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출조는 기대에찬 출조였는데 바람앞에 조용히 사그러 지고 말았습니다.
새벽 1시경 당당히 함동지로 출동 차분히 차를몰아 마지막 경계선인 내리막.
비포장을 내려가는데 왠지 비포장 도로가 엉망이군요.
설마허니 하면서 개의치 않은듯 미끄러지듯이 내려 갔습니다.
두시경 당도하니 물레방아며 릴이며 여기저기 어지럽게 널려 있지만.
다행히 제자리는 있더군요.
세번에 걸쳐 짐을 나르고 낚시대를 담구고 텐트를 치고.
이젠 함숨 자야겠다 4시에 등을 눕혔지만 잠은 오질 않습니다.
5시경 빗방울이 떨어 집니다.
텐트주위로 골을파고 다시 누우니 6시경 이제는 빗방울도 굵어지고 바람도 거세 집니다.
슬슬 걱정이 밀려 옵니다.
올라가는길이 불안 하더군요.
한대도 없길래 왠지 불안했는데.
어김없이 동네분과의 대화중에 렉카가 와서 두대의 차를 견인해 뺏다는 겁니다.
허참! 그냥 생각없이 내려왔는데...
밖을보니 저멀리에 무지개가 떠오르고 하늘이 칠흙같이 어두워 옵니다.
잠시후 나의 육신을 편안케 지켜주던 텐트가 확 주저앉아 버리고.
낚시대는 지 맘대로 엉켜버리고.
건너편 세개의 텐트도 하나둘 무너져 내리고.
이러면 안되는데 속으로 외치지만 그저 바람앞에 등불입니다.
폭삭 주저앉아버린 무허가 내집이 저를 거부합니다.
잠도 못잤고 밥도 먹어야 하는데 못먹고.
땅을 파고 참호를 만들까 파라솔 텐트를 칠까 망설였지만.
단단한 다른분 파라솔도 넘어가는데 슬슬 의지가 꺾입니다.
이건 낚시대라도 버티면 낚시라도 할수 있으련만 ...
포기...
텐트안에서 하나씩 꺼내어 철수를 합니다.
차옆에 대놓고 낚시하는 분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듯 .
세번을 날리니 대충 정리가 됩니다.
드뎌 마지막 난관.엉망 진창된 산길 비포장을 오르는 일입니다.
하지만 뭐 한번에 올라채는군요.
돌아나오는 길이 아쉬워 그냥 바람이나 쐬자
가벼운 마음으로 불갑지를 향합니다.
검응이님과의 통화로 드들강으로 홍두깨님이 출조 준비중이란 말을 듣습니다.
거기서 불갑지를 둘러 보았습니다.
어디를 둘러봐도 꾼은 한분도 안보입니다.
다시금 차를 돌려 드들강으로.
ㅋㅋ 저 미쳐가나 봅니다.
심하게 부는 바람이 차를 후려치니 차도 바람이 버거운듯 흔들 거립니다.
드들강에 도착하니 전라잉어님이 저를 반겨 주십니다.
힘든 시간을 꿋꿋이 버티시고 드들강변에는 여러 조사님들이
자리를 잡고 계십니다.
일렁이는 파도가 저의 마음을 집으로 가자고 재촉합니다.
마지막 여운을 뒤로접고서 전라잉어님의 화이팅을 외쳐 봅니다.
집에와 밀쳐논 첵관에 진입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