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가까이 하기엔 너무 큰 잉어 2)

이글을 쓰는 지금은
하루가 채 지나지도 않았지만,
낚시를 다녀왔던 기억을 더듬다 보면,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만큼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들이었고 많은 일들이 있었다.
기억을 더듬어 조행기를 써본다.

조행기가 아주 길어서 두개로 나누었다.

////////////////////////////////////////////////////////////////////


사건의 발단은 달천강에서 내가 저지른 실수때문이었다.
아니 실수라기보다는, 어쩔수 없는 상황 때문이었다고 변명하고 싶다.
(대물을 코 앞에서 놓치고, 낚시대를 부러뜨리고, 건너편에서 유유히
잉어를 잡는 파란텐트 아저씨를 망원경으로 본 사건..)

그 일이 있은후 ..
내 머리 속 한쪽에는 알 수 없는 패배감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 때문일까?

잉어초보님이 상진대교에서 멋드러지게 잡아낸 잉어사진를 보면서,
마음 한구석에서 느껴지는 패배감에서 벗어날수 없었다.
축하를 보내는 내 마음의 한편에는 지난번 패배로 빼내지 못한
커다란 가시가 박혀있음을 느껴야 했다.

그래서 나는 재 도전을 결심하고,
준비에 들어가기로 맘 먹었다. (한다면 한다.) <== 밤에? ㅋㅋ

한편으로는 장비를 준비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잉어와의
전쟁이 벌어질 장소를 물색하고 있었다.

내가 선택한 장소는 칠성댐과, 덕천교(혹은 향산)..
그곳에 가면, 틀림없이 대물을 만날수 있으리라...

장소를 이렇게 선택한 이유는 대물 잉어를 잡은 기록을 찾아서
이 시기쯤 있음직한 장소를 물색하던중..
봄에 산란기까지 잉어가 상류로 이동하는데
대충 일주일에 20키로 미터 정도 상류로 가는 것으로
분석했기때문이다... (조은나라의기록과 잉어사랑의 기록이 도움이 됨)

그러다면,
상진대교를 지난 잉어는 덕천교나 향산에 도달했으리라는 추측과
칠성댐의 상류는 예로부터 대물이 있지만, 잘 잡히지 않는다는
기록을 접하면서 장소의 선택이 이미 맘속으로 정해져 있었다.

자 이제 전쟁의 시간이 다가온다...
이제 하루밤만 보내면..

낚시를 떠나려고 하는데 히보리님에게 전화가 온다.
대화도중.. 함께 낚시하자는 이야기가 오고가고..
나는 장소를 고민한다는 말을 전했고, 히보리님은
이쯤이면, 문막쯤 잉어가 붙을것이라고 말해주었다.

하지만,
난 문막을 가지 않기로 했다.
잉어를 잡는것이 목적이 아니라,.. 못잡더라도,
대물을 만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었다.
내일 같이 갈수 있을지 여부를 알려준다는 말을 주고 받고
전화통화를 마쳤다.

내일 출전할 장비를 챙기고, 갈곳의 지도를 머리속에 암기해본다.

언제나 그러하듯 출전 전날은 잠이 오지 않는다.

밤 잠을 못이루는 내게도 어김없이 아침은 찾아왔다.
그래서인지 몸이 무겁지만 나는 오늘 가야한다.

집사람의 배려덕에 나는 아침일찍 출발할수 있었다.
집사람에게 "여보 미안해 잘 갔다가 올께" 라는
말을 뒤로하고.. 나는 긴 여정을 떠났다.

유성 I.C에서 진입해서 증평으로 빠져서 34번 국도를 타고가다보면
우측에 괴산댐이 나온다. 이참에 이곳의 정보도 얻을겸
괴산댐을 들렀다.

괴산댐(칠성댐) 아래에는 붕어꾼들만 몇명 있었다.
나는 차를 몰아서 상류로 갔다.

'아.. 이래서 이곳이 대물이 나오는 장소구나' 라고 느낄만큼..
고기의 활성도도 좋았고, 경치도 좋았다.

하지만, 이곳보다 향산이 더 보고 싶었다.

다시 향산으로 출발..

가는 도중.. 충주 내사리, 공이교, 탄지리 등등.. 잉어가 있을만한 곳을
두루 살핀후.. 향산으로 향한다.

상진대교쯤에 왔을때 차에서 내려서 그들이 얼마나 잡았는지 궁금했다.
열흘쯤 낚시 하셨다는 부부내외는 강가에 막대기 10개를 꽂아놓고,
그곳에 잉어를 한마리씩 잡아서 매달아 놓았다. 모두 70다마 이상...

움.. 이곳이 고기가 많긴 많은 곳이군...

