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중 잉어와 상면하기 가장 쉬운 계절이 5월인듯 싶다.
잉어낚시 때문에 열병을 앓아 본 사람들은
이 시기쯤 낚시를 못가고 집이나 사무실에 있는 것이 얼마나 참기 힘들고,
커다란 고문인지를 경험해 보셨을것이다.

작년에 잉어낚시를 시작한 초보이지만,
대물잉어가 꿈틀거리는 5월을 그냥 넘길 수는 없는 일이었다.
놀 때 확실히 놀자라는 신념아래 다시금 출조를 결심하게 되었다.
어쩌면 다음주 부터는 낚시는 커녕 잠자기도 모자란 스캐줄이 있고,
언제 다시 잉어를 여유있게 기다릴지 수 있는 시간이 찾아올지 모르는
현실이 나의 결심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막상 낚시를 간다고 결심을 하고 나니,
집사람과 아이들에게는 너무 미안 하기만 하고,
한 집안의 가장으로써 다하지 못하는 책임감 때문에
즐거운 비명만을 지를 수 있는 상황은 아님을 깨닳는다.

출전을 결심하고, 집사람에게 잉어낚시를 간다고 말했을 때
집사람은 나를 잉어로 보는듯했다.
아니 어쩌면 가물치로 보는 것 같았다. (ㅠ..ㅠ)
하지만 나의 고집을 누가 꺾을수 있겠는가?
(한다면 한다. ㅋㅋ)

잉어를 상면할 장소를 물색한다.

충주로 갈까?
괴산으로 갈까?
대청댐 상류 옥천으로 갈까? …..

고민의 고민이 거듭되고.. 충주로 결심한다.
이미 잉사님과 대박님 그리고 겨울비님이 손맛을 보신 곳이고,
나의 올해 목표(석짜 잉어)를 잡기 위한 곳이
충주나 괴산댐 밖에 없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충주 미라실 쪽을 생각했었지만, (<== 이시기쯤 손맛 보기 쉬운곳)
혼자 낚시 하는 것이 너무 부담 스러웠고,
뜰채질을 옆에서 해줄사람이 있다는 것과 그렇지 못한것의
차이를 매번 출조 할 때 마다 느끼고 있어서 낭인님이 잉어를
기다리고 있는 구단양으로 장소를 결정했다.

낚시에 필요한 물건들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하나라도 빠뜨리거나 빼먹지 않기 위해서
신중히 짐을 쌓기 시작했다…
(그래도 늘 서너가지는 빠뜨린다… *^^*)

어쩌면 한동안 출조를 하기 힘들 것 같아서
함께 출조하고 싶었던 몇몇 분들께 전화를 드렸다.

모두 바쁘시단다. (나만 한가한 것 같다. 움……)

하지만
잉어 초보님과는 이야기가 잘 되어
1박 2일로 내려올수 있다는 전화 통화를 주고 받았다.
(잉어 초보님은 잉어와 상면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초보 잉어꾼인 나와 술한잔 하기 위해서
잠시 내려오신다고 하신다.
너무 고마웠다.)

낚시에 필요한 짐들이 차를 가득히 채워갈 쯤,
집사람은 밥을 지어서 나의 차에 마지막으로 실어 주었다.
미안한 맘으로 집사람과의 인사를 남누고 차를 충주로 몰았다..

충주로 가는 국도에 피어있는 아카시아 꽃은
지금이 봄의 끝임을 알리고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대물잉어와 상면할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경고하는 듯 했다.
(대전에는 이미 아카시아 꽃이 졌는데, 이곳은 아직도 피어있다.)

머릿속은 충주로 가는 도중에도 ,
낚시에 필요한 것들 중 빠진 것이 없는지 점검해본다.

또한, 잉어초보님과 전화 통화를 통해서 장소 및 서로의 도착 시간을
체크하고 있었다.

구단양 잉어터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험난했다.

차의 밑 바닥이 닿아서.. 덜그덕 거리고..
이미 터져버린 머풀러의 소리는
주인을 원망하는 소나타3 의 비명처럼 들렸다.

