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셨는지요 석자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꾸벅~

해마다 11월 초순이면 낚시대를 접었는데 지난 9월 10월 두 달동안 일때문에 낚시를 갈수 없어 올 해는 큰 맘먹고 동계낚시를 감행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래서 12월 1일부터 6일까지 스케줄을 잡고 월요일 아침 보따리를 한 가득 싸서 충주호로 액셀을 밟아 봅니다

그런데 얼마가질 않아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함박눈으로 변하는 겁니다

불안한 마음에 미라실에서 낚시중이시던 우사장님과 통화를 했는데....눈보라에 바람이 거의 태풍수준이라고...아침에 철수 하셨답니다  ㅠㅠ

우선 마장휴게소에 들려 늦은 아침을 때우고 잠시 고민에 빠져봅니다

지난 여름 때 봐두었던 미라실 건너편 골자리와 하천리 하류 두군데로 압축을 하고 다시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두군데다 120수위에서는 물가까지 거리가 너무 멀어 엄두가 안나는 곳이지만 지금 수위에서는 어느정도 가능해 보이고 수심 또한 8에서 10미터는 족히 나오는 곳이라 그 나마 잉어 상면이 용이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단지 미라실 건너편 골자리는 무덤 바로 옆에 전을 벌려야 하는게 맘에 걸리긴 하였지만 ...쩝 ㅠ

눈보라에 안막히던 길도 막히고 아니나 다를까 얼마 가질 않아 차량 몇 대가 뒤엉켜있고 ....그렇게 도착한 하천리

음 ...초속 9미터 강풍에 텐트 치기도 만만치 않고 메타님 중간에 전화 와서 빨리 고우 홈 하랍니다 ㅠ

우여골절끝에 가까스로 전을 벌리고 떡밥을 뭉치면서 혼자 헛웃음만 나옵니다 

이거 미친짓 하는거 아닌지...혼자다보니 맘이 쪼매 약해지네요 ㅎ

20여년전 수색대 시절 영하 28도에서도 동계훈련을 완벽?하게 수행했던 내가 아닌가? 하며 스스로를 애써 응원해 봅니다 

저녁 6시반쯤 이미 어둠은 깔리고 떡밥을 던져야 하는데 그 놈에 강풍이 타이밍을 주질 않네요 ㅠ...무식하면 용기밖에 없다

그냥 내질러버리니 릴줄이 연날릴때처럼 풀려서 줄 사리는데 두 서너배 시간이 지체되었습니다

아홉시가 다 되서야 저녁두 해 먹을수가 있었고 이것 저것 정리하면서 꾼이라면 다 공감하실 첫밥에 물어줄 대물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하면서 잠자리에 들어갔습니다

딩~동 ...얼마쯤 지났을까... 이런 된장 강풍에 센서 오작동이려니 생각하며 랜턴만 챙겨 주섬 주섬 내려갔습니다

강풍은 여전하고 자다 나온지라 추운건 두말하면 잔소리고 줄은 축 쳐져 있고....이런 누치새이들 ㅠㅠ

근데 줄이 너무 많이 쳐져 있어 조금은 수상해 보였지만 빨리 텐트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초소피드로 릴을 감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묵직한 느낌이 드네요...누치가 쳐 박았나?...대를 뒤로 힘을 주어 몇번 튕기는데 뭔가 움직임이 느껴졌습니다

설마 잉어인가? ...한 밤중에 뜰채도 없이 그렇게 끌어낸 놈이 바로 이 놈입니다 ㅎㅎ

손이 너무 시려서 계측하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대략 80은 넘는것 같습니다

얼마나 고맙던지 여느때 보다 더 즐거웠습니다...왜냐하면 제가 이곳에 온 이유를 설명해 주었으니깐요 ...ㅎㅎ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눈이 40미리 정도 와서 겨울 동계낚시의 묘미를 한층 더 돋구어 주네요 ㅎ

이윽고 밤이 되고 약속이나 한듯 새벽 한 시경 다시 또 딩~동...

