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를 맞긴 맞았는데
예보상으론 전국적으로 200mm넘는 폭우가 예상된다고 합니다
갈까 말까 망설이고
이리저리 전화기 돌려 보니
아내가 한마디 합니다
결국 갈거면서 뭘 그리 망설이냐구
빨리가...ㅋㅋㅋ
이 한마디에 용기 백배해서 짐을 싸 봅니다
사실 빗속에서의 낚시도 운치가 있죠

충주 이화예식장 옆에 있는 충주낚시에 도착하니
물안개님 부부가 반갑게 맞아 줌니다.
약간 늦은 시간임에도 점심을 하고 있네요.
물안개님 내 밥 없슈?
배고프넹
글치 않아도 전화해서 내것도 준비해 달라고 부탁할까 했는디....
이 말에 안절부절 못합니다
그봐 왜 나보구 먹어 보라구 그러지 않는거요?
글지 말구 빨리 시키라요....ㅋㅋㅋ
이것저것 준비하고 배달온 콩국수 한그릇 해 치우고
셈을 치름니다.
밥값 계산했슈?
안한 눈치가 보임니다.
떡밥 지롱이 팔아서 얼마 남는다고 밥값을 계산 안했수?
물안개님 왈~
밥이야 한끼 대접할 수도 있고 대접 받을 수도 있는데 뭘 그라요
그냥 가시라요
내 보내노쿠 속앓이 하려구?
글지 말고 이것 받으시라요

홀가분하게 낚시점을 나와
이곳 저곳 그림을 그리며 출발합니다.
내사리 방면으로 출발해서 여기저기 둘러보자
현재 수위 132
명서리권은 물이 뒤집혔다는 비보가 도착해 있고
공이교 넘어 계곡으로 들어가니 물이 수정같이 맑은데 육초가 잠기고 있읍니다
서울넘버의 조사님 한분이 막 대를 정렬하고
육초 제거 작업을 하시네요.
흠~~오늘 저녁에 비 많이 온다고 했는데
급격한 수위 상승으로 붕어 낚시 안될것 같은데...
그러나 꾼들 맘은 오름수위를 어찌 그냥 보내리요.
예보상 강우량이면 꽝 확률이 더 높은데도 말입니다,

공이교를 뒤로하고
단청교를 향해 페달을 밟아 봅니다.
단청교도 막 물이 차오르고
비는 쏱아지기 시작합니다.
그 와중에서도 새물 유입구 쪽의 열혈조사님들 진지;가 보임니다.
대부분이 꽝이지만 한두분은 탱글탱글한 토종월척을 담가 두고 계시네요.

단청교 쪽도 내가 바라던 곳은 아니고
고교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이골 저골 쳐다보며 지나가다 보니
고교에 도착했읍니다

몇년전 차돌조사님의 마릿수 3중후반 떼거지 월척 사태를
옆에서 꽝하면서 부러운 눈으로 쳐다봤던 곳입니다^&^
고교 잉어 포인트에 도착하니 지난 시조회때 뵌 잉어사랑 회원 한분이 계시네요.
반갑게 인사하고
아참 여기 잉어킹님도 있다는데 어딧수?
잉어킹님과는 통화도 한번 한지라 꼭 만나고 싶었읍니다.
만나보니 사진에서 보던 후덕함과
따뜻한 웃음이 정겹슴니다.
지난날 머쓱했던 부분은 전화로 이미 해결했고.
간단히 인사하고 일단 아지트를 설치하고 오겠노라고 하며 상류쪽으로 갔읍니다.
잉어틀 한틀 오름수위 대비해서 약 2미터 더 높은곳에 설치하고
대낚도 다이아 플렉스 36 40 40세대를 받침대와 세트로 설치했읍니다
그림 좋고 수심좋고..ㅋㅋㅋ
비도 오락가락 하고
이곳저곳 돌아 다니느라
피곤이 몰려 오는군요

약간은 불안하면서도
텐트로가 눈을 붙임니다
새벽 세시경에 일어나 찌불놀이를 할 심산으로...흑흑~

아랬도리 오줌보에 눌려 일어나 보니 비가 장난이 아님니다.
경보기가 약하게 우는것이 입질이 온듯 합니다.
언덕을 내려가 보니 입질은 아니고 받힘틀 2/3가량 물이 잠겨릴대 상단 부분만 보이네요
대낚 자리는 파라솔 두껑만 보이구...ㅋㅋㅋ
새벽부터 물에 들가기는 싫고
아침에 맨정신에 들어가리라 생각하고
다시 들어가 잠자리에 듬니다.
결국 이 선택이 잘못된 선택이란 거죠
2시간 이후 일어나 보니
대낚자리는 흔적도 없고
릴대 초릿대만이 보이네요.
간신히 릴 장비만 건지고.
대낚자리에 있는 3대의 대는 이리저리 떠 있는것을 간신히 건지고 나니
파라솔과 받힘대 뜰채 수납박스 살림망 여러가지가 물속에 있읍니다.
수심이 2미터 이상되니 건지기는 넘 위험하고
물 빠지면 다시 오리라 다짐하고 철수 준비를 합니다.
이것저것 계산하니 견적이 꽤 나오는군요.
무선 경보기/바늘 결속기/6봉 바늘 40여 세트/
잉생잉사 떡밥 한봉지/잉어아빠님이 정성들여 만들어 주신 잉어 코뚜레/
추 건전지 다수
속상하네요.
그대로 건져도 절반은 사용하지 못하게 되니
꽤 손실이 큰 출조였읍니다.
잉어킹님
다음에 날 좋을때 한번 만나 소주 한잔 같이 하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