나는 차를 돌려서 상진대교를 빠져나와 상류로 향했다.
GPS와 노트북의 전자지도 도움으로 나는 내가 원하는 지점에
어렵지 않게 도착할수 있었다. ( 덕천교 )

차를 강가로 몰고 간다.
모두가 크고 작은 돌로 강바닥을 형성하고, 물살이 세게 흐른다.
근데..
가까이 가서 보니, 물이 깊지 않다.
망원경을 꺼내서 주변을 둘러보니..
멀리서 견지낚시를 하고 있다.
이런.. 망했다...

이런곳은 발갱이도 없을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차를 다시 몰아서 상류로 가는도중..물을 보는데..
계속 물이 없다.
게다가 그물을 가로로 넓게 쳐놔서 잉어가 더 이상의
상류로 올라갈수 없도록 해 놨다.

차를 하류로 돌려야 했다.
차를 세워놓고, 전자지도에서 반경 30키로에 있는 하류 포인트를 검색한다.
금성(중전), 청풍교, 상천리, 중방.....

움..
지리도 잘 모르고, 조과도 잘 모르는데..
어쩔까나.. 어딜 가야 하나...
한숨만 절로 나온다..

결국 나는 상진대교로 발길을 돌릴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있는 그곳보다.
훨씬 아래쪽으로 차를 몰았다.

이미 한분이 자리를 마련해서 낚시를 하고 계셨다.
스타렉스의 뒷문을 활짝 열어두고, 어디를 가셨는지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내가 보기엔 이곳이 좋은 장소인데..
왜 사람들은 저기 상류에서 낚시를 할까?

초보가 보는 포인트는 남다르다.

술잔에 비춰진 경치가 좋아야 하고,
강물의 폭이 넓어서 확 트인 느낌을 받아야 하고..
바닥은 마사토로 형성되어 있어서..
걸림이 없어야 한다.
또한 물살이 세게 흐르는것 보단,
적당히 흘러서( 센곳과 약한곳이 수평을 이루는곳)
떡밥이 이쁘게 풀어지는 곳이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주변에 사람이 없어서,
조용히 혼자 있을만한곳을 골라야 한다.

경치가 좋다. 물도 맑다...
그래, 이곳이라면 술한잔을 채워놓고 잉어를 기다릴만 하리라..

텐트를 치고, 짐을 내리고, 받침틀을 조립하고, ....
하지만.. 배가 너무 고프다.
그래서 라면부터 하나 끓이기 시작했다.

물이 끓는동안..
히보리님과 잉사님한테 전화를 한다.
이곳의 상황과 주변사람들의 조과 등등..

라면을 다 먹고나니 살것 같다.
지금이 오후 3시다.

잉어밥을 만들고 바람이 자기를 기다린다.
이곳의 분위기를 익히는데는 금강에서의 경험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
아마도 5시쯤 되면, 바람이 잠잠해 지리라..

그렇게 바람 자길 기다리면서 단양의 경치를 감상한다.

참으로 아름다운 비경이다. 이보다 더 좋은 잉어터가 있을까..?

한참을 그렇게 넋 놓고 강을 보고 있는데..
아저씨 한분이 오신다.

스타렉스의 주인공이다.
커피를 한잔 대접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이곳에 사신단다.. 그리고 잠깐 낚시대를 봐달란다.
(나중에 알았지만,..이분이 신사장님이다.
출퇴근하면서 잉어를 기다리는분.. 건축업을 하신단다.
일이 없으면 이곳에 출근하신단다.)

오후 5시쯤 나는 10개의 잉어밥을 릴에 달아 날려보낼수 있었다.

텐트로 돌아와서 소주를 꺼내서 잔에 채운다.
집에서 가져온 여러가지 반찬을 꺼내서 푸짐한 상을
차린후 혼자서 파티를 연다.

생삼겹살을 두근도 넘게 사왔지만,
이따가 히보리 님이랑 먹어야지 하고..
아껴두었다.

어둠의 장막이 하늘을 덮고,
고요와 정막감만이 강물과 함께 흐른다....

가끔씩 잉어가 물을 차는 소리가 들리고..
이름도 모르는 다양한 새들이 밤의 정적을 깨며
그들만의 언어로 울어댄다.

초생달은 강가에 비춰져 있고,
바람이 만들어낸 물살의 향연이 펼쳐진다.

이곳에 방문한 나를 환영하는가 보다..

나보다 상류에 자리한 사람들은 불을 켜고,
술을 마시며,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잉어를 많이 잡아서 파티를 하나? 아니면, 잉어를 쫒고 있나?
움..

나는 심심해서 받침틀이 있는곳으로 갔다.
(내 텐트에서 50미터 아래쪽이다. )

그런데.. 드랙이 풀리고 있었다.
그런데 경보기는 울리지 않고.. 움..
마빡랜턴을 비춰보니..
집게가 낚시줄을 감아서 드랙이 풀려도 계속.. 매달려만 있다.
이룬.. 어이가 없네.. 참..

낚시대를 펴들고.. 드랙을 살짝 조인후.. 감아본다.
움.. 달려있다. 잉어 특유의 힘이 느껴진다..
크다.. 커다란 놈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간다.