내가 구단양 잉어터에 도착했을 때,
낭인님은 반갑게 맞아 주셨고,
곧이어 낚시를 마치시고 짐을 꾸리는
조은나라 조사장님과 인사를 나눌수 있었다.

잠시, 잉어 치어 방류 계획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고,
자리도 물려 주셨다.
또한, 내가 앉을 자리에 뱀과 구렁이가 있다는 조언과
낼이나 모래쯤이면 잉어를 만날수 있을 것 이라는
희망을 주시고 떠나셨다.
(잉어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것 같은 그의 의지와 맘을 읽을 수 있었다.)

한편, 낭인님은 어제 뜰채도 없이,
물에 빠지면서 잉어를 잡으셨단다.
75짜리인데.. 잘 생긴 넘이었다. (사진으로 담아두었다.)
힘도 엄청 좋았다고 하신다.

조금 후 잉어초보님의 전화를 받고,
그를 마중하러 단양으로 차를 향했다.
다시금 내 애마(소나타3)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잉어초보님과 함께 구단양에 도착한 후
낭인님의 환대를 받으며
잉어를 상면할 준비를 서로 재촉하고 있었다.

낭인님은 잉어초보님에게
지난주 대박님이 자리잡았던 곳을 안내해 주셨다.
하지만, 너무 경사가 급해서 낭인님의 오른편에 자리 잡았다..

각자 잉어밥을 매달아 던지고 난 후,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주고 받았다.

(참고로..낭인님은 술을 전혀 못하신다.
게다가 저녁 7시쯤 취침에 들어가신다.
건강상의 이유 때문이다.... )

저녁을 마치고,
릴대를 점검 할 쯤 강준치의 첫 입질이 들어왔다.
그리고 그넘은 내 낚시대 4대를 망쳐놨다.

나는 기분이 상해서
10 개의 닐대를 모두 거두고 낚시를 포기했다.
(합사로된 힘줄이라도 끊어지면,
낚시 하기가 힘들어 진다는 생각과
강준치가 뜨면,
잉어가 안 잡힌다는 금강에서의 경험 때문이었다.)

잉어 초보님과 나는 잉어 낚시는 포기했지만,
잉어 낚시에 대해서,
그리고 떡밥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고,
술잔을 기울이며,
다양한 이야기 들을 나눌 수 있었다.
그와 대화 하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이었다.
그렇게 첫날 밤은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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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우리 세 명에게 잉어의 입질은 없었고,
아침인데도 잉어가 뛰어 노는 모습을 찾아 보기 힘들었다.
한마디로, 활성도가 없었다.
이곳에 와서 잉어를 상면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감 마저 몰려왔다.

아침이 되었는데도 잉어에게 밥을 줄 생각이 없었다.
잡어들 때문이었다.
하지만, 초보님은
본인이 잡는 것 보다 내가 잡는 모습을 더 보고 싶다고 하신다.
눈먼 잉어가 물지도 모르니.. 던져나 봐야 한다고...
(움.. 이걸 던져 말어?)
9시쯤 잉어 밥을 던졌다.

하루종일 잉어의 입질은 없었다.
하지만, 잉어의 입질이 없었어도 물가에서 느껴지는 행복감은
이미 나를 충분히 편안한 상태로 만들어 놓았다.
아니 어쩌면, 맘 맞는 사람과 있어서
더 편안했다고 말해야 할 것 같다.

시간이 흘러 오후 6시쯤, 초보님이 가신단다.
아쉬웠다.
손맛(몸맛?)이라도 보고 가야하는데..
그냥 가시다니..
하루를 더 있어보자고 청했지만, 바쁘다고 하신다.
저녁이 되어서 초보님은 바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 떠나셨다.

또다시 밤의 긴 어둠이 찾아오고,
낭인님은 취침하러 일찌감치 들어가셨다.
나는 잉어가 뛰는지 보기 위해서
강이 훤이 보이는 곳에 의자를 가져다 놓고,
잉어를 기다렸다.

