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간 꽝친 조행기를 간략히 올려봅니다.
아..기억을 더듬어 쓰는 이순간에도 눈물이 그만...ㅠㅠ
꽝....꽝....꽝....제 조행기엔 포탄 소리만이 아득히...

1. 송전지 남산집 앞 - 총 2회 출조, 모두 꽝,...ㅠㅠ
루어대에 던져놓은 지렁이에 블루길만 수십마리...ㅠㅠ
옆에 계신 조사님이 새로 장만한 수퍼캐스터를 시험하신다고 하셔서
저 역시 단지 옆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개시 투척의 영광을...!!
헉,,,제게 이런 원투실력이? 원투하고 담배 한대 피우고 나니 비로소
떡밥이 입수할 정도로 멀리~~~오래오래~~~ 날아가네요...ㅎㅎㅎ
장비의 중요성 새삼 실감하며 허접한 제 장비에 대한 연민이 동시에 생기던
하루였습니다. 이번 기회에 하나 있는 파워캐스터( 수퍼캐스터도 아닌..ㅎㅎ)
톱가이드를 바꿔볼 생각입니다.
또 한 번 송전지 출조를 하긴 해야겠는데...핑계가 마땅히 안 떠오릅니다.
조시스레 아내에게 말해봅니다.

" 자기야, 우리 주말에 백숙 먹으러 갈까? "
" 어디로? "
" 용인에 남산집이라고 있는데 거기 백숙 잘한다던데? "
" 거기 낚시터지? "
" 아니? 몰라...설마 백숙파는 곳이 낚시터 옆일라구..주말에 한 번 가자.."
" 그래..."
조용히 트렁크에서 빼놓은 장비 몇개를 들고 주차장으로 내려가 미리
준비를 해봅니다.


2. 벼르고 벼르다 찾아간 동이리...갔더니 물이 너무 많이 불어
그 길로 차를 돌려 마장지로!
마장지 도착..입구에 붙은 터다란 안내문구 - 앞으로 낚시금지!
하...하...하...허탈하다 못해 쓴 웃음만 나옵니다.
오늘은 그냥 집으로 가라는 신호인줄 알고 집으로 갑니다.
와이프 왈...
" 오늘 야근이라며..."
"응...일이 일찍 끝났어..다행히...ㅠㅠ...밥 있어?..."
" 무슨 회사가 여태까지 밥도 안먹이고 일을 시키니? "
" 그러게...ㅠㅠ"
" 참, 코펠은 잘 빌려줬어?"
" 응? "
" 아침에 들고간 코펠, 직원이 빌려달라고 했다며..."
" 아..응...고맙데..."
" ....--* "
" ㅠㅠ...김치가 시다 ..."


3. 광주 출장길에 들른 입암저수지...ㅎㅎㅎ 역시 꽝.
하지만 그 지역에 있는 이름모를 백반집의 맛은 최고였습니다.
백반에 간장게장이 풍성하게 나오는 곳은 아마 그집뿐이지 않을런지요..
가격은 4,000원 밥 추가해도 돈 받지 않는 너무나 너무나 맛있는집!
꽝친 서러움이 한번에 날아가는 순간이었습니다.
현지 조사님의 말께 여쭤봅니다.
" 여기 잉어 잘나와요? "
" 그럼요...던지면 물어...!"
" 하하..씨알은 커요? "
" 그럼, 어른 팔뚝만해... "
하하..하하..어른 팔뚝이라...이거 작은거 아닌가? ㅠㅠ
입암저수지 역시 주차하고 바로 던질 수 있는 자리가 하나 있어
다음 기회에 또 들러볼 계획을 세웁니다.


4. 2번 째 광주 출장길에 들른 장성댐, 모터보트 타는 곳에서 조금 내려와
버스정류장 아래 자리잡고 느긋하게 기다렸지만...꽝...
포인트를 찾기 위해 한번 둘러보았는데 뭔가 음산한 분위기도 있고 분명
대물이 있을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어느 분이 알려주신 쌍무덤 포인트로 갈 것 그랬나 봅니다.
괜히 찝찝해서 편한 자리만 찾다가 결국 꽝이라는 업보로 돌아온거겠지요.
하지만 다시 한 번 출조해보고 싶은 곳입니다.
사인은 모르겠지만 부패해서 둥둥 떠다니던 석자는 족히 되보이는 잉어의
주검이 눈에 아른거립니다.

5. 처가집 근처 보령 청라저수지에서 투척...꽝.
이곳역시 뭔가 살고있을 분위기인데 왜 이렇게 잠잠한건지...
도제체 뭐가 문제인지...ㅠㅠ
혹시나 하는 생각에 떡밥에 산지렁이를 산채로 넣고 만들어봅니다.
마치 찐빵의 앙꼬처럼 퍼진 떡밥새로 꼬물꼬물 한마리의 지렁이가
기어나온다면 크게 재미있을 것 없을 것 같은 물 속 생활하는 녀석들에게
잔잔한 재미를 주지는 않을지
이러한 정성이 갸륵해서 한 번 물어주지 않을지...
문득...뭉치는 과정에서 압사당한것은 아닌지 1초간 묵념하고 투척!
그리고 서너시간이 흐르고...
빨리 돌아와 저녁먹으라는 장모님의 전화에 주섬주섬 장비를 챙깁니다.


6. 닭도리탕이나 먹을 겸해서 파주 애룡저수지로 향함. 닭도리탕만 먹기
뭐해서...몰래 릴 두대 편성...대낚 1대 편성...꽝...ㅠㅠ
대낚에서는 밤 8시쯤 붕어 한마리...
그나마 다행인 것은 관리인이 돈받으러 안왔다는 겁니다.
그리고 릴낚시 금지인곳에서는 앞으로는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슴도 조마조마하고 미안하고..^^;
멀리서 뛰어노는 잉어들의 다이빙 소리가 심장을 울립니다.
" 여보, 차에 밧데리 있나? "


7. 대전 출장가는길에 들른 노산리...
릴 5대 편성 누치만 네마리, 양말 한족...여튼 모든 바늘에
뭐가 하나씩은 달려나왔습니다. 하지만 잉어는 역시 소원하고...
그래도 이곳에서 75짜리를 잡았었는데...
그 이후로 왜 노산리 지신, 수신은 나에게 잉어를 허락하지 않으신건지...
무심한 물안개만이 피어오릅니다.



왜! 꽝일까 고민을 했습니다.
답은 하나였습니다. 잉어는 기다려야 나온다는 진리를
잊고 있었던거죠...
위 출조의 평균 시간은 5시간...^^;
내친김에 들른 낚시라 여유롭게 할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잉사떡밥에 적힌 안내문구...
" 최소한 3시간이 지나야 입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전 3시간만 지나면 입질이 오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짬짬히 3시간 정도의 여유만 있어도 출조를 감했했던 것이었죠...
하하하...흑흑흑...

하지만 바쁜 일상 잠깐의 짬이라도 나면 금빛 눈부심 가득한 저 물 위로
호쾌한 장타를...아니..단타를...ㅠㅠ...날릴 수 있는 취미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아니 기쁘지 아니한가 하고 위안을 삼아봅니다.

첫눈이 오기전에 잉어얼굴 한 번 볼 수 있게 되겠죠?
그 소박하면서도 거창한 꿈을 이번 주말에 꿔볼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