그런데..자꾸 줄만 풀린다.
게다가 가운데 낚시대라.. 내가 줄을 감으면.. 자꾸만 옆의 낚시줄도..
따라서 움직인다.

이거 안되겠는데.. 드랙을 잠그고.. 줄을 감으며.. 옆의 낚시줄과 엉키지 않게..
좌측으로 뺄려고 시도해본다.

낚시대를 숙이고 올리고 감고..
그렇게 몇번 반복 되는 순간 ...
잉어가 힘을 쓴다.

툭....

??

감아봐도.. 저항감이 없다.
아니..이거 말도 안되잖아... 그렇게 쉽게 터지나?
움.. 바늘이 도대체 어디 걸린거야? 입야 꼬리야?

어이가 없지만.. 미소를 지으며.. 허탈감을 덜어본다.
떡밥을 가지러 텐트로 올라온다..

궁시렁 궁시렁 거리며.. 잉어밥을 달고.. 다시 던진다.
5번의 잉어밥이 밤 하늘을 나른다...
(릴대 4대를 망친녀석... 나쁜넘...)

올라와서 다시.. 술한잔을 하면서... 히보리님을 기다린다.

근데.. 전화를 언제 오냐고 전화를 하니 못온단다..
아기가 아파서 영동으로 가야 한단다..
움.. 화나네.. 같이 먹을려고 밥이랑..고기랑..
잔뜩 가져왔는데..이걸 어째?..

그래 할수 없지.. 아기가 먼저지..
여기 걱정하지 말고.. 가서 아기를 보살피라고 말한뒤 전화를 끊는다.
다시 술한잔을 채우고.. 강가를 바라본다..

아까 그녀석..달천강의 그넘보단.. 작은넘이고..
금강의 잉어보단 큰넘이니까.. 대충.. 70정도 되겠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놓친넘을 머리속에 그녀본다.

그렇게 잠시잠깐 잠이 잠깐 들었다.


/////////////////////////////////////////////////////////////////////////


원래 10분 취침.. 50분 휴식(경계)이 내가 낚시할때 쓰는 작전이다...

근데.. 피곤해서인지..좀 오래 취침을 했다..

새벽 4시..
랜턴을 들고.. 낚시대를 살피러 간다...
이번에 새로 장만한 넘인데..누가 내껄 가져갈까 하는 염려도 된다.
그래서 잠을 편히 이루지 못했다... ㅋㅋ..

별일없고.. 줄도 팽팽하다..

다시 텐트로 돌아와서.. 추운 기운을 피하기 위해서..
이불을 덥는다...

그렇게 새벽을 맞이했고, 멀리서 해가 뜨려는지.. 동이 터 옴을 느낄수 있었다..
그때.. 맨 우측에서 두번째 낚시대가 인사를 하는것이 보인다..
경보기가 울리지 않는다.

움.. 이넘의 집게 끝까지 문제군..

아래로 달려가서 릴대를 펴서 들고.. 릴을 감는다..
먼가 저항하는 힘을 쓴다... 잉어인것 같은데..
크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잉어 아닌가? ... 잉어인가?...
어째뜬 별 무리 없이 릴을 감다보니..
잉어가 물가에서 배를 보인다.

틀채도 사용하지 않고, 줄을 살살 끌어서 잉어를 올렸다.
길이를 재려고 하니까 줄자가 없다...
손바닥을 펴고.. 한뼘 두뼘 세뼘...
움...

60정도 구만...

잉어를 어망에 넣고 왔는데..자꾸 발부둥 친다...
멀리 넣어주어야 하는데.. 잉어 넥타이를 매 본적이 없다..
움..

전에 달천강에서 잉사님이.. 선물로 주고간..잉어 넥타이를 꺼내서..
그때 알려준데로..입을 통해서 한쪽 아가미로만..통과한후..
잉어넥타이를 이쁘게 매어주고..
물에 풀어주었다...

아.. 이렇게 하는거구나...

잉어를 처리하고.. 텐트로 올라오는데..
추위과 배고픔과 졸음이 몰려온다.
이거 거지의 3대 요소다..
춥고, 배고프고.. 졸립고..

한가지씩 해결하자..
라면물을 올리고.. 보온병에서..커피물을 따라서 커피를 한잔 마신다.

멀리서 해가 산아래 걸쳐서 하늘을 밝히고 있다...

움..
정말 아름다운..경치다...
혼자 보기 아깝다.. 집사람과 아이들..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봐야 하는데...

사진을 남기기 위해서 카메라를 찾고..
기록을 남긴다...


라면으로 아침을 때우니.. 6시다..
저쪽에서 사람들이 몰려있다..

많이 잡았나? 하는 궁금증과.. 사람의 그리움을 해소하기 위해서..
그쪽으로 발을 향한다.

