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갱이 한마리도 못 잡고 장문의 글을 적을려니 낯 뜨거워 지내요.
하지만 적다가 그만 두기도 뭐하고 재미 없지만 걍 이어서 적어 봅니다.

그렇게 첫날은 낮에 입질 한번 못 받고 저녁이 되었다.
오후 6시쯤 되어서 떡밥을 갈아 준다고 대낚시꾼들 눈치 보며
첨벙 된다.

그런데 바로 옆에 앉아 대낚시 하시던 노인네 분이 옆에 오더니 상당히
신기해 하신다.

릴대도 신기해 하고 뭉친 떡밥도 상당히 신기해 한다.
슈퍼캐스트를 한참 보더니..
"우와~~ 젊은이 낚시대는 내꺼 2배가 넘네. 떡밥에도 왠 옥수수가 이리
많이 들어 갔어"
"^.^ 뭐 별거 아녀요~~"
"음.근데 젊은 양반 나 이 떡밥 쬐매만 얻을수 있어요?"
"^.^ 네~~ 가지고 가실만큼 가지고 가셔요.근데 릴대 잇으세요?"
"뭐~~ 짧은거 하나 들고 다녀..대낚시 고기가 차고 들어 갓을때 건질려고
쪼맨한거하나 구해서 가지고 다녀"

그렇게 해서 떡밥을 드리니 노인네분 하시던 신장 떡밥이랑 같이 썩어서
뭉치신다.
음... 신장 떡밥 넣어면 너무 단단해 질건데...

옆에서 뭐라고 말씀 드리기도 그렇고 해서 걍 가만히 잇었다.
잠시후 돌 처름 단단한 떡밥에 3봉 바늘은 대충 꼽아서 내 옆에다가
휙하고 던지니 힘이 없으신건지 아니면 잘 못던지시는지 바로 발 앞에
퐁당 하고 떨어진다.

대충 바도 10미터도 채 안 날아간거 같다.
하긴 뭐 붕어 대낚시 하시는 분이니 내가 옆에서 뭐라 참견 하기도 뭐하고
또한 운좋게 붕어 한마리라도 걸리겠지 싶어 아무소리 안해 버렸다.

저녁9시경...
날도 어두워지고 배가 고파서 라면 하나 끓여서 대충 때우고 담배 한대
피워 물고는 낚시대 잇는 곳으로 가니 바로 옆에 던져둔 영감님 낚시대가 절을 한다.

오잉? 떡밥이 돌처름 단단해도 입질 오네..ㅋㅋㅋ
"어르신~~~ 물렸나 봐여 입질 옵니다~"

영감님이 오셔서 릴대를 드는데 주체를 못하신다.
낑낑 대신다. 하긴 글라스 2.4대니깐 쪼매만 큰 붕어라도 물리면 손맛이야
끝내 주겠지 ...

그런데 막 차고 나간다..붕어가 아니다.. 이게 뭔 조화여...
영감님이 뜰채 좀 해 달라시면 자기 뜰채를 주는데.. 매미채다..
붕어용 뜰채...-.-;;

그래서 차로 가서 내 뜰채를 가지고 도와 주었다.
잡아 내고 보니 약 60 쪼매 안되는것 같다.

영감님은 좋아라 하지만 약이 무쟈게 오른다.
모얌~~이거..
잉어가 왜 내꺼 무시 하고 이리 가까이 까지 들어 와서 영강님에게 잡혀..
(속으로 졸라 열받지만)
"아이구 어르신 축하 합니다.손맛 보셨내요"
"허허허 다 젊은이 덕분이네... 요거 재미 잇네.. 또 던져 나야 겠는걸.."

또다시 돌처름 단단한 떡밥을 가지고 퐁당 던지신다..
이번에도 어김 없이 10미터 밖에 안나가서 떨어진다.

그 잉어 참 운도 없다 약하디 약한 붕어 바늘에 어찌 터지지도 않고 잡히냐.
그거도 삼봉멍텅구리 바늘이라서 입에만 달랑 달려서...
하지만 그건 서막에 불과 했다.

약도 오르고 입질도 없고 할수 없이 혼자 소주 한병 나발을 분다.
안주로는 김치 꺼내서 소주를 마신다
에잉 같이 올 사람만 있음 안주 사와서 재대로 한잔 할건데 이기 모얌..

