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처럼 휴가철을 맞아 휴가겸 낚시를 계획합니다.
기상대 주중예보론 금욜날 비가 오고 토욜, 일욜은 무더위가 온다하여
비를 피해 목욜로 출조계획을 잡았습니다.
목욜 오후 1시반 출발하니 북부간선로, 중부, 영동고속도로가 휴가철로
이미 만원입니다.

현장에 도착하니 6시가 넘었고 4시쯤 도착하여 해지기전 장비 셋팅을
마치려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 갔습니다.
부지런히 보트 바람 넣고 건너편으로 도착해 텐트 먼저 치고
장비셋팅을 하고 저녁준비를 하니 밤 11시가 넘었습니다.
저녁밥 먹고 릴대를 한번 둘러보고 온통 젖은 옷을 벗어 버리고
물속에 들어 가니 물이 따끈합니다.
이건 아닌데...ㅠㅠ
좌우간 그동안 물이 따뜻하게 느껴질때는 잉어를 잡아본 기억이
없습니다.ㅠㅠ
업치락 뒤치락 하다 날이 훤히 밝아올 무렵 밖으로 나오니 새벽안개가 자욱하고
주변 풍광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의자에 앉아 커피 한잔을 손에 들고 담배를 한대 태우니 세상에
이보다 더 좋은건 없는 것 같습니다.ㅋㅋ
새벽 입질을 기대햇지만 릴대는 잠잠 무소식이고 릴대에 매달린 거미줄에
맺힌 이슬만 아침 햇살에 반짝입니다.
8시쯤 떡밥을 갈고 다시 오전 입질, 오후입질을 기다립니다.ㅠㅠ
그간 간간히 131번을 돌려 기상을 체크합니다.
20~40mm 오다던 비가 40~80mm로 두시간만에 배로 늘어 납니다.
4시경 출발했다는 잉어아빠님께 전화가 옵니다.
가급적 이곳으로 오지 말 것을 권합니다.
사실 단청교 부근은 비가 오면 진흙탕 지옥으로 변하거든요...ㅋㅋ
신리로 방향을 전환한 잉어아빠님께 다시 전화가 옵니다.
'신리는 사람이 꽉차서 낚시할 자리가 읍써요...ㅠㅠ'
'....그럼..... 여기서 같이 죽읍시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곳은 해가 비추다 구름만 낄뿐 비가 별로 오질 안앗습니다.
잉어아빠님이 도착하여 부지런히 텐트치고 저녁식사를 하고 잉어아빠님은
장어를 노린다고 지렁이 채비를 한틀 투척합니다.
어둠속에서도 풍덩풍덩 떡밥을 던지던 아빠님이 경보기를 설치합니다.
전날 잠을 못자 넘 피곤하여 누워 잇는데 줄을 자기 텐트가 아닌
내 텐트 옆으로 끌고 옵니다.
'왜 경보기를 사람 놀래게 내 귀 옆에다 설치를 해요?'
'아녜요. 방향을 내 텐트쪽으로 돌려 놨스니 시끄럽지 안을꺼에요.'
'밤에 경보기 울려도 나와 보지도 안으면서...ㅠㅠ'
'헤헤~ 누치니까 그렇죠.'

차를 타고 가는데 건널목 앞에서 신호가 갑자기 바뀝니다.
에라 모르겠다 하고 그냥 달립니다.
갑자기 골목길에서 경찰차가 뛰어 나옵니다.
우웽~ 우웽~ 우엥~ 우웽~~
가슴이 철렁합니다.
아~씨바~~ 졸라 놀렌네~~...ㅠㅠ

'아 즘 나와봐요!! 입질와써요!!'
'...........................'
'아 즘 나와 보라니까!....ㅠㅠ'
'장어에요?'
장어는 무슨 얼어죽을.....ㅠㅠ
빠가사리 한마리가 넬름넬름 끌려나옵니다.
'낼 메운탕 끓이게 잘 놔 두세요.'
' 아라써요....ㅠㅠ'

넘 피곤하여 늦잠을 자고 일어나니 새벽에 나온 아빠님은 빠가사리를
한마리 더잡아 매운탕을 끓여 놓았습니다.
아침식사를 하며 기상체크를 하니 이젠 60~120mm가 일욜 오전까지 온답니다.
잉어입질도 없고 아무래도 불안합니다.ㅠㅠ
식사를 마치고 철수를 하기로 결정을 합니다.
다행히 짐을 걷는동안 빗방울은 떨어지질 안습니다.
와중에 여기저기서 비가 많이 온다고 연락이 와서 철수하는 손길을
더욱 바쁘게 합니다.