잉어가 뛰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멀리서 강가에 비추는 가로등의 모습과
물살의 향연은 참으로 예술이었다.
단양에서의 두번째 밤이 그렇게 깊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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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2시쯤..

멀리서 잉어가 뛰는 소리가 들린다.
흥분되었다.
그리고 그 소리는 점점 가까이 다가왔고..
어떨땐 내 바로 아래서 뛰는듯 했다.

그렇게 새벽을 맞이하였고..
잠시 졸고 있을무렵 낭인님의 부져가 울린다.
나는 잉어임을 확신했고,
낭인님을 따라서 받침틀이 있는곳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그것은 잉어가 아닌.. 눈치였다.

나는 낭인님한테 잉어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낭인님은 믿지 않는 듯 보였다.

새벽 다섯시쯤 막 동이 트려고 하는데 부저가 울린다.

나는 서두르지 않고 하나, 둘, 셋을 마음속으로 센 후에
받침틀이 있는 곳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닐대가 인사를 하고 있다.

그런데 잉어가 앞으로가 아닌
오른쪽으로 치고 간다..
(그래서 닐대가 옆으로 인사를 한다.
움..
이곳 잉어는 이렇게 인사를 하나?)

나는 차분함을 되뇌이며 닐대를 잡고 서서히 닐링을 했다.

힘을 많이 쓰진 못하는 놈이다..
드랙을 잠그고,..
릴링을 한다.

내가 서 있는곳이 높아서인지
멀리서부터 배를 보이며 항복을 한다.
물가로 살살 몰아서 대충 싸이즈를 보니
50다마는 넘을 것 같고.. 60은 넘을까 말까?

문제는 뜰채가 멀리 있고,
물속에 들어가긴 싫다는 것이다.

그래서
스플을 저치고,
줄을 살살 풀어주면서 뜰채가 있는 곳 으로 갔다.

뜰채를 잡고 릴링을 할 때쯤.. 잉어가 힘을 쓰며 줄을 차고 나간다.
"이넘봐라."
나는 다시 닐대를 쳐들고 릴닝을 했다.

그런데..

??

잘 끌려오던 줄이 안온다.
어딘가 걸린 것 같다.
움.. (늘 이장면이 되면 화가난다)

닐대를 세워서 이리 저리 당기다보니
툭하고 힘의 균형이 깨지면서 뭔가가 딸려 나온다.

'이넘 힘쓰다 지쳤군' 이라고 생각하면서

낚시대를 쳐들었는데..
.....
.....
.....


장갑이다.


방금전(20초 전)까지 매달려 있던 잉어는 어디로 가고 장갑이 나온다.

어이가 없다.

이젠 이런 일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
화낼 꺼리조차 되지 못한다.
아무리 초보라지만,
별의 별 일을 다 격는다고 나 스스로 궁시렁 될 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싸이즈가 작은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많이 서운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어짜피 잡아도 방생인데.. 자동 방생했다고 생각하면 맘 편하지. 움.. *^^*)

낭인님에게 달려가서 왜 안나왔냐고 푸념하니
왜 안불렀냐고 되 물으신다.
('벨소리 들었으면 자동으로 나오셔야지...움..')

그렇게 아침을 맞이했다.
정말 다행인 것은 잉어의 활성도가 좋다는 것이다.
나는 잉어의 활성도가 좋아서 오늘은 잉어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지만
낭인님은 비관적이셨다.
어제도 그랬고, 그제도 그랬다나 머라나. 움..

낭인님은 하루에 한번은 꼭 샤워를 하신다.
그것도.. 내가 낚시대를 편 아래서 하신다.
잉어 다 도망가서 화가 나는데.. 시원하다고 좋아하신다.
잉어 낚시와서 매일 샤워하는 낭인님 때문에 미치겠다. (ㅠ..ㅠ)
움..
(혹시 낭인님의 나체를 보고 잉어가 놀라서 안오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봤다..)

