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괴산댐으로 출조하려 했스나 계속 올라오는 호조황에
현혹되어 전날 출조지를 변경하였습니다.

마눌님이 준비해준 황옥수수 갈은거랑, 번데기 가루랑...
(이건 순전히 잉어나라 탓입니다. 옥수수도 흑설탕을 넣어서
찌고, 안하던 번데기 가루까지... 요즘은 책상위에 놓인 단백질
영양식품에 자꾸 눈이 갑니다. 잉어가 단백질을 좋아 한다던데...)

4일(금)아침 단양대교 윗쪽으로 잉생잉사님이 가르쳐 곳을 헤메던중
화보 조행기에 올라온 곳하고 딱맞는 곳을 발견하였습니다.
서둘러 짐을 내리고, 밑으로 낚시대를 옮기던 중 그만 미끌어져
엉덩방아를 찢고 말았습니다.
항상 낚시터 도착하면 조급해 지는 마음은 어쩔 수 없는가 봅니다.
이후 그상처는 의자에 앉을 때도, 운전을 할때도 저를 괴롭힙니다.
낚시터에 도착하면 우선 지형지물을 잘 파악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낚시에 임하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낚시대를 펼치고 올라오니 마눌님한테서 전화가 옵니다.
'자기 코펠 안 갖고 갔데...'
'머? 이런 쓰블.. 배 고파 죽겠는데...'
떠나올때 세상에 나 같은 마누라는 없슬꺼라며 한껏 뽐내던
마누라의 코가 납작해지는 순간입니다.
나 보내놓고 자기는 닐리리 실컷 놀거면서, 옥수수 갈아준것 가지고
생색을 내기는...ㅋㅋ

텐트도 치고 모든 상황이 끝난후 차 한대가 들어 왔습니다.
운전석에서 내리는 사람을 보는 순간 '잉털님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잉어나라 회원 아니세요?'
'아이디가??'
저 잉털입니다. 하는 순간 웃음을 참느라 혼났습니다.
비단잉어님의 조행기를 보며 저도 그 털을 다 뽑아놓고 싶었스니까...ㅋㅋ
별명이 꽈당님 아니세요??... 요건 차마 못 물어 보겠대요...ㅋㅋ


저녁때쯤 황비홍님도 오시고, 잉생잉사님, 겨울비님,대박님도 다녀가시고...
항상 느끼는거지만 잉어나라 횐님들은 어찌 그리 친절하고, 겸손하신지...

첫날 밤은 강준치와 끄리의 입질로 잠을 설쳤습니다.
경보기 소리가 엄청 시끄러운데 옆의 두분은 아무 불평 없스시고...
이자리를 빌어 '죄송합니당... 담부턴 경보기 먼저 끄겠습니당^^...'

담날 오후가 되도록 입질 없기에 바로 옆의 잉털님께 갔습니다.
'여기는 낮엔 안나오나 보죠?'
'네, 주로 해질녁부터 담날 오전 10시까지 입질합니다. 10시 이후엔
거의 없다고 봐야죠,
'아 네~'
돌아 서는데 경보기가 울립니다.
'에이 쓰불, 또 강준치구만...'
경보기를 끄고 위에서 내려다 보니 어느놈이 걸린건지 알수가 없었습니다.
잠시후 우측에 던져둔 릴대 하나가 옆으로 살짝 돌다가 기우뚱하더니
그대로 강으로 다이빙을 합니다.
어~ 하며 뛰어 내려 갔지만 이미 릴대는 보이질 않았습니다.
옆의 대를 뽑아 대가 진행하던 방향으로 던져 봅니다.
안나옵니다.
또 옆의 대를 뽑아 던져 봅니다.
몇번의 시도 끝에 다행히 줄을 걸었습니다.
가까스로 당긴후 양쪽 쭐을 잡고 잠깐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잉어냐? 릴대냐?
전 릴쪽을 선택했습니다.
서서히 따라오던 릴대가 30m 앞에서 멈추더니 요지부동입니다.
마음은 급하고...
다시한번 힘을주니 갑자기 허전해집니다...ㅠㅠ
이론 쓰불놈... 넌죽었다.
한쪽은 포기하고 다시 잉어쪽 줄을 당겨봅니다.
서서히 딸려오는데 손아귀에 묵직한 중량감이 느껴집니다.
20m 앞에서 모습을 드러내는데 물속이라 그런지 엄청 커 보입니다.
당기면서 '아하! 깡통은 이맛에 하는구나' 하면서 손재미를 실감합니다.
밖으로 나온 놈은 만삭의 암잉어였습니다.
대충 85cm는 되 보이는데...
자루에 넣으니 만삭의 몸이라 구부리지도 못하고 무척 힘겨워 합니다.
그래도 릴대 절도죄로 감옥행을 선언했습니다.
이후 하염없이 물만 바라봤습니다.
저게 얼마짜린데...
얼마나 아끼던건데...

잉생잉사님이 오셔서 사진도 찍고..
정확히 재보니 81cm 정도 밖에 안나옵니다.
돌아서며 다시 물쪽을 바라 봅니다.
물 속을 볼 수 있스면 좋으련만...ㅠㅠ

이제나 저제나 기다려 봤지만 이후 잉어 소식은 없었습니다.

담날 아침 자루를 열어보니 쓰블뇬이 23만원만 쳐먹고 죽어 있습니다....ㅠㅠ
배가 남산만하더니 과식으로 가신것 같습니다.
시마노대에 릴에 줄까지...
대충 23만원인데....ㅠㅠ

제가 하던 자리는 단타로 나온다 하던데 제 취향엔 어울리질 않습니다.
받침틀을 위로 올리고 이후 장타를 해봅니다.
역쉬~ 꽝이었습니다.

마지막날(6일)
잉털님과 황비홍님은 일찍 철수하시고, 저도 철수를 서두릅니다.
10시부터...
대를 걷던 친구(토욜날 들어 왔슴, 무지 시끄러움, 마주치면
가급적 피하시길...ㅋㅋ)가 한마리 걸었습니다.
슬슬 딸려 오는데 가까이 올수록 엄청 커 보입니다.
힘 한번 안쓰고 물가까지 나온놈은 92cm 정도의 숫놈이었습니다.


죽은 잉어였습니다...ㅋㅋ
입술이 뚫린채 나무에 매져 있던놈은 나무를 뽑고 탈출하여
이후 어떤이에게 제대로 손맛을 선사한 후 장렬히 전사를 했나 봅니다.
(넥타이 줄에 끊어진 낚시줄이 엉켜 있었슴)

3시에 퇴조하며 계곡에서 발가벗고 목욕을 했습니다.
친구넘 그것이 안보입니다.
오디 갔냐 ???
싱긋 웃스며 손으로 양쪽을 누르니 뾰조족~ 고개를 내밉니다.
정말 전만합니다...ㅋㅋ
살이쪄서 그렇다나. 머라나...
정말 살찌면 그렇게 되나요???... 횐님들???....ㅋㅋ

조과는 잉어 한마리, 강준치 5마리, 끄리 2마리, 마자 한마리...
분실물은 시마노 서프리더 한대, 대만제 지깅릴 한개, 카프라인 B 4호
300m, 15호 삼각 봉돌, 일제 지누바늘 6봉채비...

제 분실물 좀 찾아 주세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