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하고 가게(쇼핑몰)로 같습니다.
이때 시간이 저녁6 시30분 쯤.

가게는 3층인데 복도에서 중학생(최성진) 쯤으로 보이는 한 학생이
어슬렁 거립니다.

우리 가게 옆에는 학원이 있는데 학원 선생님한테
자기 친구를 찾으러 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성진이가 얘기하는 친구의 이름은 그학원에는 없는 학생입니다.

그런데 성진이는 30분이 지났는데도 집에는 안가고
복도에서 계속해서 어슬렁 거립니다.

이번에는 지나가는 아저씨를 잡고
"무"라고 얘기합니다.
그 아저씨는 "무"라는 얘기를 이해하지 못하고 "무"가뭐야 하고는
그냥 가 버립니다.

성진이는 또 다시 다른 아저씨를 잡고 "무:라고 얘기하고
역시 그 아저씨도 잠깐 얘기를 듣고는 이해하지 못해
그냥 가버립니다.

저는 그때서야 눈치를 챘습니다.
성진이는 외형으로는 청소년 또래였으나 정상인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게로 데리고 들어왔습니다.

"무"가 뭐니 하고 물으니
또다시 "무"하고 대답합니다.
혹시 물달라는 소리니 하자.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입니다.
시원한 녹차가 있길래 녹차를 한잔 주었습니다.
한컵 먹고 또 달라합니다.
두컵주고 또 먹을래 했더니.
이제는 고개를 휘저으며 안먹는다고 의사 표현을 합니다.

갑자기 우리집 윤용이(4살)가 생각납니다.
너 집이 어디니-모른답니다.
여기 왜 왔니-친구,친구라고 얘기합니다.
이 자슥 말도 짧습니다.

엄마 있니-없어
아빠 있니-없어
그리고는 "누나"라고 얘기합니다.
아마도 누나가 있다는 뜻 같습니다.

그러더니 잠시후에 성진이가 얘기합니다.
우리가 잠 자잔아.엄마는 잠 잘때 와.
그럼 아빠는 하고 묻자-아빠는 집 나갔어라고 합니다.
엄마 전화번호 알어-대답이 었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또박또박 묻습니다.
엄~마~전~화~번~호
이번 대답은 더욱더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뜨르르""뜨르르"
진짜 이자슥 말 짧네

잠시후 성진이는 손가락으로 저의 핸드폰을 지목합니다.
그렇습니다.뜨르르의 뜻은 전화기를 얘기하고 있었습니다.
따르릉이라고 얘기만 했었어도 이해를 했을텐테...
받침있는 발음을 잘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핸드폰을 건네 줍니다.
성진이도 똑똑한 면이 있습니다.
말은 못해도 엄마 전화번호는 자기가 번호를 누를줄 알고 있었습니다.
그번호에 전화를 합니다.
안받습니다.
1~2분후 또 합니다.
한 5~6번 정도 했습니다.
그래도 안받습니다.

아무래도 번호를 잘못 찍은것 같아
핸드폰을 다시한번 줍니다.
그러나 성진이는 그번호 그대로 똑같이 다시 찍습니다.
그러나 전화는 여전히 받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서 전화는 포기하고...

성진이는 책가방을 매고 있었는데 제가 가방을 달래서
가방속을 뒤져봅니다.
불행히도 가방속에는 성진이의 연락처가 없습니다.
단지 1학년8반 최성진이라는 글자가 씌여 있습니다.
성진아 하고 얘기하니 "예"라고 대답합니다.

너 학교 어디다니니-"무등"
아 자슥이 대답이 또 짧네
다시 얘기해봐 학교 어디니
이번에는 또박또박 얘기합니다.
~무~등~중~학~교~

인터넷으로 무등중학교 검색을 합니다.
무등중학교는 이근처에는 없고 전라도 광주에 있습니다.
아마도 무등산 근처에 있나봅니다.

이번에는 성진이가 뭐를 달라고 요구하는데 이해를 잘 못하겠습니다.
잠시후 성진이는 신문지를 보더니 가지고와서
책가방에서 볼펜을 꺼냅니다.
성진이가 쓴 글씨는
목동중학교 입니다.

목동중학교로해서 검색을 합니다.
목동중학교에는 특수반이라는 학급이 있고 성진이는
아마도 그반에 편성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목동중학교로 전화를합니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학교도 전화를 안받습니다.
오늘 되는일 하나도 없네.

이제 저도 막막합니다.

파랑새님한테 연락을 합니다.
이럴때 어떻게 해요.
파랑새님이 차근차근 일러줍니다.
네,그렇게 하겠습니다 라고 대답하고 전화를 끈으니
잠시후 전화가 한통 걸려옵니다.

성진이의 엄마입니다.

성진이의 집은 신정동인데 어떻게 등촌동까지 갔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여러번 하고는 이리로 오겠답니다.

위치 설명하고
이제는 제가 배가 고파지기 시작합니다.
성진이를 데리고 분식집으로 갑니다.
저녁 한끼 먹여서 보낼려고

분식집에서
성진아 뭐 먹을래 하니
"라"라고 합니다.
끝까지 대답 짧습니다.
제가 라면이니 했더니 아니라고 고개를 흔듭니다.
그러더니 성진이가 "떡"이라고 얘기합니다.

오라 "떡라면"이니 했더니 웃으면서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성진이가 떡라면을 다먹을 무렵
성진이의 엄마가 왔습니다.

고맙다는 인사를 수차례하고는 성진이를 데리고 갑니다.

아직도 성진이의 목소리가 생각납니다.
"뜨르르" "뜨르르"

용왕님 제가 착한일 했다고 바라는 것은 없고
소원이 하나 있는데
부디 올해에는 메다잉어 한마리만
점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