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날이 왔습니다.
모임 날짜를 잡아놓구서 낮에 모임을 하고서 오후엔 갈치를 잡으려고.
들뜬 마음에 마음을 추수르는데 아 글씨 모임을 밤에 하자 그럽니다.
약간 삔또가 상했지만 고정하고 유사인 친구를 달래서 갈치낚시터인.
해남 별암리에 가면 횟집이 많으니 낮엔 갈치를 잡고 밤에나와
모임을 하자고 꼬드겼습니다.
ㅎㅎ 저의 작전 성공 친구를 데리고 목포로 출발 무안간 공항도로를 순식간에 달려.
서해안 고속도로로 변경 목포행.
목포를지나 영암을 지나고 해남 별암리에 당도하니.
갯바람이 우리를 반깁니다.
가볍게 갈치백반에 점심을 해결하고 배에 승선.
선비는 3마넌 5천원이 올랐네요.
4.95톤 배에는 우리말고 서울 장위동에 주유소하는 내외분.
첫번째 갈치를 올리고 두번째는 꼼장어가 올라옵니다.
올라오기 무섭게 칼로 난도질을해서 둘이서 소주잔을 기울입니다.
다시금 아쉬운지 갈치를 수세미로 은빛 비늘을 벗겨내고.
다시금 난도질을 해댑니다.
징한놈 회는 무쟈게 좋아허네~~
카 이맛이야를 연발해내는 친구와 더불어 몇잔을 걸쳤네요.
근데 갈치를 한참 올리는 와중에 고등어도 올라옵니다.
이것이 뭣이다냐 다시금 칼을 잡은 손이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캬 이맛이야 이맛.
그런후 다시금 비우는 술잔 ...
어느덧 밤이 되고 모임은 선주와 타협을해서 배에서 하기로 입을 모으고.
둘이 빠지고 하나를 불러 셋이서 불닭과 회를 시켜 조촐한 모임을 했습니다.
밤 12시가 넘어가며 미친듯한 조황을 보이기 시작하며 둘이서 신이나.
주거니 받거니 한수 두수 낚아 올립니다..
사는게 이맛이다를 외쳐대며..
아침까지 끄떡없이 버티는 친구를보니 엮시나 어릴적 같이서 운동했던 친구들은
남다르다 생각이 드는군요.
다른 친구들은 그냥 나가 떨어지기 일수인데...

아침까지 거의 70 여수 씨알이 작아 만족은 그럭저럭 이지만 그런데.
그날 조황이 우리배가 제일 좋답니다.
하선하고 다시금 친구를 내려주고 잠한숨 안자고 냉큼 광주까지 올인 했습니다.

그날 하루를 쉬고 추석날 성묘만 잽싸게 다녀온후.
다시금 민물 낚시대를 챙겨서 다도댐으로 고고~~
의외로 가족 출조팀들이 많이들 몰려 왔습니다.
장박꾼이 다녀간곳에 자리를 펴고 일사분란하게 손을 움직입니다.
받침대를 펴고 떡밥을 비비고.
낚시대를 꺼내어 원투를 날려 봅니다.
시원하게 뻗으면 좋으련만 정투를 하기에 썩 많이는 안갑니다.ㅎㅎ
바람까지 무쟈게 불어 제껴 그물망같은 릴대를 조준하기 영 까다롭지만 .
열심히 릴대를 펴 나갑니다.
하나둘씩 올라오는 발갱이들 다 살려주고 40 급 정도만 남겨 둡니다.
새벽 1시경 드뎌 당기는힘이 제법 묵직한게 걸려 나옵니다.
혹시나 혹시나 베스가 아닌가 의심을 하면서도 잉어이기만 간절이 맘속으로.
기원합니다.
얼굴을 내민 놈은 기다리던 잉어 입니다.
뺨으로 대충 65~70은 되어 보입니다.
얼마만에 낚아보는 잉어인지...
마치 일주일전에 순산한 친구부인이 생각나 친구에게 전화해
가져가라 말했더니 그날아침 쏜살같이 나타나 먹을것 가득 같다주더니.
홀연히 사라집니다.
부슬부슬 내리는 다도댐에 혼자만이 덩그러니 남아서 낚시를 합니다.
이러쿵 저러쿵 시인이 되고프고 고뇌도 하고프고 밀려오는 잠을 떨쳐버리려 안간힘을
써봅니다. 저번주에 잡았던 자라를 이주에 오자마자 놓아 주었습니다.
냅다 튀는게 안믿겨 지는지 ㅋㅋ
맘이 왠지 한없이 여려져 가는것 같습니다.
아마도 살아온 날들보다 이젠 떠나야 하는 시간이 가까워 오나 봅니다.
혼자서 댐에 덩그러니 남아 하늘을 쳐다보며.
옛사랑을 불러 보기도 합니다.
성묘에서 못다한 어머님의 그리움으로 머릿속을 어지럽힙니다.
벌써 생을 마감한 친구들을 생각도 해보고 불쌍해 놓아준 10여 마리의 잉어 새끼도
생각해 봅니다.
내 생전 방생이라고 해본적 없는데 왠일인지 요즘은 이치에 맞지않게.
많이도 놓아 줍니다.
아마도 고향 친구들이 이모습을 봤다면 아마 니가 갈때가 된모양이다.
했을것 같군요.
고향 친구들 얼굴보다는 댐으로 향해버린 내마음에도 많은 변화가 오긴 했나 봅니다.
죽자사자 친구밖에 모르더니.
이제는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려 합니다.
뒷쪽 숲속의 음산함도 물속 깊은곳의 비밀을 감춘곳에 의문도 잊은체.
나만의 시간을 찾아 숨어들어온것에 왠지모를 희열을 느끼면서...
월요일밤 머리가 깨지는듯 아팟습니다.
화요일 일찍 약국을 찾아 두통약을 먹구서 한시름 놓았군요.
아마 잉어의 처참한 복수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ㅎㅎ
그래도 언젠가 로또보다 힘들다는 메타급 잉어를 낚을 그날까지..고고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