(옆의 스타렉스 아저씨는 낚시대를 봐달라고 하고..
간밤에 오지 않았다.. )


사람들이 있는 상류로 가서, 간밤의 조황을 물으니.. 꽝이란다..
나보고 잡았냐고 묻기에..작은거 한마리 했다고 말씀드렸다.

구사장님이 앉은 ..철교 아래까지..산책겸..갔다..
그리고 인사드리고.. 조사장님(조은나라) 덕분에..인터넷으로 사진 봤다고
설명드렸더니.. 찍지 말라고 그랬는데..자꾸 사진 찍었다면서..
궁시렁 거리신다..

게다가.. 조사장님 가시고.. 몇칠째 꽝이란다..
옆에 다른분이 계셨는데.. "갑오!" 라고 외치신다...
"잉어터에서 갑오하면 다 알지.. 갑오를 모르면..초짜야" 하신다.
구사장님의 성을..노름언어? 로 말씀하셨다.

많이 잡으시라고 인사를 드리고 내 자리로 왔다..

잉사님에게 이곳의 조과를 보고하고..
간밤에 큰 넘 한마리를 놓쳤다고 하니까.. 웃는다..
(안 믿는거야.. 아니면.. 놓친게 당연하다는거야? 웃음의 진의는 머지? *^^*)

스타렉스가 보인다.. 신사장님이다.
움..오셨군..

"많이 잡았어" 하신다..
"아니요.. 한마리요.."
"언제 잡았어"
"새벽 5시쯤요"

움...

신사장님은 잉어밥을 갈아주시더니..
내 낚시대좀 봐줘 라고 부탁 하시고 가신다.

낚시대를 지키고, 잉어가 물면.. 잉어도 잡고..
움..편한 낚시를 좋아하시는 분인것 같다..


나도 밥을 먹었으니.. 잉어도 밥을 줘야지..
잉어밥을 만들기 위해서 물을 끓인다.

잉어밥 10개를 다 날리고.. 시계를 보니..
오전 9시 30분쯤...

아이스박스를 열었더니..삼겹살이 보인다...
변할꺼 같다.. 코펠 그릇에 삼겹살을 담고..
소주 한병을 부었다..

부패를 막기 위한 나의 창의적 발상이다..

다시 커피 한잔을 하면서..
강물의 자태에 도취되어 본다...

행복하다...
공기좋고, 물 맑고, 새소리 듣기 좋고, 경치좋고.. 술맛난다..
삼겹살에 소주 한잔 추가..

알딸딸 하다.. 잠시 청했다..
오후4시..

저녁에 줄 잉어밥을 준비해야 한다.

나는 머리속으로 생각을 한다.
집어가 제대로 안되었고,..
물살이 세지 않고..
마사토이니까..
이곳의 잉어는 ......
.....
....

그래서 밥을 만들었다..
정성껏... 물을 끓이고..

잘 배합한후... 잉어밥을 만들었다.

잉어 밥을 달아서 날리기 위해서 받침틀 쪽으로 가려고 하는데..
자전거를 탄 아주머니가 오신다...
"아저씨.. 오늘 날씨도 비올거 같고 하니까..
아저씨 옆에 텐트좀..치고 자면 안될까요? "

"내 상관없어요.. 근데.. 저 위쪽 사람 많은 곳으로 가시지.."
"저 쪽은 사람이 많아서 싫고요.. 이곳이 조용해서..."
"그렇게 하세요.."


내가 잉어밥을 날리는중에도..
여러가지 질문을 하시며.. 멀리 던진다고 감탄을 연발 하신다..
('이거 멀리 던지는 것도 아닌데.. 잉사님이 던지는거 보면..기절하시겠구만.,')

잉어밥을 다 던지고.. 경보기를 세팅하는데..
갑자기 바람이 분다..
그리고 갑자기 비도 막 내린다...
(돌풍이라고 들어는 보셨는지)

상류쪽을 보니.. 텐트를 잡고.. 못 날아가게 힘쓰고 있다..

내 텐트를 보니까.. 차에 묶어둔.. 줄이 끊어지려고 하고 있다...

텐트쪽으로 달려가서..
텐트 지퍼를 모두 연다...
비는 텐트속으로 들어가서.. 이미 엉망이 되었고..
텐트는 바람의 힘때문에.. 부러지거나..날아갈꺼 같다..

텐트의 네방향 천을 모두 말았다.
공기의 저항을 없애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해본다...

안되겠다..

급하게 텐트 다리 6개를 모두 뺀다음..
텐트를 주저 앉히고.. 텐트 지붕위로.. 무거운 것들은 올려 놓는다..


아주머니에게는 차에 들어가 계시라고..말씀드리고..
나는 온몸으로 바람과 비와 싸우며..
급한 상황에 대처하려..
애써본다..

경보기 울어대고..
낚시대 넘어지고..
텐트는 찢어지려하고..
비는 모래와 흙은 텐트속으로 들이쳐..물이차고...
흙으로.. 모든 집기들은..엉망이 되고...

지옥이다..

