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 7시가 넘은 시간 동이리에 도착했습니다.
간만에 밤낚시라 설렘도 가득...오늘은 꼭 한마리 잡아봤으면 하는 맘이
간절했습니다.

릴을 4대 펴고 텐트치고 밤낚시 준비 완료!
간단히 저녁을 먹고 빌려간 만화책 2권 꺼내들고
릴 옆에서 신선놀음을 시작했습니다.
시원한 맥주, 잼있는 만화...

2시간이 지난 시간, 1번대에서 신호가 옵니다.
떨리는 마음에 릴링...제법 큰 누치가 올라옵니다.
그리곤...지쳐 잠들 때까지 입질이 없습니다.

나들이 온 다른 사람들 잠시 구경하다가
저 역시 잠에 듭니다.

무엇에 놀란듯 잠을 깨니 아침 7시...
텐트에서 나와 릴 옆으로 가보니 2번대가 3,4번 대를 가로질러 뻗어 있습니다.

가슴이 뜁니다.
오...간밤에 잉어가?

릴링을 하니 3,4번 대 줄이 함께 끌려 옵니다.
어떡해야하는지...
여기서 초보의 자세가 나옵니다.

3,4번 줄을 끊자...
이쩜 이렇게 단순한 생각을 할까요?
문득 생각을 고쳤습니다.
뭔가 땡기기는 하는데 묵직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난리가 났습니다.
2번대 릴링하다가 놔두고, 3번대 릴링,,,4번대 릴링...
남들이 보면 세마리 잡은 줄 알겠습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릴링을 하니 줄 교차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다행히 수심이 깊지 않은 곳이어서 박세리처럼
양말을 벗고 들어갑니다.

문제 해결...
본격적으로 릴링을 합니다.
옷...제법 당기는 맛이 있습니다.
저멀리서 형체가 눈에 들어옵니다.

에휴...누치입니다.

주위에 왔던 사람들이...
다시 흩어집니다.

역시 오늘도 꽝인가?
새로운 마음으로 한번씩만 더 던지자...

투척 후 아침을 먹습니다.
이것저것 정리하고 텐트걷고...
한시간쯤 지난 것 같습니다.

조금 있다가 철수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릴 옆으로 가서 물끄러미 강을 바라봅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1번대를 바라보는 순간...1번대가 앞으로 쑤욱 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어 드랙이 슬슬 풀리는 소리...
아...글로만 읽었던 잉어잡이 전초전이구나...
심장박동이 빨라집니다.

릴을 꺼내들고 릴링을 합니다.
제법 묵직합니다.
엄청큰 누치인가?

이 싸구려 낚시대가 버텨줄지 걱정이 됩니다.
언제 교체한지도 모를 5호줄도 버텨줄지 의문입니다.
갑자기 릴링이 쉬워집니다.
녀석이 멀리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제 쪽으로 옵니다.

이런 고마울수가...ㅋㅋㅋ

다 왔다 싶더니 또 도망갑니다.
어어...당황하는데 옆에 계시던 아저씨가 한마디 거드십니다.

릴대 세워요...!!!

녀석이 모습이 보입니다.
잉어입니다. 정말 가슴이 뜁니다.
제 생애 첫잉어이기 떄문입니다.

그동안 잉어를 잡기 위해 보냈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칩니다...

제겐 뜰채가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옆에계신 아저씨게 부탁을합니다.
아저씬 수건을 가져가서 녀석을 감싸안고 나오십니다.

성공!

허허허...전 넥타이를 멜줄 모릅니다.
또 한분의 아저씨 아니었음 큰일 날뻔했습니다.
그냥 살림망에 넣으려 했으니까요...

친절하게 잉어 넥타이를 메주십니다.
아저씨 고맙습니다^^


한두시간 후에 안 일이지만 그분은 잉어나라 회원님의 지인이셨습니다.
잉어나라 회원님 한분을 만났는데 닉네임을 모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철수할 때 인사드리고 갈려했는데...빨리 집에 자랑하고픈 마음에
인사 못드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여튼...제 생애 첫 잉어입니다.
그런데 정말 집에 줄자가 없습니다...허허허...
아무리 찾아봐도 없습니다.
음...대신 제일 만만한 담배갑으로 가늠하여 찍습니다.

잡은 잉어로 무얼할 까 고민하다가
필요한 분이 있으셔서 드렸습니다...드리고 오는 길...왠지 서운합니다..ㅎㅎㅎ
이런게 아쉬움이고 욕심인가 봅니다.


이종도면 준수한 씨알이죠?ㅎㅎㅎ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