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 3일 ~ 5일

부아아아앙~~
경부고속도로는 역시 차가 많다.
어제부터 전국순회 강행군이다.
2일 새벽 원주를 필두로 대구찍고 부산을돌아 전주를거쳐 대전을들러 수원으로 향하는 중이다.
온몸이 노곤노곤하다. 이와중에 전화가 불난다..
"나는 지금 충주에서 함평으로 간다구"..."나는 지금 양평인데 우리 이화예식장 앞으로 가자"
에구구...못간다구 할 수도 없고 죽갔다.....

11시 수원에서 차를 바꿔타고 이젠 충주로 향한다..
여주휴게소에서 청산유수님과 만나서 이제 충주로 달려간다....부아아아아앙~~~
충주 목행대교 밑에 도착하니 새벽1시.
"에구구" 자리가 마땅치 않다. 사람이 많네...잉어가 나오는갑다..사람이 많은걸보니..

중류쪽 적당한곳에 자리를 잡고 텐트치고 떡밥 망글고 "휙~~쓔우우우웅...풍덩..."
다행이 날씨가 좋다...춥지도않고 오히려 포근한 날씨다..
겨울을 느끼기 어려울만큼의 날씨..무언가 대박을 칠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3시] 떡밥을 모두 투척하고 잠자리에 든다.
에고고..너무 무리했나보다 온몸이 노곤노곤한게 잠이 절로 들려고 한다...zzzzz

얼마나 잤을까?...."투두두둑" 예민한 소리가 나의 귓전을 때리며 잠을 깨운다....
"비" 비다...흐미...비가오네...바람도 분다...휘이이이이잉~~~
날은 밝아오고 떡밥은 갈아줘야겠는데...비바람이 텐트에서 꼼짝을 못하게 발을 묶어 놓는다.
어제저녁 대박의 환상이 박살나서 발전방류 물길에 휩쓸려 내려간다...빠이빠이~~~
완전한 밝은날에 밖에 나가보니 건너편에 3팀정도 있고 이쪽에는 5~6팀이 자리를 잡고 있다.
철탑쪽에 자리잡은 팀이 어제새벽 60다마 한마리 했다는 소리가 들려온다.."으음..나오긴 하는갑다"

함평 대동지에 자리잡은 잉생잉사님은 어떨까?...
"난리났어! 비가오더니 바람이 텐트를 하늘로 끌고 올라가는걸 겨우 붙잡아놓고 지금은 차에 들어와 있어.
고기? 이난리통에 무신 고기여!" 크크크 남의 일에 안됐다고 그럴수도 없고 잘됐네!

"그나저나 날씨가 궂으니 나 이제 그만 갈라네" 그러니 잉생잉사님이 한마디 한다.
"뭐야! 잉어꾼이 이정도 날씨에 꼬리 내리면 안돼지...사진도 찍고 잉어 잡아놔!"
에구구~~ 어쩔수 있나.. 까마득한 후배지만 말 잘들어야 난중에 밥 해줄테니 말들어야지..암!
자고로 후배 말은 잘 들어야 되는겨...옆의 청산유수님이 웃음짓는다..

다시 맘을 가다듬고 떡밥을 만든다..
날은 이미 점심을 향해 달리고 있건만 비가 그치기는 커녕 오히려 비바람이 더욱 거세진다.
이제는 텐트안에선 펄럭이는 소리에 시끄러울 정도다.."펄럭펄럭~~`쒸이이이이이잉!"
도저히 떡밥을 던져줄 기회를 허락하지 않는다...날씨가 원망스럽다..

옆에 계신분중에 아주 편하게 낚시를 하는 분을 볼 수 있다.
떡밥을 던져놓고 줄을 끊어 고무줄에 연결한다음 다시 떡밥 던지고..그렇게 10개를 던져놓는다.
그리고 집으로간다..집이 근처인가보다...그리고 아침에 나와서 조과를 거두어가고..그러길 반복!
하하하....진짜 편한 낚시 방법이네...나도 나중에 환갑되면 파라호에 자리잡고 저러고 있으려나?