이번에는 잉어라는 확신에 야마카시하듯 산길을 쏜살같이 뛰어내려 같습니다

그런데 헐...메타는 메타인데 잉어가 아니고 황새?네요...ㅠ  잠시 고민하다가 뜰채로 포획한후 수건으로 눈가리고 살살 달래서 풀어주었더니 한참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휙~하고 날아갔습니다

그나저나 한틀은 엉망이 되어 버렸지만 이 상황에 추스릴 엄두가 나질 않아 걍 두고 텐트로 들아갔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더 지나고 ...

텐트 안에도 물이 어네요 ^^

밤에는 불장난도 하고 ㅎㅎ

별일없이 수요일도 지나고 목요일 저녁이 되었습니다

어제 오늘 날씨가 괜찮아서인지 은근히 기대감이 커져만 가고... 저녁에 떡밥 넣을때는 나름 듬이라고 생각한 부분에 몰빵을 해봅니다

시간은 흘러 입질 타이밍이 지나 새벽 두시가 넘어가고...첫날 잉어는 운이었나?...살짝 머리가 복잡해지네요...

그런데 또 다시 딩~동...현재 시간 새벽 4시반

비록 사이즈는 70도 안되는 놈이지만 제 복잡한 머릿속을 한번에 정리해준 놈이네요

금요일 아침 연이은 잉어 소식에 도균님이 합류하기 위해 내려왔습니다

현재로서는 고기 나온자리가 협소하여 제가 던진 대를 빼고 그 자리에 도균님대를 설치하였습니다

오후 다섯시경 떡밥을 넣고 오랜만에 도균님과 함께 막걸리와 고기로 즐거운 저녁 식사를 하였습니다

취기가 살짝 돌때쯤 다시 한번 딩~동...  도균님과 함께 웃으면서 잉어네 누치네 하며 산 아래도 내려가 봅니다

헤드랜턴으로 저 멀리 틀을 비추는데 제 좌측틀 두번째 대가 심하게 고꾸라져 있는게 안니겠습니까

저는 평소에 드랙 여유를 많이 주지 않기 때문에 저렇게 꼬부라지면서 줄을 푸는 놈이면 보통 사이즈가 되는 놈이라 살짝 긴장을 하고 대를 뽑아 들었습니다

대략 70미터쯤 던졌고 붉은색 속줄이 나온걸 보면 육 칠십미터 정도는 차고 나간것 같습니다

하류쪽으로 방향을 틀어 오십미터 전방에 떴는데 대충봐도 석자는 되어보입니다 ㅎ  살살 달래며 끌어내 보는데 의외로 별다른 저항없이 달려옵니다

이제 십미터 전방까지 끌어는 냈는데 저만치서 놈에 자세가 고츄서있는걸 보니 트릭같다고 판단한 순간 아니나 다를까 순식한에 다시 차고 나갑니다

드랙을 버겁게 잠가놓은 카프대에서 오랜만에 뻐거운 소리가 들려오고 추운 날씨에 살 얼음 맺힌 줄이 행여 기스가 나서 끊어질가봐 쬐끔은 불안함 마음이 드네요

그렇게 서너번 정도 힘을  더 쓰더니 벌렁 뒤집혀져 뜰채 근처로 나오는데....헐 잉어가 아니구 대물 향어네여 ㅎㅎ 이렇게 큰 향어는 처음 잡아 봅니다

어쨋든 진한 손맛두 보구 모처럼 도균님 왔는데 체면두 스구...ㅎㅎ  기분 좋습니다

거의 석자 가까이 되네여

토요일 철수 하면서 도균님이 아버님 약해드리신다고 잉어를 챙기시는데...허걱 여기도 수달이 있네여...그나마 수달도 큰 넘은 무리였는지 제일 작은놈만 주둥이를 물어 뜯어놔 불쌍해서 놔주고 나머지 한마리만 가지고 가셨습니다

다음번에는 도균님도 꼭 손맛 보시구여 ^^

아무튼 이번 동계낚시를 통해 겨울 잉어낚시의 또 다른 매력에 빠져들게되어 너무나 좋습니다 ㅎㅎ

회원님들도 동계장비 단단히 준비하셔서 겨울 잉어 낚시에 한번 도전해 보세여

그럼 추운 날씨에 건강 유의 하시구여 빙판길에 운전 조심 하세여 ~

추신  : 간단하게 영상 제작하고 있으니 이쁘게 봐주세여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