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욜 저녁
황비홍님과 11에 카풀 약속이 되어 있읍니다.
목적지는 한번도 낚시해 보지 않은 춘천댐 최상류(파로호 수문앞)
오다가다 그곳 정경을 보면 봄 잉어들이 붙을곳이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사실
낚시꾼은
가보고 싶은곳 즉 찍어 보고픈곳 보지 못하면 병이나죠
그곳이 바로 그런 곳이었읍니다.
황비홍님은 오프로드 동호회 회원이기도 하고
켐사(뭐 비박하고 야영하는 그런 모임이라 하데요) 회원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저와 취미가 매우 비슷합니다.
전 차가 안되서 오프로드는 못하지만 상상은 하고 있읍니다.
취미만 비슷한게 아니고
술도 맥주를 소주보다 더 좋아합니다.
지난 겨울 소양호 수인리에서 영하 7도의 아침 추위속에서도 맥주를 같이 마셨지요.
사실 어떻게 보면 고기낚는 낚시꾼이라 보다
낭만을 낚는 낚시꾼...
더 적나라하게 말하면 꽝치기를 즐겨하는 꽝조사^&^이죠

11시에 만나
춘천댐 상류를 향해 밟아 봄니다.
빠져야 할길을 지나쳐 엉뚱한 곳으로 가 좀 돌아가긴 하지만
그래도 기분 만땅입니다.
새벽 두시쯤 화천대교 상류 즉 파로호 수문아래에 도착해 헤드라이트 비춰보니
불법 어로행위인것 같은 배가 그물을 치고 지나감니다.
잉어를 겨냥해 떡밥을 넣고픈곳에 그물을 내리네요.
젠장~

차를 돌려 붕어섬으로 가봄니다만
포인트엔 장박꾼 두분이 텐트속에서 꿈나라에 들었읍니다.
포인트라고 샛강이어서
황비홍님이나저나
별로내키지 않읍니다.

생각나는 거려리로 차를 돌려 보는데
지나가다가 건너편 장박꾼 모습은 보았지만
한밤중에 진입로를 찾지 못해
그기도 포기하고 의암댐으로 향합니다.
의암댐 어느서리 내리던 가을날
잉어나라 회원 정출이 있었던곳
작년에 잉생잉사님이 잉어대신 황새를 잡아
황생황사가 된 그곳으로 갔읍니다.
신매리 다리 아래죠.
그기도 제방공사중이라 영 내키지 않읍니다.
사실 낚시라는게
좀 조용하고
문명과 잠시라도 떨어져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데서 전 즐거움을 찾읍니다.
황비홍님도 마찬가지이고요.

제가 아는 의암댐 하류 유명 포인터
3자리 나오는 그곳으로 가보니
정확한 포인트엔
이미 장박꾼이 자릴하고 있고
무엇보다 도심 불빛속 낚시는 내키지 않읍니다.

형님
자라섬으로 갑시다.
그럽시다.
걱정이 좀 됨니다
작년에 포인터 떡밥 떨어지는 지점에서 하루종일 다슬기 채취선이 바닥을 훍고 지나가
김새서 동촌리로 방향을 틀었드랬는데.........
마침 도착하니 새벽 4시네요.
기름값 비싼데 5시간동안 이리저리 돌아 다녔읍니다.
마침 포인트엔 아무도 없고
다행이다 싶어 받힘틀 설치하고 떡밥을 뭉치고 보니 날이 밝아 옴니다.
자세히 보니 어부가 떡밥 떨어지는 지점에 지그재그로 그물을 치고 있네요.
뭐 되는게 없네
그래도 다행입니다.
떡밥 던지기 전에 어부 그물을 발견했으니까요.
주섬주섬 다시 짐을 싸니
이거 영 달밤에 체조입니다.
하류로 200미터 정도 옮겨 가서 떡밥을 던지니 5시 30분이 넘어가네요.
자라섬은
잉어낚시 입문해서 두번째로 잉어 잡은곳이죠.
잉어가 필요하다는 어느님의 출조전 공지에
잡으면 드리고 못잡으면 회원꺼 뺐으라도 드릴테니 무조껀 오시라고 큰소리 쳤던곳이죠.
그날 오전 다행히 78센티 잡아 매어놓고 그분께 전화했드니
밤 10시가 넘어 서울에서 가평까지 통닭이랑 소주랑 사가지고 오셧던 분이 생각납니다^^

