점입니다.


9시쯤 도착하니 한분이 4대 정도 펴놓고 계십니다.
그분을 피해 자리를 잡고 저 역시 4대를 펴놓습니다.
물안개도 피어오르고 비가올듯말듯한 하늘이 기분 좋습니다.
떡밥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서인지 ( 잉생잉사 떡밥 최고^^ )
오늘은 이곳에서 한마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투척 후 그 아저씨게 마실나가봅니다.
어제 밤에 오셨다는데 조과는 누치 한마리라 하십니다.
흠...혹시 여기엔 잉어가 안사는 것 아냐? 걱정이 앞섭니다.

조금있으니 한두분 더 오십니다.
받침틀도 좋고 낚시대도 좋고 조력이 느껴지는 분들이십니다.
한 인상좋은 아저씨 곁으로 가서 투척하시는 모습을
눈에 담습니다.
참 멋지게 잘 날아갑니다.
정적을 깨는 릴소리....
이때 정적을 깨는 소리가 또 들립니다.
건너편 '굿'하는 곳에서 들리는 소리...
( 이곳 또 하나의 단점은 건너편 바위 위에서 일년내내 굿을 한다는 것입니다.)
일년 내내 하니 이곳 잉어들, 이소리에 익숙해졌을지도 모릅니다.

2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
커피를 한잔 마시고 담배를 한대 꺼내무는데
입질이 옵니다.
초릿대가 두번정도 휙휙 휘더니 이내 드랙이 풀립니다.
와~ 잉어다...!!

성급하게 대를 꺼내들고 릴링을 시작합니다.
제법 묵직합니다.
동이리에서 잉어를 잡아본 경험에(ㅎㅎㅎㅎ) 이것 역시 잉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 오른쪽에 계신 아저씨 그냥 무심하게 바라보십니다.
설마 잉어겠어? 밑걸림이겠지...하는 눈치십니다...^^;

엇...이녀석이 강 상류쪽으로 이동합니다.
이곳 포인트는 좌우로 나뉘는데 중간에 콘크리트로 된 - 뭐라고 해야할지...- 보가 튀어나와 있습니다.

잉어는 상류쪽으로 치닷고 이러다가 좌측에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에
줄이 걸리면 낭패라는 생각이 듭니다.
성급히 대를 들고 이동을 합니다.

이제서야 다른 아저씨도 제쪽으로 오십니다.
녀석은 상류로 상류로...
무작정 감기보다는 버텼다가 또 풀어줬다는 반복합니다.
어느새 아저씨들이 제 주위로 다 오셨습니다.
여러 조언들을 해주십니다.

녀석이 저 멀리서 모습을 잠시 보입니다.
제법 커보이는 녀석이 꿈틀댑니다.
ㅎㅎㅎㅎ...
잉업니다.

와...이렇게 운이 좋을 수가...
2주 연속 잉어를 잡다니...
이것은 정말 운도 따라겠지만 떡밥덕분입니다. ^^

강가로 끄집어 내어 넥타이를 매고
여유를 한껏 부립니다.
이후에는 오시는 분들이 모두 한번씩 잉어를 구경하십니다.
이 기분 정말 최곱니다.^^V

항상 이곳에 낚시를 같이 왔던 매형에게 전화를 합니다.
잉어잡았다고...여기서...
믿지를 않습니다. 정말 10번 정도 왔는데 한번도 잡은 적이 없기 떄문입니다.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을 전송하니 그제서야 믿습니다.
지난번 동이리 잉어에 이어 이번 잉어까지...
매형이 한마디 합니다.
' 그 떡밥 나도 주문해줘...'

이젠 여유롭습니다.
다른 아저씨 부저 울리면 여유롭게 가서 뭐잡나 구경합니다.
ㅎㅎㅎㅎ...이러면 안되지만 잉어잡은 호기를 맘껏 부려봅니다.
원래는 오후까지 낚시를 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1시쯤 그 문제의 제트스키 타는 형님들(ㅎㅎㅎ)이 오십니다.
여름에 이곳에서 한번 태워주고 돈받는 분들이라 하십니다.

철수를 결심합니다.
빨리 누나집에 가서 가족들에게 자랑하고 싶습니다...^^

누나집에도 역시 줄자가 없습니다.
왜 우리집안엔 줄자가 없을까요?
조카녀석 필통에서 15cm자를 하나꺼내봅니다.
타일 크기를 재보니 20cm가 나옵니다.
가늠해서 보니 70cm가 조금넘습니다.^^

큰 일입니다.
이젠 정말 다시는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 느낌입니다.
그곳 사진을 찍으려 일요일 아침 일찍가서 릴을 던지고
사진을 몇장 찍습니다. 첨부된 사진은 그곳 전경입니다.
물론 일요일엔 잡지 못했습니다..^^;

여튼...출근한 지금도 그 때의 영상이 눈에 어른거립니다.
이번주는 어디로 갈지 벌써부터 설렙니다.
비가오던 상황이 어떴든 릴 던져놓고 기다리는
그 재미가 좋아 장마걱정 하지 않고 또 떠날 계획을 세웁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