오후가 되었고, 잉털님이 오셨다.
왜 잉털이란 아이디를 가지고 있는지 얼굴을 보면 안다.
(얼굴에 꼬리가 달려있다. ㅋㅋ )

잉털님이 오시고 얼마 안되어 내 부저가 울렸다.
닐대에서 드랙이 풀리는 것이 심상치 않았다.
게다가 닐대을 펴들었을 때, 잉어 특유의 묵직한 힘을 쓰기 시작했다.

대충봐도 60은 넘고.. 70도 넘고..

내가 릴닝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낭인님이 뜰채를 가지고 오셨다.

낭인님은 내가 또 잉어를 놓칠까봐
나보다 더 안절부절 하시고는
잉어를 이쪽으로 몰아라..
빨리 감아라..
왜 잉어를 줄이 있는 쪽으로 몰아 가는냐 등등..
내겐 너무 무리한 요구를 자꾸 하신다. ㅋㅋ

내가 릴닝을 하는 10분동안
낭인님과 나는 소리소리 질러가며,..
의견 대립을 펼쳤다.
잉어를 잡는 것 보다
낭인님과 의견을 대립하는 것이 더 힘들었다.
나는 내 맘대로 이 넘을 잡고 싶다고 고집을 폈고..
때문에 낭인님은 화가 나셨다.

결국 내 뜻대로 잉어를 잡았다.
내가 잉어를 잡아서인지..
낭인님의 화는 금방 풀어졌다.
(낭인님은 맘이 자상하셔서, 초보인 내가 잉어를 놓치는 것이 염려되어,
선배로써 알려주셨는데,내가 고집대로 해서 화가 난 것이다.
만일 잉어를 못잡기라도 했다면, 곧바로 쫒껴났을것이다.. ㅠ..ㅠ)

조금후 낭인님한테도 잉어의 입질이 오고..
능숙하게 혼자서 뜰채질 하며, 잉어를 걷어 올린다.
움..
많이 해본 솜씨다. (그래서 내가 더 답답해 보였을것이다. ㅋㅋ)


다시금 30분쯤 흐르고
내 부저도 울린다. 이번엔 잉털님이 뜰채를 잡아 주셔서 한마리를 추가했다.

낭인님과 잉털님은 초보인 내가 잉어를 잡아낸 것을 축하해 주셨다.

기분 좋은 날이다.
잉털님은 단양서 사온 삼겹살을 구우시며, 신고식을 했고
그래서 자연스레 술잔이 오고 갔다.

잉털님의 경보기는 소리가 작아서 술을 마시는 중에 가끔씩 순찰을 돌았다.
(그 기분 내가 안다. 몸이 고달프다. 움.. *^^*)
잉털님이 순찰을 돌고 나 혼자서 술 마시고 있는데,,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헐레벌떡 뛰어갔다.
머리서 보기에도 큰 넘 이었다.(낚시대가 90도로 휘어져 있었다)
뜰채를 찾아서 흥분된 맘으로 잉털님에게 다가갔다.

나는 나의 자랑스런(ㅋㅋ, 많이 놓친)경력을 바탕으로..
잉털님에게 시간은 충분하니 천천히 릴닝하라고 요구했다.

잉털님은
와 이넘좀봐 힘 무쟈게 쓰네." 라고 말한뒤
릴닝에 몰입하는듯이 보였다.

나는 물가로 내려가서 랜턴을 비추며,
잉어가 어디쯤 오는지 찾고 있었다.

밤이라 줄이 잘 안보였다.

그래서 잉털님의 낚시대 끝을 비추어,
줄이 반사되는 곳으로 따라서 랜턴을 비추길 반복하며
잉어가 어디쯤 오는지 가늠하기에 바빴다.

이렇게 큰넘은 첨인 것 같다.
옆에서 보는것 만으로도 행복 그 자체였다.

아마도 달천강 잉어보다 커다란 넘인 것 같았다.

내가 정말 커다란 넘인 것 같다고 말하자

잉털님도
"저도 이렇게 커다란 대물은 처음 걸어봐요" 하면서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나는
"살살해요.. 시간 많아요.. 아주 천천히 잉어를 가지고 놀다가 잡읍시다" 라고
말을했고..

