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엔 이상한 병에 걸려서 거의 한주를 출근도 못하고 집에서 쉬고 있었는데
금요일경 갑자기 집에서 요양하느니 낚시터에서 요양하면 어떨까? 하는 말도
안되는 생각이 들었고 급기야는 하리지로 튀고 말았다. 몸이 아픈 관계로 첨엔
여차하면 관리소 방갈로 신세를 지기로 하였으나 텐트를 치고 야전침대에 누우니
아늑한게 그런데로 휴식이 될듯도 하다.
그런데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밤이 되면서 바람은 자기는 커녕 더욱 세지고
대를 거의 물에 잠기게 해놓고서야 바람을 자장가 삼아 단잠을 잔다.
언제 그랬냐 싶게 고요한 아침, 새소리를 들으며 아침식사를 준비 하던중 드디어
첫손님의 방문을 알리는 영롱한 딩동소리, 이어서 파이팅이 시작되고 5호줄이
허공을 가르며 '윙윙'울어대기 시작한다. 손맛을 좀더 보려 했는데 배가 고픈채
힘을 썼더니 어지럽길래 약간 무리해서 뜰채로 유도했는데 한방에 성공이다.
한눈에 딱봐도 70은 안되고 재보니 정확히 67이 나온다.
드디어 시작이구나 했는데 이후 황금의 아침시간이 다가도록 입질이 없다.
또다시 오후에 기대를 가졌지만 역시 꽝.
하리지는 밤에는 거의 잉어입질을 받아본 기억이 없어서 밤낚시는 별로 기대가
안되지만 그래도 손맛은 봐서인지 조금은 여유로운 저녁시간을 보내던중
왠일인지 밤 10시반에 또한번 손님이 인사를 한다. '딩동'
또다시 파이팅이 시작되는데 이번놈은 초반 스피드며 파워, 그리고 지구력도
먼저놈보다 좀 나은 듯하다. 은근히 70을 넘어주길 바라며 완전히 힘이 빠질때
까지 힘을 빼고 뜰채질을 하려고 했으나 밤에 랜턴도 안키고 혼자서 뜰채질까지
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몇번의 뜰채질 끝에 어렵게 건져내고 보니 65 밖에
안된다. 조금은 실망스럽지만 손맛본걸로 만족하며 넥타이를 달아준다.
그리고는 다음날 아침까지 적어도 한수는 더오겠지 하며 기대를 했지만 더이상
행운은 없었다.
조금은 아쉽지만 그래도 손맛보고 잘 쉬다 왔으니 성공적인 조행이었던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