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휴가를 내고 낚시갈 궁리를 합니다.
참 오랜만에 낚시짐을 싸는 느낌이네요.
어디로 가야할가?
아는덴 많지 않고 어디 잘 나온다는데도 없는것 같읍니다.
꾼이 잘 나온다는 이야기 듣고 가면 좀 존심 상하죠 그죠?

섬으로 가볼까?
섬 낚시터는 넘 황량하고 붕어 채색이 별로라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았는데…
자꾸만 그리워 지는 것이 어쩌면 한적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섬도 잘 아는데 없고.
궁리끝에 코치에게 한수지도 받아 고창권을 생각하게 됨니다.
대물낚시 고수분 두분이 그기서 기다리고 있다는데…막상 출발 하려 하니 오지 말람니다.
붕어 입질도 못봤다나 뭐라나…하하하
우리가 언제 입질 보고 다닌것도 아니지만 그 소릴 들으니 속물 근성이 살아나
가고 싶지 않네요^^

강원도 쪽으로 길을 잡고보니 갑자기 잉어 생각도 남니다.
잉어파이팅도 그립지만 따사한 가을했살에 전을 벌려놓고 한가하게 기다리며 밥해먹고
하는것도 잉어낚시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입니다.
그리고 밤에 잠도 편하게 야전침대에서 잘수 있죠.
철수길 가뿐하죠.
뭐 장점 많습니다
많은 낚시짐에 잉어짐까지 추가하고 보니 고물떵차가 가득 차네요.
어디서 일박만 붕어 기다려 보고 소양댐 어느곳에서 2박정도 잉어 기다려 보려 합니다.

물어 물어 도착한 작은 소류지에는 극과 극의 분위기를 보여 줍니다.
여기서 극과 극이란
잉어 댐낚시의 광활함과 소류지의 아담함의 느낌입니다.
9대를 널고 고객을 기다릴 준비를 끝냈습니다.
그리고 늦은 점심을 한가하게 혼자서 준비해 먹습니다.
일단 고기는 오래 보관이 불가함으로 먼저 해치우고^^
소주 한병도 순식간에 나팔을 불어 댐니다.
작은 취기가 주변 분위기와 어우러져 온세상을 가진듯 합니다.
이윽고 밤이 찿아오고 남들이 하는것처럼 캐미를 끼워봄니다.
캐미불은 참으로 아름답슴니다.
최초 한 세시간 정도만 그렇습니다.
밝은 캐미불이 상승하는 황홀함은 섹스에서의 오르가즘 그것에 비할것이 아님니다.
그래서 달비치는 케미를 가능한 하룻밤에 두번 정도 갈아줌니다.
보이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 황홀한 기분을 잊지 못해서입니다.
7시 반쯤 완전한 어둠이 작은 소류지에 찿아오고 캐미 불빛은 밤하늘의 별처럼 떠 있습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닌데 케미라이트의 불빛 배치가 북두칠성을 그리고 있습니다.
오늘 달빛사냥은 확실하게 해 두었기에 고객만 맞이할 일만 남았습니다

회사에서의 복잡한 인간사 다 잊어 버림니다.
소득 2만달러를 향해가는 우리나라가 어쩐일인지 점점 살기가 나아지질 않습니다.
예전보다 더 어려워졌다고들 합니다.
물론 저도 예외가 아님니다.
달비치가 회원으로 있는 다른 동호회 회원들도 IMF때보다 더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회원중 90% 가량이 예전 직장을 자의반 타의반으로 관두고 새로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생활이라 해도 예전 직장보다 더 좋으면 뭐 상관 없지만 그렇지 않아 가슴 아픔니다.
이것이 날로 발전하는 한국/ 소득 2만불을 향해가는 한국의 모습이라기엔 너무 실망스럽슴니다.

이런 세상사 잊고자 가방둘러 메고 고객을 유인할 상점을 차려 놓았건만
아직도 고객은 나의 상점이 맘에 들지 않은 모양입니다.
8시경 첫 입질이 왔습니다.
가장 좌측대가 두어마디 상승하다가 원위치 하고를 반복합니다.
누구 말처럼 심장이 터질 듯 합니다.
찌끝을 읽어라 하였거늘 잘 읽고 있읍니다만
확실한 신호를 주지 않는군요.
확실한거 기다리다가 더 이상 소식 없습니다.
5분이 흘럿습니다.
살짜기 건져 미끼를 확인하니 전부 훔쳐 갔군요.
싱싱한 자연산 대하급 새우를 그렇게 도둑넘이 훔쳐 갔습니다.
그넘은 더 이상 고객이 아님니다. 도둑넘입니다^^
한 삼십분 더 흘럿을까….이번엔 그 옆의 22대(유일한 케블라수향)에서 고객이 왔습니다.
예신도 없이 느릿느릿 상승을 군더더기 없이 하는군요.
정점에 이러럿을까 살짝 채 봄니다.
덜커덕은 아니고 뭔가 걸려 있는 것 같더니 이내 저항을 합니다.
잠시 손맛보고 강제집행한 넘은 여덟치급 이쁜 붕엄니다.
그리고 더 이상 고객은 오지 않으려나 봄니다.
2시가 넘어가고 고객의 전화조차 없고 슬슬 졸리기 시작합니다.
잠시 졸고 눈떠보니 고객은 그새 찿아왔다 가버렸습니다.
오른쪽 44대 찌를 한 2미터 옮겨놓고 상품만 챙겨 가지고 줄행랑 했군요.
바짝 쪼아보기로 합니다.
이후 7치 한수 추가하고 날이 밝았습니다.