또 자라섬은
제가 메타잉어로 추정되는 놈을 걸었다가
버티기에 당해서 본의 아니게ㅔ 방생한 곳이기도 합니다.
남들은 이말하면 항상 놓친고기가 크다고 비아냥 거림니다^&^

떡밥 던져놓고 준비해간 낚지 볶음으로 단숨에 맥주 한패트를 비움니다.
잠시 쉬려고 하나
곧 비가 내리네요.
부리나케 텐트를 치고
텐트 속으로 몸을 피해 봄니다.
사실 저의 텐트는 장마에 더 위력을 발휘하는 텐트인데
비속에서 성능테스트틀 제대로 못했거든요.
결론부터 말하면 돈값을 하네요.
텐트속은 정말 뽀송뽀송하고 비 한방울 새지 않는군요.
텐트보다 후라이 성능이 더 좋아서 그런지는 모릅니다.
축축한게 싫어 후라이 벗겨놓고 실험 해보지 않은게 약간 후회됨니다.

텐트를 때리는 빗소리는
경보기 소리마저 삼켜 버림니다
사실 경보기 소리가 들려도
릴링하러 가기가 싫읍니다.
텐트속에서의 빗소리는 운치 있지만
옷을 적시는 비는 싫거든요.
아마 옷을 적시면 오늘밤 추위에 오들오들 떨어야 할지 모릅니다.

그렇게 하루 낮 종일 비속에 같혀 텐트에서 잠만 자는군요.
황비홍님은 차 상단에 설치한 카텐트에서 나오질 않네요.
밤이 되어도 비는그칠줄 모르고...
낮과 밤을 텐트속에 같혀서 잠만 자는군요.
참 희안한것은
집에서는 7시간 이상 잠을 자면 허리가 아파 더 이상 자질 못하는데
텐트속 잠은 거의 20시간을 자도 허리가 아프지 않네요.
아마도 에머매트가 적당히 주요부분을 하중에 따라 자동적으로 밭혀 주기 때문이것 같읍니다.

거짓말 같이
철수가 예정되어 있는 일요일 오전은 맑게 개네요.
아마 장비 말리라고 시간을 준것 같읍니다

철수길에 양평 두물머리에 들러
주말농장에 가 보는데요.
씨뿌리고 난 이후로 두번째 가는검니다
사실 2주전에 갔어야 열무며 상치며 수확하는건데
아니나 다를까?
열무는 꽃대가 나서 먹지 못하게 생겼읍니다
회사 직원들도 나와 있고
환경운동연합 양간사님도 나와 계시네요.
이그 창피~챙피~
잡초도 자라 있고
수확기 놓친 열무는 게으른 주인을 탓하고 있읍니다.
호랑이같은 양간사님은 제게 호통을 치네요.
작년에도 P회사 그러더니 올해 또 그런다고...ㅋㅋㅋ
간사님 전 올해 첨 초범인데요? ^&^
사실 낚시 댕기느라 못왔읍니다...ㅎㅎㅎ

상치만 먹을 수 있네요.
감자는 이제 줄기가 자라기 시작하고
치거리도 아직 먹을만큼 자라진 못했네요.
상치를 솎아주니
대형 쓰레기 비닐봉투 2개가 됨니다.
황비홍님과 각각 하나씩 둘러메고 집으로 오는데
꽝친 발걸음이 조금은 가볍네요.
황비홍님 그래도 빗속에 운치 있었죠 그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