그위에 한 할배님은 한마디 한다. "잉어도 안나오는데 인터넷인가 뭔가에 띄워서 사람만 많아!"
한마디 덧붙인다. "왜 내사진을 허락도 없이 대문에다 걸어 놓는겨?" 잉어낚시꾼 대문지기 할배님의 말쌈이다. 사진 멋있던데...쩌업~~~

그외 다른 아자씨도 마실나와 이러쿵 저러쿵 잡담을 나눈다...
역시 낚시터의 맛은 고기 잡는것도 있지만 이렇게 모여앉아 잡담을 나누는것 또한 좋단말이야!

어두워지기 시작하자 비가 멎기 시작한다...떡밥을 던져줄 절호의 기회!
"휙~~슈우우우우웅....풍덩풍덩" 이번엔 뭐좀 나올려나...기대감에 발길이 가볍다!
밥을 해먹고 옆집 아자씨와 잡담을 나누길 두어시간 주위는 해는 이미 넘어가고 오로지 가로등 불길

만이 주위를 밝히고 있다....
청산유수님이 치킨 한마리를 조달해와 맥주와 함께 기름에 튀겨진 닭의 살을 뱃속에 채운다.
나는 물론 맥주거품이 아닌 콜라 가스와 함께 배를 채운다.."꺼억...맛 조타"

배부름과 따듯한 텐트안의 온기도 잠깐........이제는 바람이 거세진다..
아까의 바람과는 사뭇 다르다! 뼈를 에일듯한 북풍이다...게다가 바람의 세기가 장난이 아니다!
텐트 밑의 공간으로 바람이 파고들며 옷깃을 여미게 한다.
에구구~~모든것을 포기하고 침낭속으로 자꾸만 빠져든다...
쒸이이이이잉~~~~~펄럭펄럭!! 찌이이이익~~엑! 금속성 파열음이 나의 신경을 건드리는가 싶더니!
이런 젠장!
나의 파라솔텐트가 찢어졌다! 7~8년동안 나와 생사고락을 함께해온 나의 가장 절친한 친구이자 동반

자인 파라솔텐트가 찢어졌다!...흐어어어어엉~!!!
너무 오래써서 천이 많이 낡아져 더 힘이 없는가보다..
춘천댐에서는 나와같이 수장도 되었고 그 많은 비바람으로부터 나를 지켜주던 파라솔텐트!
한많고 고생스러웠던 파라솔텐트의 인생을 이제는 마감해야 하는가?

찢어진 사이로 북풍은 더욱 거세게 텐트안으로 파고들어 나의 체온과 기분을 더욱 떨어뜨린다!
텐트안이나 밖이나 별반 다를게 없다!
에고고~~~잠이나 자자...침낭속에서 바람을 차단하고 오로지 침낭속의 열기망으로 몸을 보하며 잠을 청한다.
자연사랑님이 갈망하던 말그대로의 비박이다...아니지..바람박이다...에구구!!

"ㅃㅣ~~~" 무선 경보기 소리에 잠을 깨보니 강준치가 나를 약올린다...
마음같아선 물속으로 패대기 치고 싶은데 옆집 아자씨가 가져다논 살림망에 넣는다.
그분은 강준치도 조과에 올리고 가져가신단다. 나뻔넘의 강준치...에구 추워라...

날은 밝아 오는데 바람은 그칠줄을 모르고 밤새 텐트는 여기저기 찢어진곳이 더 많아 졌다..ㅠㅠ
"어제 갔어야 했어" 청산유수님이 한마디 한다...에구...어제갈걸 하는 맘이 나도 더욱 아쉽다!

아침일찍 그 바람을 맞으며 철수길에 오른다....
사진도 몇장 찍어야 하는데 경황이 없어 미처 사진기 셔터를 누르질 못했다...아쉽다!

돌아나오는 길에 아자씨가 한말씀 하신다. "가는겨? 날이 추워져서 이제 시작인데 가면 어떡햐~~"

에구구...잉어잡으려다 사람잡겠다...어여가자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