잉털님은
"그러자구요"라고 댓꾸했다

헌데,
잉털님이 술이 취해서 인지..
아니면 잉어를 만만하게 봐서인지..
너무 강하게 링닝을 하는듯하게 보였다..

낚시대가 부러질 것 같았다.
(10분 내내 낚시대가 90 도로 꺾여 있었다)

나는 너무 불안해서..
"천천히 감아요 천천히.." 라고 소리쳤다.

"와~~ 이넘봐 무쟈게 힘쓰네.." 잉털님은 흥분되어있는 것 같았다.
(연신 그말뿐이었다. 너무 힘쓴다는.. )

그렇게 불안하게 10분쯤 흘렀고,
대충 20미터 앞에 잉어가 온 것 같았다..

그때,

??

'뚝' 소리가 나더니 끊어진 줄을 안고 잉털님이 뒤로 나자빠진다.
이마에 땀이 맺혀 있고, 잉어를 놓쳐서 서운한 것은 이해가 되지만
나는 화가 났다.(얼굴에 털을 다 뽑아 놓고 싶었다 *^^*)

그렇게 살살 그리고 천천히 릴닝 하자고 말했는데..
무슨 놈의 릴닝을 저렇게 하는지..
줄이 끊어지는것과
바늘이 펴지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릴닝하는 사람이 뒤로 자빠지는지는 것을
어찌 이해해야 하는지.. (ㅠ..ㅠ)

움..
잉어 초보도 아니고..
답답하기만 했다.
그래서 더 화가 났다.
(그 때문에 잉털님의 별명을 '꽈당'이라고 지었다.)

나는 아마도 한번은 입질이 더 올 것이라며
그땐 살살 해서 꼭 저넘을 잡자고 말한 뒤
위로의 술잔을 건냈다.
(그날 나와 잉털님은 잉어는 못잡고 두꺼비만 일곱마리 잡았다…ㅠ..ㅠ)

술을 마시면서..
잉어나라에 대한 이야기와 잉어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그렇게 밤이 깊어갔고..
잉털님과 나는 술이 취한채로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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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떳을쯤 새들이 지져귀고 있었고,
어제 과음을 해서인지 .. 늦잠을 잤다.

낭인님은 새벽에 혼자 입질을 받아서 한 마리를 잡으셨고,
방금전 또 한마리를 잡으셨단다.

그렇게 세명이서 자신의 낚시대를 점검하며,
아침을 맞이하고 있는데..
꽝맨님과 꽝맨님의 부친이 찾아오셨다.
(꽝맨님은 어제 야근으로 밤 새우고 잉어 낚시하러 오셨기 때문에
많이 피곤해 보였다. 그넘의 잉어가 먼지. 움.. *^^*)

우리는 꽝맨님과 인사를 나누었고 부친께도 인사를 드렸다..
낭인님은 꽝맨님에게 지금 입질이 들어오는 중이니
빨리 자리를 피라고 채촉했고, 자리를 알려주기 위해서
그의 받침틀이 있는 곳으로 꽝맨님을 데려갔다.

나는 머리가 조금 아팠지만, 강가를 바라보며
여전히 아름다운 단양의 아침영상에 취해있었다.


그리고는
내 낚시대를 내려다보는데..

경보기는 울리지 않고,
닐대가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눈치라고 생각되어서 한참을 보고 있는데..
또 고개를 숙이더니..
드랙 풀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난다.
(어제 술 마시면서 경보기를 빼 두었던 것 같다.)

"잉어다" 라고 소리치고..
내려가는데..

헉...

옆에서 또 한대의 릴대가 고개를 숙이며 드랙이 풀린다..

동시에 두개의 릴로부터 입질을 받은것이다. (부럽지요? *^^*)

모두에게 도와달라고 소리쳤다.

