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어나라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근래 가장 조황이 좋았다는 송전지로 출조지를 정하고 12일 새벽에 출발을 해봅니다.누가 초보조사 아니랄까봐 뭔 짐은 그리도 많은지 아파트 경비아저씨가 저를 보고 웃네요.제가 사는곳이 용인시 수지이고 아버님어머님이 신갈에 계시기에 이번 출조는 부모님을 모시게 되었습니다.아버님이 저보다도 더 심한 환자증세가 있으셔서 얼굴만 마주치면 '언제 낚시 한번 가자'하시던 차에 잘 되었다 싶네요
송전 저수지는 처음 가보는 곳입니다.집에서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막연히 수도권 대형낚시터들은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보니 잉생잉사님이 알려주신 포인트를 찾는것이 수월하진않네요
다행히 포인트엔 아무도 없었고 옆에 잉어낚시꾼에게 물어보니 잉생잉사님의 소개데로 엄청난 양의 잉어를 뽑아올린 자리가 맞다고 하네요
마음은 바쁜데 장비준비는 왜 그리더딘지 한강받침틀6구 잉삼이님께 분양받은 5구짜리 받침틀에 역시 잉삼이님께 분양받은 릴대 11대를 거치시켜놓으니 볼만하데요.대단한 조사가 된듯한 착각이 들기도 하고 이제 잉어한수걸면 경력의 급력한 허풍이 가능할것만 같더라고요.
그런데 거기까지죠.자 이제부터 떡밥을 개고 던집니다. 장타나 방향은 두번째 입니다 욕심나는 골자리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릴대를 등뒤로 한껏 제치면 폼은 그럴싸합니다.기도하는 마음으로 릴을 후리면 뭔 우박이 그리 내리는지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 다행이 옆조사님들과는 거리가 상당합니다. 피해를 드릴까봐 걱정되서가 아닙니다.쪽팔려서이죠.
다시 떡밥을 뭉칩니다.떨어지지마라 떨어지지마라 주문을 하면서 손에 얼마나 힘을 줬는지 지금도 팔뚝근육과 손아귀가 뻐근하네요 집에오자마자 떡밥압축기 주문하고 당일 배송해달라고 전화로 때를 쓰네요.
죽어라 눌러논 떡밥은 다행히 이후로는 잘 터지지 않네요. 물론 좀 살살 던진이유도 있겠죠.제 줄은 써픽스 빨간색인데요.다던져 놓고나니 예전 학교다닐때 시험지 X 표가 많기도 하네요.
우여곡절끝에 4시간에 걸친 고된 준비시간이 지나고 나무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자니 릴대하나가 살짝 튕기둣하더니 줄이 축 쳐지네요 들들들 감아보니 34센치 토종붕어 릴대,릴 엄청나네요 나름데로 붕어로선 대물행세를 할만한 놈이 온 체면을 다구기고 스키를 타며 끌려옵니다.이후로 붕어가 연신올라옵니다.아버님 심심하실까봐 붕어릴5대에 지렁이를 달아놨더니 베스40-50짜리와 불루길이 퍼담기듯 올라옵니다.어머님 아버님은 정말 좋아하십니다.저도 재미가 있어 한 두어시간은 그렇게 갑니다.
시간이 지나 날이 어두워오자 그제서야 이번 출조의 목적이 기억납니다.붕어로 베스로 낮에 한것 손맛을 봤으니 이젠 잉어만 올라오면 제 낚시인생 최고의 날이 될것이다 라는 기대가 마음속 가득해집니다.
잉어는 어두워지고나서 다음날 새벽녘까지가 입질 시간대임을 알고있기에 한 밤을 한잠 못자고 꼬박 세움니다.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잉어의 입질은 없습니다.저 뿐만이 아니고 주위에 낚시꾼 누구에게도 입질이 없네요.발밑을 보니 물이 거진 1미터 앞쪽으로 빠져 있습니다.밤새 배수가 진행되었나 봅니다.된장
새벽5시쯤 체력의 한계를 느끼고 허망한 마음을 추수리며 어머님이 잠들어계신 텐트안으로 들어갑니다.밤새 지렁이 미끼에 붕어손맛을 보고계시던 아버님은 완전히 밤을 세우실 모양입니다.
막잠이 깊어가고있을쯤 꿈 속에서 릴대하나가 부러지는 소리를 내며 앞으로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눈을 번쩍뜨고 밖을 내다보니 아무이상이 없는듯합니다.다시 눈을 감습니다.몇분아니 몇초가 지났을까요 아버님이 소리를 지르십니다.아 정신이 들질않네요 억지로 눈을 들어 낚시대를 바라보니 난리가 아니네요 6구짜리 받침틀이 앞으로 쏟아져서 릴 6대가 물에 쳐박히고 경보기는 정신없이 울어대고 도대체 뭔일인지 얼마간 멍하니 바라보다 정신이 번뜩납니다.'워매 워매'입에서 전라도 사투리가 막 나옵니다.전 서울 사람입니다.
송전 저수지 잉어는 영물입니다.무서운 영물입니다.잉어 잡을 려고 쳐놓은 릴대가 처음 11대에 3대가 추가 되어 총 14대 였습니다.잉어는 그 힘이 좋아 드랙을 풀어놓칠않을땐 릴을 능히 끌고 나갈수있고 줄이 끊어질수있다는 말을 들어온터라 릴 투척후 착실히 드랙을 풀어놓았는데 14대중 유독 한대만 깜박했었나 봅니다.머리로만 알았지 손에 익숙치않다보니 한대를 건너뛰었었나봅니다.그런데 이놈의 송전저수지잉어가 그걸 골라 물었네요 온 낚시대를 다 엉망으로 만들어놓고 대앞에서니 뭘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데요 정신도 온전치못한데 생전처음보는 광경에 넋이 나갈수밖에요 우선 대를 한대씩 들어서 릴링을 해보았습니다.음 이건아니고 "아버지 이것좀 감아주세요"또 옆에대를 들어 릴링을 해봅니다 이것도아니고"아버지 이것도 감아주세요"계속이짓을 하다보니 한대만 남네요.참 나 아까운 시간이 다지나가고 릴대를 드는순가 뭔놈의 힘이 장난아니데요.더군다나 옆틀의 낚시대를 감아놔서 긴장백배 "엄마 그 낚시대좀 풀어줘봐" 이놈의 낚시대가 노인네가 다루기 여간한가요 낚시대를 들고 어머니가 쩔쩔매십니다."애이 뭐해"괜하게 엄마만 닥달합니다.이걸어떻게 잡아야하나 머리가 복잡합니다.그런데 우스운일이 생깁니다.이녀석이 좌측연안으로 쏜살같이 내 닫더니 가만히 있는겁니다.연안에 붙은 거리를 봐선 그냥 뜰채로 떠도 될듯합니다.조심 조심 줄을 감자니 갑자기 허전해집니다.줄을 감고 보니 1미터가 넘는 길이가 바닥에 쓸려서 너덜너덜합니다.그냥 다리에 힘이 쫙 풀립니다.자리에 주저않아 일어서질 못하겠더만요.장비 그대로 두고 왔습니다.부모님이 몇일더 계실 계획입니다.또 가봐야지요 한마리 걸어봐야겠습니다.이상 난생 처음 써보는 조행기였습니다.글을 정리하는 재주가 없어 길기만 하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