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욜저녁부터 토욜새벽까지
선택의 문제로 고민을 합니다.
평소같으면 일찍 퇴근해서 짐을 차에 실어놓고 새벽에 출발만 했을텐데...
여러가지 상황이 출발시점까지 고민하게 합니다.
뭐 삶 자체가 선택의 연속이기는 합니다만
대단찮은 낚시문제로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선택을 강요해서 스트레스 받는 상황이 되네요.
새벽에 잉어짐을 옮겨 놓은것을 다시 내리고...
남도 출조로 마지막 순간에 방향을 틀었읍니다.
그래서 사람은 취미가 단순해야 하는가 봄니다^^

무작정 어디 가겠다는것도 없이 그냥 가면서 생각하기로 하고 떠나 봄니다.
가는 도중에 야인님과 신선님을 해미 낚시사랑에서 만나기로 하고...
적어도 그때까진 어딜 갈것인가에 대하여 고민 안해도 됨니다.
맘속에 기우는 두어군데가 있긴 한데
뭐 기우는데 간다고 붕어 얼굴 본답디까?
그냥 생각없이 가는게 젤 좋지요.

해미에서 두분을 만나 해남까지 갔지요.
도착한 수로 전경입니다.

물색은 좋았고
다만 흠은 수심이 별로 나오지 않아 최상은 아닌것 같읍니다.
최상이어도 붕어 못보는게 99%인데
최상이 아니니 좀 그렇읍니다.
꽝을 칠지언정 기대감마저 다운되면 안되거든요.

참 오랜만에 보는 보리군요.
달비치 고향 논밭도 겨울이면 이 보리로 가득했었는데.
밭에 심어놓은 보리는 야산의 야생동물들 한겨울 먹이가 되기도 했었죠.
그 힘겨운 겨울을 지내도 쌀에 비하여 별 환영받지 못했던거 같은데
지금은 보리밥이 더 귀하죠?

보기에는 이래도 포인트에 진입 하려면 두어시간 땀좀 흘려 갈대를 제거해야 한답니다.
신선님께서 맛나게 지어주신 점심 저녁을 해결하고 나니 포만감이 밀려 옵니다.
신선님은 뭘 그렇게 부식을 많이 가지고 다닌대요?
꼭 집 쪼껴난 사람 마냥...하하하

한겨울의 밤낚시는 하수 기를 꺾어 놓기에 충분합니다.
케미를 꺾고
8시가 지나고 10시가 지남니다.
저어기 안좌도 팀들에게 문자를 보내 봄니다만 그쪽도 같이 꽝이래요.
조금 위안이 됨니다요.^^
12시가 지나고
붕어는 커녕 이 수로에 생물이 살고 있는지에 대하여 의심이 감니다.
찌에 순간접착제를 붙힌듯 꼼짝하지 않는것이
하수 기대를 무참히 짓밟는군요.
그래도 한가지 희망
새벽타임이 젤 중요하다고 사전에 교육 받은지라...
불편한 텐트자리 때문에 텐트밖에서 서성이기도 하고
심심하면 의자에 앉아 보기도 합니다.
똥마려운 강아지모양 안절부절 못하는게 불편한 텐트자리 때문만은 아닐것입니다.
정확히 3시 58분에
앉아 있는자세가 불편하여 의자를 뒤로 젖히고 등을 의자에 대어 봄니다(절대로 자는건 아님니다요^^)
그리고 명상할게 있어 눈을 잠시 감아봄니다.
그 자세도 불편해서리 금방 일어났는데 10분이 흘럿네요.
글구 찌를 보니 젤 유력한 구멍 32대 찌가 한 8센티쯤 상승해 있네요.
@#$%^&* 오매 환장하것네.
그새 손님이 왔다 갔다냐?
물속에서 내 움직임을 쳐다 보고 있었단 마려?
그렇게 단 한번의 입질을 못보고 말았읍니다.
붕어는 못잡더라도 찌올림은 봤어야 하는건데....
위의 붕어는 아침 지롱이 다섯마리에 나온 8치 붕엄니다.
손님이 왔다간 그 구멍에서 나왔는데
배따지가 불룩한게 벌써 바람이 났나 봄니다.


둔전지 일출 모습입니다.

인근 둠벙을 다녀보고 하지만 요기다 하는데는 없더라구요.
야인님과 신선님이 함평의 어느 저수지를 추천해 주심니다만
전날 한잠도 못잔지라 이동하는 시간이 넘 아깝슴니다.
많이 이동하다가 자리보면 자질 못해 둘째날 저녁엔 잠만 잘것 같읍니다.
그래서 가까운 둔전지로 향했읍니다.
물색은 맑은 편이었고
낚시꾼 한명 보이질 않는것이 꽝 100%를 예감하게 합니다.
부지런히 초작업 하고 채비를 넣으려고 애를 쓰니
불어오는 바람때문에 포기하고 저녁겸 점심을 일찍 먹고 이슬이 두병으로 잠을 청해 봄니다.
잠을 자 두지 못하면 찌보기를 포기해야 하니까요.
어찌그리 잠이 잘 오던지
그냥 골아 떨어져 일어나기 싫은것을 일어나 보니 저녁 8시네요.
ㅋㅋㅋ 이래저래 조짓부럿읍니다.
후래쉬 비춰 포인트에 투척하고 나니 어쩐지 날샌것 같읍니다.^^


포인트는이렇게 생겼는데...붕어는 안보여 주네요.

오리들이 포인트에 까지 와서 푸더덕 거리며 걸어 다님니다
그네들은 헤엄치는게 아니라 걸어 다니는거 맞죠?
뭍에서는 잘 걷지 못하니 헤엄치는거고^^
이녀석들이 채비 엉켜놓지 않을까 두려웠읍니다.

둔전지 오리들아
붕어들 어디에 있더냐?
달비치가 왔다 간다고 말좀 전해 주거라
저수지 중앙에 오리들이 위치한거 보니 그 아래에 있드냐?

잊을남님 맘써 주심 고맙슴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