바람과 비를 피해서.. 나도 차로 들어왔을때..
비맞은 생쥐의 모습이 되어있었다.

집사람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곳의 일기 상태를 알아보고 전화를 해다라고 말한후...
차 뒤에서 수건을 꺼내서.. 머리를 닦는다..

옆에 계신 아주머니는
아저씨 아니었으면.. 큰일날뻔 했다며,..고맙다고..했다..

집이 문경인데..
자전거를 타고..일주를 하시던 참에..
날이 어두워지고..비가 올꺼 같아서..
이리로 오셨단다..

비를 피하게 해달란다..

'58세의 연세에 자전거 일주라...
그것도 여자가.. 문경서 여기까지?'

미치것네..
이걸 어째?...
움..

밤새도록.. 차문을 열고 왔다 갔다 해야한다고...
잠을 못 주무실꺼라고 말씀 드렸지만..
괜찮다고 말씀하신다..

"그럼 차에서 주무세요.."

텐트는 흙과 빗물로.. 엉망이다.

한시간쯤 흘렀을까... 바람이 잠잠해 지기 시작했다.
비는 계속 내리지만.. 바람이 없으니..
텐트 속에서 밥을 먹을수 있을것 같다..

텐트 후라이만 겨우 치고서 바람을 막으면서..
집사람이 싸준 밥과.. 반찬.. 그리고 삼겹살..등등.
차리고.. 고기를 구워서 저녁을 때웠다..

밤인데.. 혼자 있을때는 편히 있을수 있었는데..
이분이 계시니까..어색하다..

그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티비를 켰다..
여긴 차량용 티비도 나온다..

연속극을 틀어드리고..
받침틀이 있는곳으로 가본다..

별일없다.. 하지만.. 비가 계속 내려서..
무선 경보기를 설치할 자신이 없다..

그래서 경보기의 발신기를 빼고..
밤새 왔다가 갔다가 하기로 했다..

결국 나는 한시간 마다 한번씩 받침틀쪽으로 가야했다..

비도 오는데..
땅도 질퍽 거리고..
야심한 밤중에..
대물 잉어가 먼지..
그렇게 궁시렁 거리며 , 또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

어쩌면 잉어를 잡는것보다.. 비가많이 와서 ..
이번에 장만한 낚시대가 떠내려갈것 같은.. 불안감도 있었기 때문이다..

경비를 서던중..

받침틀 근처에 왔을때..
드랙이 빠르게 풀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너무 빨리 풀어져서.. 드랙을 감다가 놓칠꺼 같다는 생각 들었다..
낚새대를 펼치고.. 드랙을 서서히 조이기 시작했다.
이때가 새벽 2시 30분쯤...

드랙을 풀던 잉어는 서서히 힘을 쓰지 않는 듯이 보였고..
나는 릴을 감기 시작했다..

근데.. 잘 안온다..
그뿐인가.. 오다가도.. 다시 치고 나간다...
나는 속으로 '차분하자'를 외치고 있었고..
서서히.. 릴링을 하려고 애섰다..

'이번에 놓치면 바보지..바보야.'

나는 잉어가 줄을 달라고 하면.. 얼마든지 줄수 있다는 생각으로..
무리해서 줄을 감지 않았다..

정말 큰넘이다..

하지만.. 자꾸 줄만 풀린다...
감아야 할 것 같다.. 안되겠다..

줄을 서서히 감으면서.. 어느정도 힘의 대치 국면을 맞이한다.
터지지 않을정도의 드랙으로 조절하면서..
잉어를 서서히 몰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잉어가 드랙을 풀고 나가면..
릴대와 두손을 머리 위로 들어서.. 어느정도 대물을
제압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공주에서 어르신이 알려준방법)

그렇게 20분쯤 흘렀다..
팔이 아프고.. 나도 지치려고 한다...

그래도 살살 감는다..
잉어가 30미터 전방까지 왔을때..
좌측의 릴대 3개가 동시에 같이 움직인다...

내가 릴링하는 릴대가 더 무거워졌다..
환장하겠다. 힘들어 죽겠는데...

그렇게 다시 5분을 .. 서서히..당기고 풀고..

??

근데.. 이상하다.. 갑자기..줄이 움직이지 않는다..
힘있게 당겨도.. 릴대가 부러질껏만 같고..
그렇게 한참을 있어도 움직이지 않는다..

이상하다..

릴대를 세우고..
같이 움직인 다른 릴대를 한개씩 닐을 감아 본다..

세대가 모두 한곳을 향하고 있었고..
세대 모두 더 이상 딸려나오지 않는다..

어딘가에 걸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세대의 드랙을 살짝 풀어놓고..
잉어가 걸림을 풀고 나오기를 기다렸다...
아니..
잉어가 달려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받침틀에 릴대 3대를 세워두고..
릴대의 끝만 주시했다...

그렇게 10분이 지나도 ... 릴대의 끝은 움직이지 않았다..
머야..
어떻게 된거지?

