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날이 장날이라고 모처럼 금욜날 새벽에 출발했건만 비는 그치질 않습니다.
어차피 일찍 도착하여도 짐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닌지라
느릿느릿 게으름을 피웁니다.
마트에 들려 먹을 것도 장만하고 유명하다는 올갱이 해장국집에 들려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현장에 도착하니 제가 점 찍어논 포인트엔 이미 딴 분이 게셨습니다.
이궁리 저궁리하다 마침 맞은편에 한자리가 나올것 같아 그곳으로 가기로 합니다.

고무보트로 짐을 옮기고 보니 제가 목표하고 있던 장소에 충분히
던져 넣을수 있슬것 같았습니다.
텐트치고, 릴 설치하고...
오후 4시경에야 첫탄을 80m쯤 전방에 던져 넣을 수 있었습니다.
풍덩~ 떡밥이 떨어지고 스물남짓 세야 바닥에 닿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수심이 10m는 넘을 것 같습니다.
속으로 즐거운 미소가 절로 납니다.
오늘 이 비가 그치면 밤부터 기온이 내려가 모레인 일요일에는 1도까지 떨어 진다던데...
어차피 고기는 깊은 수심에서 골을 따라 움직일테고........ㅋㅋ
‘니덜 오늘 다 주거써~~’

던진지 3시간이 지난 저녁 7시 40분경 첫 입질이 왔습니다.
사정없이 차고 나가는 넘을 20m 앞까지 끌고 왔건만 더 이상은 오질 않습니다.
살며시 당겨보니...........’이론~ 씨불 또 걸련넹...ㅠㅠ’
할 수 없이 릴을 가지고 보트에 오릅니다.
살살 달래 고기를 건지고 나니 보트에 줄이 사방으로 엉겨 붙습니다.
급한 마음에 라이터 불로 줄을 끊고 뭍에 올라 확인 하니 릴줄이 일곱개나
쳐져 있었습니다.
전주와 같은 악몽이 또 시작되려나 봅니다.
다시 힘줄 메고, 던지고...

담날(토) 아침 6시 반경 경보기가 울어 댑니다.
이번엔 강제집행하기로 하고 사정없이 감아댑니다.
20m 앞에서 또 덜커덕........ 이론~ 된장~ 되는 일이 없습니다....ㅠㅠ
또 보트 타야지 머~~
향어가 한마리 올라 옵니다.
릴줄도 다섯개 밖에 안 끊어 먹었습니다.^^
커다란 나무 둥치를 하나 건졌는데 내줄이 여러개 걸려 끊어져 있었습니다....ㅠㅠ

아침에 떡밥을 갈아주기 위해 대를 걷으니 반정도가 바닥에 걸려 끊어집니다.
아마도 폐그물이나 나무가지등이 잠겨 있는 것 같습니다.
다시 힘줄 메고 던지고...
오른 쪽에 던진 대들은 딴 껏들과 달리 릴줄이 더 먼쪽 수면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이상허넹...저쪽에 둔덕이 있나???'
확인하기 위하여 물로 들어가보니 굵은 밧줄이 물결을 따라 길게
늘어져 있었고 릴줄은 그위에 얹처져 있습니다.
10여m를 칼로 잘라냈습니다......씨~도대체 바닥이 왜 이런겨?....
다시 던지기 위하여 회수 하는데 10개중 4개꼴로 바닥에 걸립니다.

오후 4시경 떡밥을 갈아 주는 도중에 옆의 대가 어느샌가 사선으로 휘여져 있습니다.
당겨보니 이미 어딘가 걸어 버린 것 같습니다.
다시 배를 타고 들어 갔건만 이미 박어버린 상태라 줄만 끊어 먹었습니다.

일욜날 아침에 일어 나니 떡밥 그릇에 얼음이 얼었습니다.
올 첫얼음입니다.... 오늘 존일 잇스려나??^^
10시에 떡밥을 다시 갈아줍니다.
여전히 2,3개는 바닥에 걸려 끊어집니다.
이젠 입질오면 아예 배를 타고 나가기로 작정을 했습니다.

늦은 아침 식사 중 무심코 앞을 보니 대 하나가 꼬꾸라 질듯 엎어지며
드랙이 사정없이 풀립니다.
대를 뽑아드니 그 중량감이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르게 느껴 집니다.
드랙을 반쯤 풀어논 상태에서 보트에 오릅니다.
보트를 타고 놈을 향해 가는 동안에도 드랙이 계속 풀립니다.
50m쯤나와 드랙을 조이고 릴을 감으니 이건 내가 당기는게 아니라 고기가 보트를
끌고 가는 것 같습니다.
순식간에 뭍에서 150m이상 멀어 집니다.
물 한 복판에서 한동안 싱갱이를 합니다.
잠시 후 시커먼 물속에서 잠수함 떠오르 듯 올라온 넘은..........
조그만 멸치였습니다...... ㅋㅋ

욕심에 하루를 더 하기로 하고 전화로 마누라 눈치를 살핍니다.
오히려 입질 올때 더 잡으라고 반색을 하며 하루를 더 하랍니다.
이론~ 씨불~ 이걸 좋아해야하나 ? 말아야 하나??
낚시갈때면 가방을 붙들고 늘어지던 옛날이 그립습니다.

오후에 건너편에 계시던 회원님은 입질도 못 본채 입이 댓발이 나와 철수를 서두릅니다.
누구라 말하긴 머하지만 올들어 잉어 구경 한번도 못하신 유일한 분이십니다.
그래도 끈기있게 출조하시고 화보를 올리는 것을 보면 그 인내력이 참 대단하십니다.
저 같으면 장비 다 아작내고 바로 물로 뛰어 들어가 내년 봄에나 나올텐데...... ㅋㅋ
올해가 가기전 꼭 발갱이라도 한마리 하시길 빌겠습니다.^^

회원분들은 모두 철수하시고 적막한 일요일 밤을 맞이 하였습니다.
외추가 모두 바닥이 낫기에 내추를 써서 던진 마지막 떡밥들이 은근히 걱정이 됩니다.
탄을 너무 크게 뭉쳐(참외...ㅋㅋ) 먼져 던지던 곳 보다 10여m는 덜 나간 것 같은데...
다행히 월욜 새벽 3시반경 경보기가 울립니다.
보트타고 들어가 또 한마리 건졌습니다.
이후 오후 늦게까지 입질은 없었습니다.

밤 늦게 집에 돌아와 담날 아침에 일어나니 마누라가 깜짝 놀랍니다.
‘자기 갑자기 왜 이렇게 늘거써??”
거울을 보니 잉삼이님 같은 낯선 영감이 하나 서 있습니다.
어~ 이거 왜 이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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