소주 한병을 마시고나니 슬슬 졸리기도 하여 텐트로 들어 갈려고 보니
영감님은 이제 아예 한대 달랑 던져 놓은 릴대 앞에 보초를 선다.

시계가 12시인데 잠도 안 주무시고 보초를 서다니. 음~~
에라잉 난 졸린다. 들어가서 잘란다.

한참을 잠을 잤으려나?
밖이 시끄럽다..시게를 보니 새벽 4시다.

나와보니 영감님이 또 릴대를 세우고는 낑낑 대고 있고 다른 대낚시꾼도
전부 모여 잇다.

어슬렁 어슬렁 가보니 이번에는 장난이 아닌거 같다..
깜깜한 어둠속에 영감님이 이리저리 고기 한테 끌려 다니신다.

드랙을 전혀 안 풀었으니 고기랑 염감님이랑 완전히 줄다리기 하는거
같다. 음..저러다가 터질건데...

"어르신 드랙을 좀 풀어 줘요~~~"
"드랙? 그기뭔데..나 몰라 그런거 걍 땡기다 보면 우찌 돼겠지"

한 20분 실랑이를 하더만 고기가 항복을 하고는 위로 떠 오른다.
할수 없이 또 내가 뜰채로 떠 준다.

물가에 꺼내 놓고 보니.. 무쟈게 크다..
자로 재보니...떠글 82 센치 이다.

"젊은이 근데 이 잉어 어케 보관해? 내 망태기에는 잉어가 두마리나 들어
가있어서 이제 더 이상 들어 가지도 않어.전에 보니 잉어꾼들 묶어 놓던데"
"잉? 저 잠잘때 또 한마리 잡으 셨어요?"
"응 1시간 전에 두자 쯤 되는데 또 잡았었어"
"-.-;; 이리 주셔요..제가 넥타이 메 드리께요"

난 잉어 새끼 한마리 못 잡고 할건 다 해본다.
뜰채도 사용 하고 넥타이도 메고....닝기리~~

진짜 졸라 약 오른다..
지금 산란기도 아닌데 이 넘의 잉어들은 어찌 이리도 가까이 붙는단 말인가..
도데체 무슨 이런 황당 무게함이란 말인가..

아침이 되니 영감님은 신이 나서 이리저리 전화로 자랑 하신다.
그러더니 잉어로 누나 약 내려 줘야 겠다면서 철수 하신단다.

철수 하면서 한마디 하신다.
"내 평생 이리 큰거 첨 잡아 봤네..자네도 멀리 던지지말고 그기 바로
발 앞에다가 던져바.멀리 던져 바야 팔만 아프잔어"
" -.-;;"

난 어부가 아니다.
못 잡아도 발앞에다가 퐁당 거리면 던지기는 싫다.
더군다나 10 미터 던지는거는 원투 치는거 보다 더 힘들다.

하지만 낮에 잉어 입질 한번 못 받고 고작 떡붕어 한마리 잡은게
조과의 전부이라서 씩씩대며 차에서 릴 5대를 더 꺼내엇다.

한틀을 더 설치를 하고는 치사 하지만 덕밥을 달아서 손으로 빙빙 돌려서
톡톡 던져 넣었다.ㅋㅋㅋ

던져 넣고도 민망하다 ㅋㅋㅋ
하지만 어쩌랴...손맛은 보고 싶은데...

그렇지만 밤새도록 난 입질 한번 없다.

음... 아마도 산으로 간 조행기 읽고 무쟈게 웃어서 잉사님 저주 내렸나 보다.
빨리 그 저주가 풀려야 하는데...
잉사님 이제 잉어 잡으로 산으로 갓다고 안 웃을테니 저주 풀어줘용~~

그렇게 약만 오르고 괴산댐 2박3일의 첫 출조는 빈손으로 허탈하게 돌아 와야만 했다.

담주 정출 가면 그나마 한마리 할까나?
꼭 잡아서 상품 타야지 ㅋㅋㅋ

날씨가 일교차가 심합니다.
울 잉어나라 회원님들 감기 조심 하시구...
(특히나 연로 하신 오재미 형님 이랑 자연사랑 형님 일교차 심할때는
감기 조심 하셔요)
이번주 정출때 다들 뵈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