나는 차분히 생각하면서.. 결론을 내렸다..
아마도 이넘은 릴대 3대에 동시에 걸린것 같고..
릴링을 하던중 장애물에 걸린것 같다는....

그래서 내가 취할 바는...

줄 세개를 동시에 잡고.. 손으로 당기는 방법 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세 줄을 움켜 잡고.. 당기기 시작했다..
손이 잘라지는 아픔이 온다..

다시 소매로 손을 감싸고.. 줄을 감으며 당기기 시작했다...

툭.. 두개가 떨어져 나온다...

헉..

다시 한개를 당기니.. 그것마저..힘없이 떨어져 나온다...

이 허무함...

너무 약올랐고.. 화가났다...

옷은 비로 젓었고.. 피곤함이 몰려왔다..
너무 화가 나고.. 힘들었다..
힘이 다 빠졌다...궁시렁 거리면서.. 내 차로 왔다..

아주머니가 한말씀 하신다..
"고기 잡으셨어요?"
"아니요.. 큰넘인데..놓쳤어요. 아주 큰넘이었는데"

그렇게 씩씩 거리며.. 새벽을 맞이하였다..

추위도 추위 거니와.. 옷이 젖어서.. 느낌이 안좋다.
몸은 무겁고..

그래도 가봐야한다..(순찰을 돌아야 한다.)
멀리서 동이 뜨고 있다..

받침틀로 내려가는데..
릴대 하나에서 드랙이 풀렸다 안물렸다.. 하면서..
서서히.. 릴대가 인사를 한다.

걸렸군..
작은넘인가보다..
나는 릴대를 세우고... 다시 릴링을 한다..

잘 안 끌려 온다..
역시 또 크다.. 여긴 큰넘들만 사나? ㅋㅋ

간밤의 안좋은 기억을 되살려..너무 줄도 풀어주면 안되고..
줄을 팽팽하게 유지하면서 힘을 빼야 겠다고 생각했다..

낚시대를 머리 위로 들어가면서.. 뒤로 갔다가 앞으로 갔다가...
언덕 위로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 하면서..
잉어의 힘을 빼기 시작했다..

이넘은 금방 좌로 향하고.. 금방 우로 향하고..

대단한 넘이다...

드랙도..팍팍 풀고..
금방 멀리 차고 나간다..

다행인것은 지금은 날이 밝아서 마빡랜턴도 필요없고..
모든 상황을 보면서.. 느끼면서.. 잉어와 씨름을 할수있다는 것이다.

'이번엔 꼭 잡으리라..'

릴대를 들고 이리 저리 뛰기 시작하고..벌서기 시작한지.. 20분...
잉어가 물앞까지 왔다..
잉어의 꼬리가 물을 휘저을때면..
엄청난 물보라가 일으킨다.

대물은 대물이구나..

나는 뜰채를 잡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힘을빼서 항복을 받고 싶었다..

'내가 직접 들어가서..이넘을 들고 나오리라..'
'충분히 힘을 빼야지..'

서서히.. 줄을 당기면서..잉어를 물가로 인도한다.
다 왔다..

물가에 닿기 이제 3미터전 ..
2미터..
1미터..
정말 큰넘이다.. 대충 봐도 90은 훨씬 더되고..
숫넘이다..

??

툭..

헉..

잉어는 아주 천천히..유유히..물을 뒤집으면서..
앞으로 나가고 있었다..
나는 안돼! 라고 소리치며..
잉어쪽으로 달려갔다...

하지만..잉어는 나를 약올리기라도 하는듯이..
서서히.. 아주 천천히..
내 시야을 벗어나고 있었다..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너무 약오르고 화났다..
낚시대를 부러뜨리고 싶었고..
무엇이든지 다 부셔버리고 싶었다..

도대체 몇번째란 말인가..
정말 화난다...

미친놈처럼..소리 치고 싶었다..
욕이 저절로 나왔다.
어이가 없었고, 넋은 반쯤 나갔다..

차안에 들어와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씩씩 거리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너무한것같다..
진짜 화가난다...
내가 도대체 어떻게 해야 저넘을 잡는단 말인가..?

그렇게 아침을 맞이하였다..

옆에 계신 아주머니는 내가 불쌍했는지..
아니면 무서웠는지..
말도 못 붙이고... 불안해 하시는것 같았다..

그렇게 한시간쯤 흐르고..
나는 나 자신을 추스리기 시작했다..

'그래..내가 진거야..'

'내가 먼가를 잘 못한거야..'

'뜰채를 들고 물로 갔어야 했어..'

'너무 잉어를 물가로 몰았어..'

'내가 또 실수 한거야..'

쓰리고 아픈 맘을 위로하면서..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

나는 아픔을 잊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노래를 불렀다..

라면을 끓이고.. 밥을 차리고..
반찬을 준비하면서..
아주머니에게 아침을 대접해 드렸다..