은근히 오기가 발동합니다.
하루만 여기서 하고 이틀은 잉어 낚시를 하겠다는 생각에 배신을 때려 봄니다.
뒤에 소나무 그늘에서 소주 한병하고 늘어지게 잠을 자고 일어나니 전화가 그동안 많이 왔었네요.
고창권에서 고군분투 하시던 분들의 전화였습니다.
걸어보니 오늘도 꽈아앙이람니다.
그곳은 7치 보기가 월척보기보다 더 어렵고
월척보기보다 사짜보기보다 더 어렵다는 곳이람니다.
헉~ 그러면 가장 어려운게 뭐람?
머리나쁜 달비치 잠시헷갈림니다^^

두번째 밤이 찿아오고
두번째 밤은 호수에 물안개가 낮게 깔리고 안개비가 조금씩 뿌려주는
그야말로 환상적 분위기 입니다.
낚시꾼에게 환상적 분위기지 보통 사람은 전설의 고향을 상상하믄 딱입니다.
전설의 고향에서 이 분위기가 시작되면 담에 등장하는 것은 고정되어 있습니다.
머리 풀어 헤치고 하얀 소복입고….ㅋㅋㅋ

부들앞에 바짝 붙여둔 30대가 예신도 없이 너무 예쁘게 군더더기 없이 상승합니다.
달비치의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새우낚시의 입질은 이래야 된다고.
이런 입질 아니면 잘 받지 않아서 문젬니다.
그렇게 올려 주는것도 고객맘이지 내맘이 아니란걸 왜 모를까요?
흥분 긴장 초조를 즐기지 못하고 냅다 채어보니 허전합니다.
이론~ 씨* 욕나오네^^
너무 조급했던거에 대한 벌칙은 가혹했습니다.
낮에 늘어지게 자 두었기 때문에 날밤까도 문제 없는데
고객이 더 이상 오지 않는군요.
이정도 분위기가 3시까지 계속됨니다.
달비치도 이정도면 더 이상 입질 없다는거 경험으로 암니다.
차에 들가서 자야것습니다.
안개비가 내려 옺이 어느정도 젓어 찝찝하네요.
그래서 속옷까지 벗고 슬리핑백에 들가서 느긋하게 잣읍니다만…이게 화근일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3일째 밤을 준비하고 있을즈음
미끼채집이 비상입니다.
쪼르래기 다 떨어지고 가루어분으로 미끼채집을 합니다만 낮에 잘들오던 상품이
안들어 오네요.
가루 어분이 너무 일찍 풀려서 그런가 싶어
소주 한병을 금방 비웠는데 마음이 조급해서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인근 낚시점을 가서 찿아보니 쪼르래기가 없습니다.
한 20키로를 더 달려가서 겨우 한봉 구해가지고 오는데 바짝 쫌니다.
여기서 음주단속에 걸리기라도 하믄 끝장입니다.
적당한 과속으로 겨우 안전지대로 들오는데 성공했습니다.
차를 파킹시키고 나니 무쏘가 득달같이 따라 왔네요.
음주단속 경찰인가 했더니 야인님이 오셨네요.
응원차 오셨담니다.
햐~ 이거 행복하네^&^
네사람은 상품 구하기 여념이 없읍니다만 그노무 상품이 잘 채집이 안되 애태우다가
간신히 몇 개 구할 수 있었습니다.
각자 나눠 가지고 위치로!
구호와 함께 다시 고객을 기다리려 감니다.
오늘저녁은 더 상태가 안좋아 보임니다,
고객의 움직임이 전혀 안보이는군요.
게다가 재채기가 4번 크게 연속이 됨니다.
아차~ 아까부터 한쪽 콧구멍이 막히더니만 그게 감기란 말인가?
그래도 아직 견딜만 합니다.
2시를 넘어가니 도저히 버팅길 자신이 없습니다.
움직임도 없고 한기까지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이 기온에 난로를 켜고 졸기 시작합니다.
담날 아침까지 자고 부리나케 철시를 합니다.
고객이 없는 시장은 시장이 아니지만 문젠 임대계약이 끝났습니다.
일요일 오전 11시 직원 결혼이 있어
쎄게 쎄게 밟아 늙은 애마를 혹사시키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열이나고 정신이 혼미해집니다.
유행성 출혈열 아닐까? 발앞에 강아지만 한 쥐가 왔다갓다 하던데…불길한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감기일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둘째날 젓은채 잠들어서 감기가 온것일것입니다.
바이러스성 감기가 아니고 체력저하에 따른 감기니 잠시 고생하면 낫겄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