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7자 두마리 잡고 조행기 올릴려니 조금 숙스럽지만 한번 읽어보세요.
벼르고 벼른 일주일 휴가. 아내와 하루 보내고 월요일 아침 아내 출근시키고 드디어 출발, 경주에서 3일간 꽝치고 열받아 7~8년전에 갔었던 건천으로 이동. 3명이 장박하고 있었는데 두분은 육십대, 두달이 넘었다고 함. 삼십대 한분은 한달이 넘었음. 합이 5개월 조과는 육십대 한분이 6자 한마리. 당연히 이분이 제일 목에 힘주고 일장 잉어 강의시작, 잉어는 수온 몇도에 움직이기 시작하고 몇도에 산란, 이 저수지는 원래 5월 5일경에 산란하나 금년은 이런 저런 이유로 산란을 못하고 지금 배수철을 맞았다나. "사장님은 잉어박사네요" "그럼 잉어낚시 경력이 20년이 넘는데" 포인트 추천해 달라고 하니 도로쪽 상류 한자리가 비어 있으니 그곳에 치라고 하신다. 그러나 나는 예전에 기억을 되살려 최상류 새물 유입구 쪽에 대를 폈다. 이곳은 그야 말로 바닥이 훤히 보이는 곳으로 나중에 들으니 며칠전 한사람이 3일간 꽝친 포인트란다. 내가 그곳에 자리 잡았다고 하니 잉어박사가 눈을 부릅뜨고 야단치신다. "왜 그곳에 쳣소?" "사장님이 상류에서 잉어 노는겄을 봣다고 하셨잖아요" "이사람아 보이는 고기는 절대 안물어" 다음날 아침 이웃 나들이? 하고 오니 줄이 하나 쳐져 있다. 아! 작년 1년 꽝치고 그야말로 2년만에 느껴보는 손맛. 그런데 고기가 좀체 끌려오지 않는다. 장애물에 걸렷구나 하고 포기하려다 일단 줄을 풀어 본다.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 어렵게 끌어내고 보니 젓가락 굵기만한 철사줄을 한발정도 끌고 다녔다. 젠장 엄청 대물인줄 알았잖아 (겨우 칠십 넘음). 12시쯤 같은 사이즈로 한마리 더 하고 그 뒤로 4번정도 더 걸었으나 모두 장애물에 걸려 터뜨리고 만다. 3명이 도합 5개월동안 한마리 잡은 곳에서 하루도 안되 두마리를 올렷으니 난리가 났다. 잉어박사 위신이 땅에 떨어져 유구무언이다. 그것도 절대 안잡힌다는 포인트에서. 한달간 고기 구경못한 삼십대 부부가 한마리 달란다. 회사 직원들이 고기 먹으러 올려고 학수 고대하고 있단다. 흔쾌히 한마리 주었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같은 낚시꾼 처지에 고기를 달라고 하나 싶어. 부부가 감격해서 삼겹살에 막걸리에 덕분에 대접 잘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