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낚시는 꽝과의 싸움? 아님 동반자인가?
이번주까지 3주연속 꽝의 행진이다.
특히나 저저번주는 월차까지 쓰고 3박4일동안 쪼았는데 8치 한마리가 전부였다.
이번주까지 합하면 도합 7박의 낚시를 했건만 꽈꽈광…
뭐 한두번 꽝한 것도 아니고 20여일 꽝치는건 눈도 깜짝안하지만 요즘 날이 따뜻해져서
객꾼들이 많아져서인지 이웃들복이 아니올시다였다.
사실 낚시터에서 어제오늘 본일도 아니지만 얼마전 마룡지에서 본 꾼들은 정말 예상을
벗어난 경우였다. 괜히 언급했다가 타 싸이트 비방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정말 열받는다.
첫째날 아무도 없는 저수지에서 보름달을 벗삼아 즐거운 꽝(?)을 하고 다음날을 맞아
열심히 낚수준비를 하고있는데 우루루 5,6명의 꾼들이 갑자기 들어온다.
내가 앉은 골이 그리 크지 않은 관계로 금세 양어장 분위기가 되고 오늘밤이 걱정되었다.
그런데 넌지시 물어보니 모 낚시사이트의 회원들이시고 그중 한분은 싸이트 회장님이
시란다. 속으로 그래도 좀 안심이됬다. 좋은사람들 하고 정겨운 낚시하면되지 하며
위안을 삼았었다.
그런데 이 회장님이 문제일줄 누가 알았으랴. 내가 먼저 자리한 좁은 부들밭에 두명이나
끼어 앉으면서도 아무런 양해의 말씀이 없으실때부터 매너가 의심스러워지고 불안하다가
다대편성을 하길래 대물낚시 인가보다 하며 한편으로 또 안심했더니 이론, 마릿수 낚시다.
생각해보시길, 밤낚시에, 빽빽한 수초밭에서, 가까이 붙어서, 스윙으로, 다대편성에
결정적으로 마릿수 낚시다.
초저녁부터 수초에 바늘걸려서 털어대는대 터는 방식도 얼마나 소리내고 요란떨며
터는지 연구라도 했나보다. 게다가 자리잡을때부터 떠들기 시작하는데 싸이트 자랑
자기자랑(아이디가 ?박사인 이유가 자기가 인생박사이기 때문이란다) 밤새도록 떠든다.
게다가 이 옆기적인 마릿수 낚시에 3치짜리 붕어가 심심치 않게 올라올때마다 저수지가
떠나가게 사자후(?)를 질러댄다는 거였다. 골을 양어장처럼 메우고 있는 전 회원들에게
"여기 붕어잡은사람 있어, 나말고 붕어잡은사람 있냐구, 응 붕어잡은사람 있어~~~"
그리고 나선 3치짜리 포획물을 찍는다고 야밤에 후레쉬가 번쩍거린다.
전날 꽝은 쳤지만 대물로 추정되는 입질을 졸다가 헛챔질하였기에 무척 기대를 했지만
스트레스가 목까지 올라온다. 오래 살려면 기냥 자야겠다고 마음을 다잡고 잤자.
새벽엔 지쳐서 자겠지. 왠걸 새벽에도 동이터오고 나서까지 떠든다.
제기럴 그게 시작이었다. 이후 사창지, 고남지에서 각종 모닥불쇼, 주정뱅이 행패쇼등등
낚시 다니면서 입질한번 못보고, 날씨가 않좋아서 고생하는 건 익숙해졌고 나름대로
악조건을 즐기기도 하면서 낚시하지만, 주변에 쓰레기 버리고 떠드는 사람들에게는
아직도 적응이 안된다.

이번주는 실로 오랜만에 정들은 석모도로 향하였다.
마침비가 내리는 중이라서 사람도 없을테고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오랜만에 혼자서 조용한 밤을 보낼 수 있겠구나 하고, 결과적으론 밤새도록 심한 바람에
찌보기가 힘들었지만 즐거운 시간이었고 오랜만에 발갱이 손맛도 찐하게 봤다.
5칸대로 50정도되는 넘을 걸었는데 손맛이 짱짱했다.

다음날이 어버이날인 관계로 집에가야하는데 자꾸만 하리가 궁금해진다.
에이 관리인도 바뀌었대는데 구경만 하고가자하고 오랫만에 하리로 향한다.
가보니 생각보다 물이 많이 빠졌다. 상류에 물빠졌을때 지형지물 사진이나 찍어두려고
갔더니 반가운 얼굴들이 반긴다. 오랜만이라고 인사드리고 가려고 했더니 가긴 어딜가냐고
낚시하고 가라고 잡는다. 갈등, 갈등
무엇보다도 하리를 보면 항상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눈을 질끈감고 하루 더하기로 했다. 비온후 화창한 날씨에 기대감도 부풀어 오르고…
그런데 꽝.
물을 무지하게 뺀다. 45mm 가까운 비가 왔고 수로에 물도 가득한데 밤새도록 물을뺀다.
게다가 밤새 무지하게 추웠다. 날이 밝아서도 추위가 가시질 않는다.
하리야 항상 고기욕심보단, 도를 닦는 마음으로 편하게 오기에 꽝을 쳤지만 아주 즐거웠다.
역시 하리는 언제와도 마음에 든다. 매년 그렇지만 이제부터 가을까진 하리다.
올해는 4짜한수 할 수 있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