아주머니는 하루 더 같이 있으면서
내가 낚시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내가 더욱더 친절히 배려해 드리고 싶었지만..
내 자신이 위로가 필요한 상태였고..
나 혼자 있고 싶어서였다..

그렇게 죄송하게 아주머니를 보냈다..

다시금 낚시대를 정비해야 했다..

좀전에 놓친넘은 낚시대 4개를 감아서 추 4개를 달고 다닌 넘이었다.
줄을 엉망으로 만들어서..
그 줄을 푸는대만 한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새벽에 놓친넘은 낚시대 3개의 줄을 모두 끊어놔서 ..
내게 멀쩡한 낚시대는 10개중 3개뿐이었다.

텐트는 엉망이고..
낚시대는 모두 정비가 필요한 상태이고..
몸은 몇칠째 잠못든 탓인지..힘들기만 했다...

모든것을 포기 하고 집으로 가고 싶은 맘이 간절했다.

이넘의 잉어가 머길래..
나를 이렇게 열받게 한단 말인가..

하지만..나는 나자신에..묻고 있었다..
포기할꺼야? 여기서 그만 둘꺼야?

아니지.. 안돼.. 여기서 멈출수는 없어...
다시 시작하자..

나는 다시금 집어제와 곡물의 양을 어제 저녁과 같이 배합하고.
밥을 만들어.. 릴대에 달아서 강을 향해서 던졌다...
속이 시원하다..

차로 돌아와서 음악을 크게 틀고 콧노래를 부르며
소주를 한잔 마신다.. 그래도 맘은 씁쓸하고 착찹하다.

어제 돌풍으로 다 젓은 의자에 정부미 자루를 깔고 앉아서..
아침 햇살이 주는 따스함과 물안개의 아름다움에 빠져있을쯤이었다..

아마도 잉어밥을 갈고 한 시간쯤 흐른것 같았다..

경보기가 운다..
처음으로 오작동 하지 않고..울리는 경보기의 소리..

급하게 달려갔다..

드랙을 힘있게..차고 간다..
방향이 어제 새벽 3대가 걸렸던.. 그 방향이다..
나는 릴대를 펴서 들고.. 좌측으로 40미터 정도..
걸어서 갔다..

이정도면 줄이 걸리지 않겠지..

나는 아주 서서히 릴링을 한다..
금방 차고 나가고..
힘없이 따라오고..

터질것 같다는 생각이 들쯤이면..
나는 릴대를 머리 위로 들어서 다시금 벌을 받아야 했다.

그렇게 15분...
다시..서서히.. 물가로.. 잉어가 나온다..

이번에는 놓치지 말아야지..
꼭 잡아야지...

근데..이넘은 힘이 빠진것 같다가도... 금방 드랙을차고 나가고..
또 딸려나오고..

무쟈게 힘들게 한다...

다시 물가에 3 미터..
2미터..
1미터..

??

아 악 ~~

괴물이다... 아니 뱀이다..
나도 모르게 소리가 나왔다..

잘 보니.. 가물치다..
이렇게 큰넘이 걸렸다니..

바늘 두개가 앞 지느러미에 걸려있다.
(나중에 알고보니 입에 걸린 바늘은 이녀석이 입으로 줄을 잘랐다)
힘없는 코웃음만 나왔다..

잉어를 기대했다가.. 맞은 가물치는 나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줄을 손으로 잡고.. 당기면서 .. 물로 살짝 들어가..
가물치를 땅을 향해 던졌다..( 79 쎈티)

하하하

내가 첨..으로 호탕하게 웃은 웃음소리다..

이넘이었구나..
간밤에 3대도 이넘의 짓이였구나..

움..

비로소..내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어쩌면...
커다란 넘을 걸기라도 하면..찾아오는 공포감에서..
이넘은 나를 해방시켜 준 넘이고..

내가 초보지만,.. 남들에게는 잡히지 않는
나만이 잡을수 있는 행운을 주는 고마운넘이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스쳐갔다.

어망에 넣고 물속으로 던졌는데..
죽을것 같다..

그래서 자루에 넣고 물속으로 멀리 던졌다..
(그래서 더 빨리 죽었다. 자루에 구멍을 안뚫어서 죽었다나 머라나. ㅠ..ㅠ)

내 자리로 돌아오는 나는 웃고 있었다.

불과 서너시간 만에 뒤바뀐 내 기분..
커피 한잔에 강을 쳐다보면서..
이생각 저생각을 해본다..

다시금..

벨소리가 울린다...
두번째 벨소리다..

받침틀을 향해서 뛰어갔다.. 드랙을 차고 가는데..별로 힘이 없다.
드랙을 조인후.. 낚시대를 펴고.. 살살.. 끄집어 낸다..
4분 정도 후에 나는 한마리를 추가했다. (69쎈티)

정말 이쁘게 생긴넘이다.

텐트 고정줄을 풀어서.. 잉어넥타이를 하고 물가에 묶어두었다.