12시경 보트로 짐을 다 나르고 차에 싣기 시작합니다.
먼저 차에 실은 아빠님이 차를 위쪽으로 옮깁니다.
서서히 한두방울 떨어지던 빗방울이 잦아 들기 시작합니다.
마지막으로 젖은 보틀를 실을때쯤엔 제법 빗방울이 굵어집니다.
기어를 4륜 low에 놓고 서서히 출발을 합니다.
언덕길을 반쯤 올라갔을 차가....엥?...제자립니다.....ㅠㅠ
이때부터 고행의 시작입니다.
짐을 싣느라 물가까지 내려왔더니 물먹은 진흙길을 못 빠져나오네요.ㅠㅠ
삽으로 땅을 파고, 돌을 채우고...이때까지만 해도 조금의 여유가 있었습니다.
하이카 써비스로 네카차와 연락이 되었습니다.
'네카차도 빠지니 윈치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윈치는 없고 갤로퍼를 가져 가겠습니다.'
'윈치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ㅠㅠ'
네카차 기사가 갤로퍼를 몰고 왔습니다.
차에 다가 오기도전 몇번 빠지고 미끄러 지고...
결국 갤로퍼도 두손을 듭니다. 두손 드는건 좋은데 이젠 갤로퍼까지
꺼내야 할판입니다.ㅠㅠ
빗방울은 굵어지고 런닝에 반바지 차림으로 그 비를 다 맞으니
한여름에도 추위가 엄습합니다.
아빠님차로 동네로 나가 트랙터를 수배해 보기로 합니다.
차에 타니 에어컨이 시원하게 돌아갑니다.
온몸이 눈으로 보기에도 덜덜 떨립니다.
'춥지 안아요? 에어컨좀 끄죠.ㅠㅠ'
'추워요??'
'...아 씨바 덜덜 떠는게 눈으로 안보여요?...'
눈앞에 보이는 첫동네로 들어갑니다.
장대비는 앞을 가리고 마침 집앞에 나와 계신분이 계셔서 얼른 차에서
내려 물어봅니다.
'아다띠 혹띠 트랙터 다딘딥...?'
턱이 떨려 말도 잘 안나옵니다...ㅠㅠ
가르쳐 준집으로 달려 갑니다.
고장났답니다....ㅠㅠ
' 혹띠 다든딥?...ㅠㅠ'
고명리로 가보랍니다.
빗줄기는 더 굵어지고 아스팔트 곳곳엔 물이 넘쳐 흐릅니다.

'게데요? 게데요?'
'엄마야~~!!'
아주머니가 나오시다 제 몰골을 보고 놀라 비명을 지릅니다.
'저 엄마 아니구요ㅠㅠ...트랙터 즘...ㅠㅠ'
사람이 없답니다....ㅠㅠ
수산리로 나가 보랍니다.

아무래도 돈이 모자랄 것 같아 수산리에서 돈부터 찾습니다.
빗줄기는 더욱 굵어지고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니 자꾸 물에
잠기는 제차의 처참한 모습이 떠오릅니다.
이제 얼마를 달래도 차만 빼준다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와중에 물레방아님한테 전화가 왔답니다.
충주호 관리소로 전화를 해서 수문을 열라 하겠답니다.
에고~ 쌈닭님이 별걸 다 유행시켰습니다...ㅋㅋ

농기구 수리센타로 가서 트랙터를 수배해 봅니다.
여기저기 전화를 해보는데 별로 호응이 없습니다.
아빠님이 두툼한 외투를 갖다 주며 담배를 한대 붙여줍니다.
이럴땐 가끔 쓸만합니다.ㅋㅋ
옆에 계신 분이 포크레인을 추천 합니다.
갑자기 하늘에서 밝은 빛이 번쩍합니다.
'눼~ 그걸로 해 주세효~~.^^'
포크레인이 10분후에 도착한답니다.
그간의 긴장감이 풀어지니 온몸의 맥이 다 빠지는듯 합니다.
동네 다방에서 커피를 시켜 한잔씩 돌립니다.
몸도 따뜻해지고, 긴장이 풀리니 이젠 눞고 싶습니다.ㅋㅋ

포크레인이 도착하여 갤로퍼부터 작업하는 동안 젖은 옷을 갈아 입었습니다.
차안에 우의도 있고 갈아 입을 옷도 숱한데 개처럼 떨어야 했던
이유를 모르겠습니다.ㅋㅋ
참 포크레인이 좋기는 좋습니다.
힘이 달리거나 조금 미끄러진다 싶으면 삽으로 땅을 찍고 그 당기는 힘으로
끌어냅니다.
아스팔트 위까지 오르니 비는 언젠가 그랬나 싶게 그치고, 제 옷차림도
단정해졌습니다.ㅋㅋ
10만원이라는 비용에 담배값 하라며 3만원을 더 얹어 드립니다.
30만원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불과 한시간 전인데...ㅋㅋ

돌아 오는 길에 물레방아님한테 전화가 옵니다.
'잘 나오셨어요? 담주엔 어디 가세요?'
'글쎄~... 날씨를 봐야겟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