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도 자기새끼는 잘생겼다고 한다네요.
제 아들도 절 닮아 잘 생겼지요.(*^*)
그렇다고 제가 고슴도치는 아님니다.

최근 몇년간
낚시란 중병에 걸려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전철에서도 낚싯대 생각이 남니다.
그게 원인이 되어 회사에서 짤릴뻔도 하구...ㅋㅋㅋ


글다보니 상대적으로 가족에게 미안합니다.
그래서 주말이면 아무리 산란기 특수일지라도
낚시만 생각하지 말고
가족을 생각하자는 의미에서
스스로를 거의 강제로 가족 생각하는 날로 지정을 해두자는 생각에...
그 방법의 하나로
주말농장을 생각했읍니다
주말농장을 하면 틈틈히 보살펴야 하니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날을 강제적으로 만든것입니다.
양평 두물머리에 있는 5평짜리 주말농장이죠.
어쨋던
주말농장을 매개로 낚시에 빠져 있는 관심을 좀 돌리려 시도해 보고 있읍니다.


지난 월요일 저녁 퇴근해 보니9시쯤인가 아들이
숙제라고 고무동력기를 제작해야 한다면서
사와야 한다면서 돈달라구 하대요.
5천원 이하부터 만원 이상까지 있다길래...
돈 주면서 그럼 5천원 짜리 사와라 했어요
뭐 그거 사오면 지가 다 만들어 가는줄 알았지요.

사실 요즘 무지 피곤해서
11시면 잠자리에 들어야 합니다.
9시부터 졸리기 시작하고....


그런데 아들이 사온 고무동력기는
아들(초등4년)의 힘으로는 도저히 제작할 수 없는 그런거더군요.
제가 도면을 두세번 봐야 절반정도 이해할 수 있는 그런거든데
아이에게 짜증이나대요.
아들아
네
너 이 과제물 언제 부여 받았니?
지난주 금욜요.
그럼 왜 지난 주말 이야기 하지 않았니?
아들(할말없음.....)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지난 주말 이야기 했으면 아빠가 잘 만들어 줬을텐데
왜 지금 이야기 해서 졸린 아빠
낼 아침 일찍 일어나야하는 아빠에게 만들어 달라하니?
아들(말 없음....무지 미안한 표정)

잠시 생각해 봤읍니다.
아들이 아빠의 도움을 청한것이 손꼽을 만큼도 안되는데
아빠가 피곤하다 해서
부자지간 교감을 나눌수 있는 기회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사랑스런 우리 아들은 아빠를 어떻게 생각할까???
(주말이면 낚시가는 아빠
아빠는 우리가족을 사랑하지 않나봐...ㅋㅋㅋ)

다시 맘 고쳐먹고
아들 과제물 챙겨주다가 낼 결근하는 일이 있을지라도
과제물 만들어 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데요.
졸리는 눈을 비비면서
무려 4시간에 걸쳐 완성시켜 줬지요.
테스트 비행 해 보니 잘 안날라 가요.
그도 그럴것이 졸리는데...무게 중심도 안맞추고 적당히 흉내만 냈으니까요.

우리 아들은 졸린 눈을 비비며
아빠 어깨주무르고...아부하느라 정신 없네요
(짜식...세상 사는법은 일찍 깨우쳤네...ㅎㅎㅎ)

새벽 1시가 넘어서 대충 마치고'
둘이 잠자리에 들었지요.
아들이 저를 껴안는 상황이 예전같지 않더라구요.
감격해 겨운 느낌을 아들은 그렇게 밖에 표현 못하죠...ㅋㅋㅋ


화요일 오후
회사에 전화가 왔는데 아들입니다.
아빠~~~
왜?
고무동력기 2등했어...
그래? 한영이가 잘 날렸나 보네.
아냐 내가 잘날리기도 했지만 아빠가 잘 만들어 주신것 때문이야.
가슴이 뭉클 하더군요.
언제나 애기인줄 알았는데
그런말도 할 줄 알고...하하하
갑자기 팔불출이 되었나 봄니다.
자식자랑하는 놈은 팔불출이라는데....

그렇읍니다.
우리는 사소한것에 감동받죠.
사소한것에 감동받는 동물이 또 한 부류가 있긴 합니다.
아내란 동물이죠.
그걸 이론적으론 잘 알면서도
실천은 못하는게 그 잘난 남편들이지요....ㅋ~

여러분 넘 낚시에만 미치지 맙시당...^&^