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지난주는
낚시를 갔다온 다음주라 찍 소리도 못하고 쉬었읍니다.
쉬길 잘했단 생각이 드네요.
월요일 각 사이트에 올라온 조행기는 온통 대포소리 요란합니다.

지난주는 출조해야할 주간인데도 불구하고
아내랑 수락산 등산을 갔읍니다.
보아하니 날씨도 안좋고 꽝이 뻔합니다.
꽝이 뻔하다고 해서 출조하지 않는다면
어쩌면 낚시의 깊은맛을 깨닳지 못한 꾼이 아닐까 생각해 봄니다.

수락산 등반길에 만난 사람들의 표정은
즐거움과 행복감이 넘치네요.
특히 아줌씨들은
동네에서 만낫을땐 한 드럼통 하드만
등산길에 만난 아줌씨들은 적당한 몸매를 유지하더군요...
(한가람님 침 삼키지 마셔욧)ㅋㅋㅋ
어쨌던 봉사할때 확실하게 하고
담 출조를 편하게 할 심산으로 이번주는 월욜까지 휴가를 내 봄니다.
그래봐야 하루 이어 낸거지만....쩝~

이번에는 빼먹지 말아야지 하면서 주섬주섬 챙깁니다.
그런 날보고 아내는 한마디 합니다.
먹는것은 그곳에 가서 식당에서 먹지 뭘 거리 번거롭게 챙기냐고 합니다.
참 한가한 소릴 하고 있네
나도 그러구 싶다오 비용도 사먹는거랑 해먹는거랑 비숫하게 소요되는데
누군 번거롭게 하구 시포서 하겠소?

금요일 저녁 10시경 잠자리에 들고
알람시간에 맞춰...아니 십분전 2시에 일어납니다.
괜히 아는길도 네비게이션에 세팅을 합니다.
길동무라도 하고싶은 심산일지도 모릅니다.

해미에 들러 미끼를 준비하고 하지만
웬지 어신님에게 미안한 생각이 드네요.
매상도 올리지도 못하면서 잠못자게 번거롭게 했으니 말입니다.

목포 북항을 향하여 악셀을 밟아 봄니다만
밤길인지라 110키로 정속운행을 합니다
광천을 지나고 십분쯤 지났을까
중앙분리대가 시멘트로 1미터 가량 높이가 되네요.
보통땐 한손으로 운전하고 속도도 140정도에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면서 가는데
오늘만큼은 운전대에 두손이 가며 정속운행을 합니다.

갑자기 중앙분리대를 넘어오는 놈이 있네요.
40근짜리 황구만한 고라닌지 노루인지는 모르겠으나
건방지게 차 앞을 가로막네요.
거리가 너무 짧아 브레이크를 잡았다간 이 세상과 하직을 해야할지 모르겠읍니다.
그리는 못하지요
아직 할일이 많이 남아 있기에...절대루^^
그냥 밀어 봄니다.
오른쪽 깜빡이등쯤 모서리에 부딧쳤나 봄니다
행여나 그 충격으로 핸들을 놓칠까봐 꽉 잡아 봄니다.
그놈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하려 차를 세우다간
더 큰 사고를 낼지도 모름니다.
차는 덜덜덜 소리가 나지만 굴러는 가네요.

가까운 휴게소에 들러 확인하니
좌측 깜빡이등 고정부분이 파손되어 덜렁거리는것 외엔
별로 이상이 없는것 같읍니다.
6시에 목포에 도착하여 차를 다시 살펴보니
앞 범퍼는 피투성이에다가
고라니 털이 뭉테기로 있구요
창자도 붙어 있는게 있네요.
철 구조물 외 플라스틱 구조물은 모두 깨어지고 ...견적좀 나오게 생겼읍니다.
흐~~~떵차 애먹이네...지난 가을에 괴산댐에서 붕어 방생만 하지 않았더라도
한가람님 차를 인수 하는건데....두고두고 아쉽슴니다^^

식당에서 아침을 간단히 해결하고
느긋하게 북항 선착장에 가니
안좌도행 7시 배를 타지 못해 아수라장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만차 3대전에 간신히 타고
잉생잉사님이 내게 알려준 섬마을 저수지로 물어물어 찾아감니다.
잉생잉사님은 그 저수지에 잉어가 득실득실 한다고 하고
난생처음 저수지 잉어낚시도 첨이거니와
아 아니네...고삼지 한번 있네^^
섬 잉어낚시는 진짜루 첨이네요

대물지기님은 5짜붕어가 있다고 하고 포인트까지 일러주네요.

도착한 저수지 전경인데요.
삼면이 석축제방이며 물색은 좋네요.


