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이란 설레임과 기대감이 있어 더욱 더 간절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학수고대하여 참고, 인내하며...
그동안 많이도 간절한 탓에 저도 몰래 흐뭇한 웃음이 마냥 나옵니다.
그동안 몇번의 출조는 했지만 벙개 혹은 갑자기같은 준비없는 물 보기라 몇 %가 빠진 듯 해 빈손보다 더 진한 아쉬움과 미련이 남았던 같습니다.
휴가가 좋은건지, 출조를할수 있어서 좋은건지, 유행가 가사처럼 아뭏던 이래저래 좋았습니다.
습관처럼 집사람 눈치를 살피고, 봉사를 하고, 모든 뒷일걱정 없이 깔끔한 출조를 진행합니다.
장소는 그동안 탐색하고 지나던 길에 몇번 사전 답사한 충남 서산의 계곡형 저수지입니다.
물론 휴가기 때문에 가능한 출조 입니다. 일찍 도착했지만, 조급한 맘은 좀처럼
항상 꺾이질 않습니다.
장비 Setting을 마치고 나니 땀이 비오듯 합니다. 담배 한 모금을 가슴 깊이 삼킵니다.
모든 미련이 그리고 해탈에 도달한 듯 가뿐해집니다. 여분의 떡밥을 준비하고 다시 한 모금...
많은 생각이 들지만 잡념까지 여유이며 기쁨 입니다.
하고싶은 일을 하는게 가장 큰 행복이란 걸 다시 한 번 느끼며 어디선가 옅 들었던 맨트를 되새깁니다.
"소나기의 작가인 황순원도 낚시를 좋아했고, 헤밍웨이도, 모짜르트도 번뇌와 괴로움과 분노를 물가에 낚시를 드리우며 가슴으로 안았었고. 바다와 파도를 좋아하는 사람은 열정적이며, 강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가슴 깊은 곳에 온유함이 있다고 했습니다".
...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3시간만에 첫 입질이 들어옵니다.
1년만에 느껴 보는 전율이며 짜릿함입니다. 계곡지라서 힘도 좋습니다.
63cm입니다.
...

1시간 후 두 번째 입질입니다.
54Cm입니다.
이러면 안되는데 버릴 수 없는 Size에 대한 욕심이..
산림망에 담아 놓은 잉어님을 계속 열어 봅니다. 미안혀...
스카이님과 숭길님이 준비해준 여러 가지 채비와 떡밥등이...
매번 감사하지만 새삼스럽게 고마움을 느낌니다.
두분 항상 도움만 받아서 죄송합니다.
이 기쁨과 희열을 전하고 싶었지만 아직 일하시는데 흥분 할것같아 아니
믿지 않을 것 같아 간지러운 입을 참습니다.
...

멀리 석양이 보이며 어둠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이런 헤드램프를 잊고 왔습니다.
다행이도 손전등은 있으니... 매번 이렇습니다.
준비한 간단한 먹거리로 식사를 끝내고 함께 할 밤을 기다립니다.
그런데 갑자기 며칠전에 본 전설의 고향... 아! 죽겠네요...ㅋㅋㅋ
낯선 곳 홀로 맞이하는 밤 묘하네요...
11시 반경에 73cm입니다. 잉어낚시에 입문 후 최대어입니다.
미칠것 같습니다. 너무 좋습니다. 핸드폰으로 신나게 찍습니다.
그동안 참았던 감동을 스카이님, 숭길님께 연락 합니다.
그런데 스카이님이 시큰둥하게
네~,네~, 그래요, 좋겠습니다 대답합니다. 순간 기분 다운입니다.ㅋㅋㅋ
숭길님께 전화 합니다.
똑 같습니다. 지금 바쁘니 나중에 전화 한답니다.
뭐여~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사전에 두분께서 입맞춤을... 문디들...
...

새벽 3시경에 경보기 소리와 강한 입질이 들어옵니다. 난생 처음 들어보는 스플 풀리는 소리...
겁나네요...!
떨리네요...!
후들거리네요...!
당황스럽네요...!
그렇게도 간절한 소리였는데 막상 닥치고 보니 안절부절...
이럴 때 스카이님이나, 숭길님 있었으면...
확 달아난 잠결, 떨리는 손, 후들거리는 다리 대충 진정시키고
릴대를 하나, 둘, 뽑아서...
요이땅 해 봅니다.
묵직합니다. 그 다음부터는 모릅니다.
와! 맘데로 안되네요... RX 48대 살걸!
스플도 나름데로 조정해보는데 아직은 경험부족이라 어렵네요.
갑자기 쉽게 그냥 딸려 옵니다.
허무합니다.
하는 순간! 사정없이 쳐 박습니다. 어둠 속에서 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캄캄한 허공 속에 줄다리기 같습니다.
제압이 어렵네요. 입술에 침이 마릅니다.
스플을 조금 더 풀어 줍니다.
잉사님, 한가람님, 잉어아빠님, 겨울비님, 대박님, 청산유수님, 달빛님,
스카이님, 숭길님... 고수이십니다. 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칩니다.
옆으로 계속 차고 나갑니다. 스플을 넘 많이 줬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줄이 많이 풀려 나갔습니다.
모르겠다는 생각에 릴링을 시도해봅니다. 무직한게 60사이즈와는 다릅니다.
조금식 끌려오는 느낌...
다시 차고 나갑니다. 순간 꼼짝도 하질 않습니다. 걸린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하나...
선배님들이 알려준 이론 버티기로 해봅니다.
스풀을 조정하고 새벽 3시가 넘은 시간에 스카이님께 전화 합니다.
어쩌구 저쩌구...
스카이님 친절하고 깔끔하게 양자택일 알려 줍니다.
"버티기, 버리기" 30분 이상 기다리라고 합니다.
초릿대가 계속 움직이는 걸로 봐서는 폐 그물에 걸린 듯 합니다.
...

이제 자기 합리화에 빠져 운 좋으면 걸린 바늘만 터질 수 있다는 생각이...
쉼 호흡을 하고, 헤밍웨이의 소설속의 노인처럼 손에 수건을 감싸고 원줄 을 당김니다.
제발...
제발...
제발...
"툭" 후자입니다. 버리기 모드입니다.
스카이님 정확하게 전화 옵니다. 방생 했냐고...?
문디... 잠도 없어!
허무함에 담배한대 핍니다.
시간이 지나며 안정감에 기쁨도 밀려 옵니다.
오랜만에 잉어님 얼굴도 보고, 난생 당찬 줄다리기도 해보고...
기다렸던 휴가, 갈망했던 출조, 느끼고 싶었던 손맛 이 모두가 하루만에 이뤄진 행운이었습니다.
...

시간없어 준비못한 저에게 출조 어려움없이 도움주심 스카이님, 숭길님께
이자리를 비롯해 감사 드리며 첫 조행기를 마무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