내 경보기를 첨 울리넘은 가물치이고..
두번째 울린넘은 이넘이다.. ㅋㅋ

기쁘다..

여기 저기 전화를 해서 가물치 잡았다고 소문을 냈다.
그리고 저 위쪽의 조황이 궁금해서 상류쪽으로 올라갔다..

모두 초상집 분위기다..
몇칠째 안나온단다..

그렇게 이야기 하다가.. 리트리버님을 만났다.
아니 첨 만난것이 아니라... 내가 첨 이곳을 방문한 이틀전부터..
얼굴은 봤지만.. 서로 누구인지 몰라서.. 인사도 못나누고 있었다.

너무 반가웠다. 잉어나라 회우분을 이런곳에서 만나다니..
리트리버님은 가물치를 구경하러 내 자리로 왔다..
참 겸손하고,. 선한 사람인것 같다...
(리트리버님보다 애인이 구단양에서 잉어 들고 있는 모습이 더 기억에 남는다)

내가 잡은 가물치를 보고 놀란다..

혼자 있어서 찍지 못한 사진을 한컷 찍었다.
리트리버님도 내 탠트속에서 한컷..

오후가 되서.. 저녁을 준비하던차에..
여기 오신 모든 분들과 술한잔 하고 싶어졌다..
내일이면 나는 이곳을 떠나 집으로 가야한다.
그러기 전에 이곳의 사람들과 술한잔 하면서 마지막 밤을
즐기고 싶었다.

일단, 잉어밥을 갈아주었다..

집사람이 오뎅국 만들어 먹으라고 준비해준.. 반찬과..
남은 소주 3병.. 그리고 꽁치캔 1개와 오이, 고추장 등등...
이것들로 상을 차리고..

여러분들을 불러모았다..
리트리버님이 소주 두병을 더 가지고 왔고..
모두 5병을 6명이서 나눠 마셨다..

모두 오뎅국이 맛있다고.. 인사해주셨고..
잉어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그중..
리트리버님과 같이 낚시온 이순신님은..
나의 떡밥에 관심이 많아 보였다..

그렇게 저녁이 되고 모두 헤어졌다..

내 차로 와서 커피를 한잔 마시고..
밤의 경치를 구경하는데...
또 벨이 울린다..ㅋㅋ

이젠 알아서 잘 울린다..
(집게를 집는 방법을 바꿨기 때문이다.)

다시 릴닝.. 4분쯤..?
잉어가 한마리 눈앞에 보인다.. 뜰채 없이... 줄은 잡고.. 수건으로..
(65쎈티)
잉어 넥타이가 없어서.. 리트리버님한테..빌리러 간다.


기분이 좋다.
어쩌면 이느낌은 비가 개인후의 맑은 하늘처럼..
세번의 실패후에 오는 세번의 성공이 가져다 주는
행복이리라..

청산님과 잉사님은 큰고기는 다 놓치고..
작은 고기만 잡는다고 놀리지만..

그건 초보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하면서..
나를 자위하는 기쁨을 갖는다.

나는 밤새 잠을 잘수가 없었다.
눈치, 강준치,.. 등등.. 4번의 입질이 더 있었다..


//////////////////////////////////////////////////////////////


이제 집으로 가는날의 새벽이다..
집사람과 아이들이 보고 싶고..
목소리도 듣고 싶다.

아침이 되었을때.. 조과도 알아볼겸
안부인사도 할겸 위로 갔다.. 조과는 모두 꽝이었다.

나도 아침에는 입질을 받지 못했다.
아니 밥을 안갈아 주었다..
더이상 잡혀도 가져갈수 없기 때문이다.
물려도 놔줘야 할판이다..

리트리버님과 이순신님은 나의 떡밥에 관심이 많아서인지..
떡밥을 얻고자 했다..
나는 쓰고 남은것에.. 여분으로 준비해간것을 잘 배합해서 주고는..
밥을 뭉치는 방법과..꼭 뜨거운 물을 사용할것..
그리고..성분의 비율등을 가르쳐 주었다..
또한 반찬 남은것과 라면, 김등을 드렸다.


(그 때문일까? 리트리버님은 내가 돌아오기 30분전에 한마리 잡으셨다.)
원래 청산님과 잉사님이 내 자리에서 계속 할려고 했는데..
잉사님은 집안일로 올수 없다고 했다.
또한, 청산유수님과는 10번의 통화를 한후 만날수 있었다.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서.. 청산님과 많은 이야기를 할수 없었다.
나는 청산님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포인트의 위치등을 알려주고.. 자리를 떴다..

집으로 돌아오는 나는 패배감보다는
성취감을 더 느낄수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얻어왔다.
성취감은 아직 내겐 먼 이야기 인것같다.

(지금이 5월 14일 오후 3시인데.. 모두 꽝을 쳤지만.. 리트리버님은 발갱이를
이순신님은 70다마를 한마리씩 올리셨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