근디 걱정이 되는것이 있읍니다.
대낚으로 오짜붕어를 본다해도
릴을 가져간게 꺼림칙 합니다.
남들은 릴로 잡았다고 오해할 확률이 대단히 높으니까요.
거참 고민되네....

제방은 이렇게 삼면이 석축으로 연결된 정 사각형에 가까운 각지형 저수지네요.
수심도 가장자리나 중앙이나 별 차이 없을듯 합니다
24대나 47대의 수심이나 같네요.

대는 요렇게 9대를 편성하고(24...47)
근디 바람이 장난이 아님니다.
남동풍 맞바람이 어찌나 세차게 불어오는지
32대 이상은 앞치기 거의 불가능합니다.
만약 텐트를 묶어두지 않았다면 붙잡고 텐트 보초 서야 할지도 모르겠읍니다
그래도 저녁이면 바람 자겠지 하며 희망을 걸어 봄니다.
미친X과 바람은 밤에 잔다잖어....ㅋㅋㅋ


해는 서산으로 넘어 가려 합니다.
잽싸게 새우 위주로 크고 싱싱한 넘으로만 골라 죽지 않게 살짝 꿰어 봄니다.
새우가 살아 있어야 잔챙이들이 덤비지 않는다고 합니다.
잔챙이 입질에 챔질하면 대물 오짜붕어를 쫒아버리는 결과가 될지 모름니다.

작년 12월 영하 17도의 소양강에서 사용하고
율잡 냉동실에 겨우내 있었던 떡밥을 달아 원투를 해 봄니다만
맞바람의 영향으로 별로 나아가질 않읍니다.
아마 한가람님은 저보다 10M 혹은 20M 덜 나가겠죠 ^&^

해는 지고 9개의 별이 산두 우주지에 반짝 반짝 빛나기 시작합니다.
아직도 바람은 그칠줄 모르고
제길~~~ 비 보다도 눈보다도 추위보다도 더 싫은것이 바람인데
어찌하여 밤이 되었는데도 그칠줄 모르는겨?
혼자서 비맞은 중처럼 중얼거리는데
36대에 달아둔 별 하나가 갑자기 물속으로 사라집니다.
아니 저넘은 새운데....새우 입질이 별스럽네
빠가놈 아녀?
새우는 스르륵...
멈추고....
스르륵 흔들흔들 해야 하는거 아닌가?
붕어는 그렇게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빠가나 잡고기 인듯 싶읍니다.
슬쩍 챔질해 보니 제법 힘을 쓰는게 잡고기가 아니고 붕언가 봄니다.
9치는 넘어 보이고...턱걸이는 안되 보이고
어쨌던 감이 좋읍니다.
밤붕어님 말처럼 필이 꽃이네요.
밤 샐 수 있을것 같읍니다


그런데 9시가 넘어가고
11시가 넘어감니다.
새벽 두시까지 9개의 희망을 담은 별들은 움직일줄 모르네요.
그때까지 바람은 계속되고
슬슬 기운이 빠집니다.
더우기 볼따구를 때리는 찬바람은 체감온도 영하를 방불케 합니다.

나는 왜 낚시 오는거지?
즐거우라고 오는거 아닌가벼? 간단하게 말하면 말입니다.
즐거우라고 오는건데
졸리는거 억지로 버티고
바람과 버티고
추위와 전투하는게 과연 즐거운건가요?
이리저리 잠잘 궁리를 쏱아내는군요.
올때 고라닌지 노룬지 치인것도 예감이 안좋은데
괜히 잠 못자서 졸음운전 하며 상경하다가 큰 사고 당하면 어쩌지?
걱정이 되네요.
가장 바람이 심한 제방 위쪽에 야전침대를 설치하고
침낭속으로 파고 듬니다.

야전에서의 잠은 신비로운 맛이 있읍니다.
텐트를 치질 않고 그냥 야전침대위에 침낭에 의지해서 자는 맛을
느겨보지 못한 분들은 모르실것입니다.
아마 황비홍님은 일겨....ㅋㅋㅋ

밤새 무심한 경보기도 울리지 아니하고
9개의 별도 정위치 하고 있읍니다.
새벽 3시에 기상해서 보초서 보지만...희망일 뿐입니다.
릴에서 잡았다고 오해할 붕어를 잡지 않으게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르겠읍니다.
만약 새우미끼에 오짜붕어가 나왔다면
전 고민을 해야 하니까요.

봄은 어느듯 새생명을 잉태하고 있읍니다.
우리의 삶도 새로운 희망 영양주사에 의지하여
주먹 불끈 쥐어 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