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강(秋江)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낚시 드리치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무심한 달빛만 싣고 빈 배 저어 오노라

이맘때면 가봐야 직성이 풀리는곳이 몇군데 있읍니다.
직성 풀려고 다 가보지는 못하고
벼르고 별러 지난 토요일 파로호로 차를 몰았읍니다.
지난번 상상속의 조행기를 쓴 죄책감도 앞서구 해서리....

언제나 그렇듯 낚시 떠나는 운전대는 급하기만 합니다.
46번 도로를 따라
아름다운 의암호반을 따라
춘천댐을 지나
꼬불꼬불한 길을 곡예하듯 운전합니다.
앞차가 답답해서리 중앙선을 넘어 추월을 합니다.
그런데 그때까지 가만있던 앞차 운전자가 갚자기 중앙선을 넘어 옵니다.
급브레이크 밟을 시간도 없고 크락숀 울릴 겨를도 없읍니다.
반대차선 가장자리로 최대한 붙히니 그제서야 제차선으로 되돌아 가는군요.
놀라기도 하고 뻗침니다.
차를 세우니 뒷차도 세우네요.,
적반하장으로 뎀비면 아작내려 했는데
사과를 하는군요.
급해서 미처 보지 못했다고...
어쩜니까? 사과 한다는데...따지고 보면 저 잘못도 있읍니다.
추월시에는 경적을 울리면서 추월해야 하는데 그것을 생략한 잘못도 크지요.

안전이 언제나 최 우선이라는것 방어운전이 습관이어야 한다는것 잊어서는 안되겠읍니다.
파로호 수문을 향해서 한컷 찍어 봤읍니다.
물이 많이 빠졌네요.
들리는 말에 의하면 용호리권에 수중보 설치작업을 하기 위해서 물을 뺀담니다.
언제는 보수공사 언제는 평화의 댐 보수공사
이래저래 물빼기가 게속되는 파로홈니다.

11월의 파로호엔
남에게 설명하지 못할 나만의 즐거움이 있읍니다.
철지난 낚시터의 슬쓸함을 즐긴다고나 할까...
아님 혼자 전세내어 하는 기쁨도 표현하기 힘듬니다.

오후 두시경 도착해서 베이스켐프 설치하고
떡밥 만들어 질러보고
소주한잔 들이키니 이 기분을 누가 알겠읍니까?
옆에 노인 한분 오셔서
한수 지도 하시네요.
한 십년전에 공직에서 정년퇴임 하시고 낚시로 소일하시는분인데
윗 마을에 사신담니다.
그분 말로는 작년 처음 잉어낚시 배워(아들이 장비 마련해 줬다 하네요)
올해 107센티외다수 하셨다고 합니다.
107센티 잡는날 70-80은 무수히 나왔고 107잡고나서 한 다섯마리를 줄이 터져
자연방생 하셨다 합니다.
놓친 고기가 크다고 다 미터급 이상 되었으리라 하시네요.
그도 그럴것이 107센티 나오고 70-80은 그냥 나왔다 하니.....하여간 그렇게 말씀 하심니다.
그분이 얼마전까지 잉어낚시하다가 하도 안잡혀
피래미낚시 하고 있는중이라면서.
제 장비를 보더니 신기하다고 합니다...고물인데...하하하

베이스 켐프에 야전침대를 놓고
침낭을 펴고
실로 오랜만에 낚시터에서 잘 자는것 같읍니다.
그동안 붕어낚시 하면서
밤새워 찌보기 하면
순간적으로 졸다가 깨다가를 반복하곤 했지요.

담날 아침이 되니 물안개가 너무 진하게 끼여 호수가 보이지 않네요.
밤새 경보기는 작동되지 않아
모처럼 호수가에서의 편안한 밤을 보냈읍니다.
하긴 뜰채 망가진지가 언젠데 아직 장만하지 않고 뜰채없이 출조 하였다는거 아님니까?
뜰채 없는것 알고 고기가 안물어 준거지요.

상류쪽을 보고
물안개 피어 오르는 호수의 아침을 찍어 봤읍니다.

물안개가 너무 피어 올라 산등성이 나무가지에 설화가 피었네요.

떡밥은 이박동안 딱 두번 던졌죠.
많이 던진다고 잡히는것도 아닌데...


이틀 밤동안 경보기는 아무 소식이 없었고
년초에 1만미 푸었다는 잉어 치어 두마리 본게 전부네요.
그래도 명색히 조행긴데 고기가 없으면 되겠어요?

무럭 무럭 자라
나같은 꽝꾼에게 기쁨조가 되어 주렴

오는길에 가평에 들러 봤읍니다.
물이 만수이던데
그 많던 모터보터도 사라지고
낚시꾼도 없고 낚시할만 해 보이던데....고기 나오는건 둘째로 한다면...하하하
가평 다리 건너 오며 예감이 이상해서 속도 줄일려 하다가 그냥 질렀더니
짭새가 찍고 있네요
이런 시퍼럴~~속도계가 100을 넘었네...쩝~
최소한 8마넌 짜리 아닌가 싶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