멀리서 뜰채를 들고 서서히 걸어 오시던 낭인님과 꽝맨님은
내가 두마리 라고 소리치자 발걸음을 재촉하며 달려왔다.
동시에 두개의 릴대에서 입질을 받으니까 정말 황당했다..
꽝맨님이 먼져 오셔서 닐대를 잡고..
낭인님은 나를 감독하기 시작했다. (ㅋㅋ)

나는 낭인님의 감독하에..
잉어를 먼저 물가로 인도했다.
(낭인님은 혼자서도 잘하네라고 말씀하신다 ㅋㅋ)
그리고 낭인님이 대어 주는 뜰채로 잉어가 들어왔을 때,
"저기도 다 온 것 같은데.. 뜰채가 급해"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허겁지겁 잉어를 뜰채에서 꺼냈고,
그 뜰채를 꽝맨님의 부친께서 들고 가셨다.
조금후 꽝맨님과 꽝맨님의 부친의 합작으로
나머지 한마리도 내 품으로 돌아왔다.
(감사합니다. *^^*)

꽝맨님은 이미 잉어 손맛은 봤다고 기뻐하셨다.
(알고보니 대학 후배다. ㅋㅋ. 후배님! 우리 친하게 지내자구요 *^^*)

너무 기뻤다. 동시에 두마리의 입질을 받아서 모두 성공 시키다니..

나는 잠시 강을 바라보며 행복에 취해있었다.
(경치좋은 이곳에서 아침을 맞이함으로 인해서 얻어지는 느낌과
두 마리의 잉어를 모두 잡아서 느껴지는 성취감..)

배고픔이 느껴질때쯤..
꽝맨님의 부친은 맛있는 아침밥을 준비해주셨고,..
덕분에, 지난밤 두꺼비 때문에 찾아온 속쓰림을 잠 재울 수 있었다.
맛있는 아침식사였다.


아침이 되면서
나는 집으로 갈 준비를 해야 했다

몇 시간 더 하고 싶었지만,
꽝맨님은 어제 야근하고, 밤새워 오셨기 때문에
피해를 주는것 같아서
미안한 맘을 가지고 일찍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내 자리를 양보해야 꽝맨님이 편히 쉴 수 있었다)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구 단양을 떠나면서 이런 저런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지나 갔다.

움.. 초보에게는 별의 별 일들이 다 일어 나는 것 같다.
(만감이 교차한다고나 할까?)

어제 아침까지 나는 잉어 한마리도 제대로 못잡는 초보였다.
(잡은 잉어도 놓치는..)
하지만,
만 하루가 지나기 전에 난
잉어 네마리를 잡아놓은 행운아로 바뀌어 있었다.

지난번 출조했던 상진대교의 기억들이 채 지워지지도 않았는데..
잉어는 나에게 두번째 자신감을 안겨다 주었다.

작년에 잉어 낚시를 입문하면서
지금의 봄을 간절히 기다려왔다.
헌데,
그 봄의 마지막에 내가 서 있는 듯 하다.

이젠,
생업을 위해서 바쁘게 살아가야 하는 평범한 한집안의 가장으로써…
잉어를 만날 기회가 많지는 않겠지만,
휴식이 끝났음을 알리는 5월의 끝을 잡고
그간에 있었던 많은 일들이
내 인생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어서
앞으로 하는 일에 더 더욱 매진 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을 갖어 본다.

잉어는 어느날 자연스레 내 맘속에 찾아 들어와서
잃어버린 자신감을 찾아 주었고,
내가 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 알려주었다.

맘속에서 자연스레 말이 흘러나온다.

잉어야! ~~~~
사랑한다!!

고마워~~~



P.S.: 치어 방류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부족한것 같습니다.
잉어를 잡고 안잡고를 떠나서
잉어나라 백성이 되셨다면,
치어 방류 계획에 조금이라도 성의를 표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을 갖어 봅니다.

십시일반(十匙一飯)이라고 했습니다.
조금씩 모으면, 훗날 더 많은 잉어들이
우리와 우리 자식들을 반겨 줄것입니다.

부디,
치어방류에 대해서 조금의 성의라도
표현해주시는 잉어 나라 백성이 되시길
간절히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